미치지 않고서야 - 일본 천재 편집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시대, 일하기 혁명
미노와 고스케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앞으로는 ‘상품에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이 티셔츠는 누가, 어떤 마음으로, 무슨 메시지를 담아 디자인했는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그것은 편집자가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모든 업계에서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본문 18쪽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하고 따분하기로는 최고일 것 같은 출판계에 또라이가 나타났다. 우리나라 말고 옆 나라 일본의 일이다. 30대 중반의 편집자 미노와 고스케는 일본 출판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찾자면 아마도 방송인 노홍철 정도? 잘 쳐줘야 유시민 작가 정도의 인사가 전부일 줄 알았다. 책을 쓰는 작가나 책을 만드는 편집자(잡지를 제외하고)는 재미도 있고 유익함도 주나 결국 점잖은 모양새를 벗어던지지 못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사람은 완전 신선하다. 편집자가 책을 기획하고 만들 뿐 아니라 책을 잘 팔기 위해서는 편집자 자신이 셀러브리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미노와 고스케는 생각한대로 실행한다. 아니, 실행했다. 그리고 불황으로 허덕이는 일본 출판계에서 100만부 판매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논리적으로 사고하면 계산한 것 말고는 다른 무엇도 만들 수 없다. 무난하게 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길에서 벗어나라. 혼란 속에 아직 보지 못한 풍경이 있다. 온갖 사고와 갈등 속에 스스로 몸을 내던져라.
 본문 40쪽

 


 내 주변만 해도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자정 즈음만 되면 뜬금없이 카톡을 한다. ‘사는 게 다 이래? 뭐가 이렇게 따분해? 너무나 무료하고 무기력하다. 왜 사는 걸까?’ 특별한 일도 없고 어떤 사건 사고도 없이 그저 유유히 흘러가는 하루 하루의 시간. 그 속에서 무료함이라는 늪에 빠져 죽어가고 있는 것 같은 우리. 그런 우리의 삶에 대하여 미노와 고스케는 ‘무난하게 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즉, 우리 스스로가 무난하게 살고 있는데 어떻게 특별한 일, 다이나믹한 일상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누구나 어느 시점에는 어른이 된다. 학교에 세뇌당하고, 회사에 길들여지고, 상식을 배우며, 인간관계에 구속된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버린다. 기상천외한 인생은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에게 맡기고, 세상에 녹아드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세 살 어린아이 경주’에서 한 명, 또 한 명 탈락해간다. 하지만 영원히 세 살 어린아이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면 인생은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을까.
본문 68쪽

 

 굳이 편집자가 아니더라도 삶은 재미있을 수 있다. 책을 100만부를 팔고 이런 저런 방송에 나가거나 유명한 SNS 인플루엔서로 살지 않더라도 삶은 다이나믹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나도 모르게 무난한 생애, ‘적당히 평범하게’라는 말로 포장한 이도저도 아닌 그저그런 삶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내가 선택한 늪에 자처해서 몸을 담그고 있으면서도 삶의 무료와 일상의 지루함만을 타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노와 고스케의 뼈를 때리는 팩트폭격을 읽고 있다보면 한여름에 냉수 마찰이 무언지 실감하게 될 것이다. 


 미노와 고스케는 ‘생각한대로 지금 당장 하라’는 너무나 평범한 격언을 그의 온 생애를 걸고 실천하여 획기적인 결과를 달성한 인물이다. 김정운 박사가 21세기형 천재는 ‘넘쳐나는 데이터를 자기만이 방식으로 편집’하는 사람이라고 썼는데, 아마 미노와 고스케가 그런 천재에 해당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파리만 날리는 일상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면 한번쯤 이 책을 읽고 내 삶의 무엇을 바꾸면 좋을지 진지하게 도전해보면 좋겠다.

누구나 어느 시점에는 어른이 된다. 학교에 세뇌당하고, 회사에 길들여지고, 상식을 배우며, 인간관계에 구속된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버린다. 기상천외한 인생은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에게 맡기고, 세상에 녹아드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세 살 어린아이 경주’에서 한 명, 또 한 명 탈락해간다. 하지만 영원히 세 살 어린아이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면 인생은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을까.
본문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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