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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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의 최신간 <사악한 늑대>를 읽었습니다. 역시나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흡입력에 감탄, 또 감탄하며 읽었는데요, 이번 책은 읽으면서도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독서 자체가 언제나 즐겁고 새로운 모험이긴 하지만 이번 모험은 특히나 더 감동적이었고 멋졌지요. 전편들에서 보여줬던 넬레 노이하우스만의 사건 진행방식이나 해결방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동시대의 작가의 역량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직접 느끼며 지켜보는건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책은 아동성폭력이 주제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독일 작은 시골 지방인 타우누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시골 지방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와 접목시킨 그녀의 능력은 참으로 탁월했습니다. 작가 본인도 작가 후기에서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많은 사례들을 조사하고 인터뷰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하죠. 그래서 독자들 역시도 이 사건을 쉽게만 받아들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일이 실제 일어나고 있고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작가가 얼마나 조심스럽게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회문제를 자신만의 색깔로 진지하게 다뤄내는 것은 역시 예술가들이 사회와 소통하는 한 방식이라고 느껴지더군요. 다시 한 번 넬레의 글쓰기를 응원하게 됩니다. 또 이번 책에서는 넬레의 다른 시리즈들과 차별화 된 여러 도전들이 특히나 눈에 띄는데요, 그런 것들이 잘 느껴져서 정말 얼마나 재미있게 책을 읽었는지 모릅니다.

 

먼저 개인적으로 가장 잘 느껴졌던 것은, 작가가 피아형사에게 부여한 새로운 감정들입니다. 약간의 여유라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5권의 이야기를 통해 피아 형사가 개인적인 문제와 감정에 싸우면서 사건을 다루는 모습이 잘 그려지긴 합니다만, 이번 책에서는 피아 형사라는 사람의 개인적인 내면을 사소하지만 조금씩 더 건드리려고 한 부분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사건의 한 귀퉁이 귀퉁이마다 이 여자가 느끼는 작은 느낌들, 찰나의 감성들을 책 속에 더 많이 집어넣었죠. 때문에 독자들은 피아를 조금 더 친밀하게 느끼게 됩니다. 피아의 사상, 감정, 변화들을 통해 정말 인간적인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나게 되는거죠. 그리고 그런 살아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사건을 다루는 방식이 틀에 박힌 듯한 느낌이 아닌 정말 살아있는 사건을 보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또한 제 개인적으로는 피아의 감정을 더욱 드러내면서 넬레 본인의 감정도 흘려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책의 내용이 사건 해결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여성 작가가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금 배제되어 있지 않았나...싶었거든요. 물론 이야기에 작가의 감정적 성향이 너무 들어가면 오히려 캐릭터들이 죽어 따분한 글이 되지만 적절한 개입은 오히려 등장인물들이 되려 실제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게도 하는 장치가 되기 때문에 은근 그런 작가의 개입을 기다려 오기도 했었던 탓입니다.

 

또한 이번 책에서는 넬레가 확실히 잘 짜여진 스토리텔링을 구축했음을 증명하는 이야기 구조가 등장합니다. 뭐 다른 시리즈들도 전개의 빠름, 흡입력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할 필요가 없었지만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 보이는 낭비되는 설정들, <사랑받지 못한 여자>에서의 뜬금없는 이야기 확장과 결말같이 작가 스스로가 책 속에 직접 실험해본(것 같다고 그냥 스스로 느낀 ㅋㅋ) 설정들을 통해 결국 이번 <사악한 늑대>에서는 확실히 안정된 이야기 전개를 보여줍니다. 무리수를 둔 것도 없었고, 낭비된 떡밥도 없습니다. 피아 형사와 보덴슈타인 반장의 개인적 삶과 체험이 사건과 절묘하게 연결되면서 사건 해결 뿐만 아니라 캐릭터 스스로의 발전도 가져옵니다. 책의 말미에 가서는 피아 형사가 사건을 거의 자신의 문제로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받아들이면서 사건이 정말 형사와 사건의 관계가 아닌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로까지 발전됩니다. 피아 형사와 보덴슈타인 반장이 지금껏 사건들을 해결해 오면서도 '자신들은 범죄의 희생양이 되지 않겠지'라는 안심을 했던 것이 철저하게 다 벗겨집니다. 본인들이 실제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 직접 피해자의 마음을 느껴보면서 수사에 맞서는 그들의 태도가 한단계 더 성숙하죠. 지금껏 어찌보면 잘 만든 미국 범죄수사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살짝 듭니다. 지금껏 피아와 보덴슈타인에게 집중적으로 쏠렸던 관심도 특수사건 전담반 K11의 다른 구성원들에게까지 적절히 분배되면서 나머지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행동의 이유까지 만들어내죠. 벤케형사와 카트린형사의 이야기는 쏠쏠한 덤입니다.  확실히 사건을 진행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이제는 다른 캐릭터들까지 그 속에 쏙쏙 잘도 집어넣는 여유까지 보여주는 것 같네요.

 

덤으로 이 책의 제목 참 잘 지었습니다. 사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책의 제목은 강렬하기는 하지만 사실 책의 내용과 크게 합하는 부분이 없어요. 그런데 <깊은 상처>나, <너무 친한 친구들>처럼 이 책도 제목에 모든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더불어 빨간모자 이야기를 차용해 빨간모자와 그 소녀를 괴롭히는 나쁜 늑대를 어린 아이들과 어린아이를 성욕의 상대로 보는 성범죄자들을 나란히 비교해놓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재치있는 장치였습니다. 책 속에서 피해 아동들이 자주 하는 말인 '나쁜 늑대가 괴롭힌다'는 표현 역시도 어린아이들이 보내는 구조신호라는 의미에서 독자들과 피해아동 가족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합니다. 책의 말미에서 이제 성인이 된 피해아동이 다시 나타나 하는 단 한마디, '공주가 온게 기쁘지 않으세요?'라는 장면은 짧지만 너무도 강렬했습니다. 소름이 끼치더군요.

 

마지막으로 아 책은 아동성폭력문제와 다른 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고발합니다. 실로 뜨악하는 사건들이죠. 사람이 어떻게 저런 짓을 할까..싶어 주먹까지 움켜쥐게 되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고발하기 위해 작가 본인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히 짐작해 봅니다. 그런 범죄집단이 모조리 소탕되면 좋겠지만..아직 우리 주변에는 그런 일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지요. 참으로 사람 살기 무서운 세상입니다. 우리를 대신해서 그런 사람들에게 법의 심판을 주는 피아와 보덴슈타인, 강력반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낼 뿐입니다.

 

이 책을 번역한 번역가도 그렇게 말했듯이,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는 한 단계 성장했습니다. 다섯번 정도 비슷한 패턴의 사건 전개가 진행되어 오다보니 여섯번째 책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 했다면 그 생각이 아니라고 말하며 웃는 듯 하네요. "나는 아직 정형화되지 않았다. 나는 아직 굳지 않았다. 나는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책이 정말 맛깔났습니다. 시리즈들에서 보여주는 용감한 실험정신도 그렇고  아직 넬레는 성장 가능성이 많은 부지런한 작가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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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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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고대하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었습니다만,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실망'이었습니다.

시리즈의 첫 책인 <사랑받지 못한 여자>는 스케일이 갑자기 이상하게 방대해진다거나, 인물을 소개하는 방식이 조금은 촌스러운 나열식이라는 어색어색함은 있었지만, 그건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리잡아간 부분이었다면 시리즈의 중간정도 책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처녀작이 아닌데도 곳곳에 보이는 헛점때문에 실망을 많이 한 책이었습니다.

 

내용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독일 타우누스 지방 경찰서의 강력계 반장 보덴슈타인과 피아형사가 타우누스 지방의 강력범죄를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책들의 첫 부분은 항상 강렬하게 시작되기 때문에, 이번 책에서도 어떤 여인이 육교 위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는 것으로 시작되죠. 그리고는 여자 둘을 죽인 혐의로 십년 간 감옥에서 지냈던 토비아스라는 청년이 타우누스 마을로 돌아옵니다. 마을 사람들은 살인자이자 전과범인 토비아스를 냉정하게 바라보지만 토비아스 본인은 어쩐지 자신의 범죄에 대해 조금은 떳떳한(?) 반응입니다. 그가 살인을 한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이었죠. 누군가의 음모인지, 아니면 자기가 가진 어떤 병 때문인지 토비아스는 어쩐지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친구와 동네 친구를 죽인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이런 설정속에서 독자들은 ''당연히'' 토비아스가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토비아스를 두 여자를 죽인 살인범으로 몰고 가야했던 진범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책을 파고들게 되죠. 그런데 문제는 그런 수사 과정에서 뿌려진 떡밥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그것도 그냥 떡밥이 아니라 형사들이 아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작가가 직접 독자들에게만 알려주는 "근거없는" 떡밥이 너무 많다는게 이 책의 가장 큰 흠이 아니었나 싶네요.

 

예를들면 이런 것인데요, 이야기에는 티스라는 정신분열을 일으키는 한 청년이 등장합니다. 작가는, 혹은 화자는 마치 그 티스라는 젊은이가 죽은 여자(백설공주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와 마치 무슨 관계가 있었던 것처럼 설정을 놓습니다. 티스 스스로가 '백설공주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라는 식의 말을 중얼중얼거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중얼거림은 형사들에게는 노출되지 않고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만 노출이 됩니다. 때문에 독자들은 티스의 중얼거림만 듣고 전혀 근거없이 티스가 범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게 되죠. 이런 떡밥을 뿌리려면 조금은 형사들에게 노출되었어야 하지 않나..하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채 토비아스에게 누명을 씌운 사람만 찾아다니는 독자들을 낚는 낚시성 장치들이 아닌, 형사들의 눈에 보기에도 확실히 수상하고 어떤 이유가 있는 장치들이 있어야 독자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하며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냥 독자들을 상상하게하는 이런 밑도 끝도 없는 떡밥들은 결국 이야기의 진행이나 개연성에 아무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게 가장 큰 문제죠. 실제 티스의 중얼거림은 이야기의 결말까지 반복되지만 아무 소득없이 낭비되는 장치 중 하나입니다. 그 말 때문에 근거없이 한 청년을 의심하게 했다가 결말을 보면 뜬금없이 다른 사람이 범인이고 말입니다. 이건 독자들의 의심을 이야기 끝까지 붙잡아 두다가 큰 반전을 주려고 의도한게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치들은 책이 아니라 영화에서도 숱하게 자주 나온 방법들인것 같네요. 이 때문에 저는 이 책이 혹시 영화화 될 것을 노리고 만들어진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지금 예로 든 티스라는 청년의 이상한 중얼거림외에도 좀 오글거리는 영화적 설정들이(라고 느껴지는) 몇몇 더 있었거든요.

 

'어렸을 때는 선머슴이었다가 십년 뒤에 빼어난 미모와 몸매, 매력을 갖춘 영화배우로 거듭난 동네 친구가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전과자인 나의 이력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하루만에 잠자리를 같이 하며, 영화를 찍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를 위해 스케줄을 펑크내고 독일 시골인 타우누스까지 비행기와 고급차를 타고 손수 왕림해주셨다' 그런데 '그녀는 날 사랑하다 못해 집착하고 나는 한참 어리디 어린, 첫사랑을 닮은 어떤 여자애에 빠져 완벽녀가 너무 부담스럽다.' '그녀와 잠은 자도 마음은 순수한 그 소녀에게 끌리는건...무엇 때문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남자들의 로망인가요 아님 헐리우드 영화의 공식인가요 뭔가요..정말 읽는 내내 이 부분만 나오면 오글거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설정들은 어쩐지 넬레 노이하우스의 다른 시리즈들과 약간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영화를 목표로 만들어진건 아닐까...싶은 생각이 들었죠.

 

결말은 뜬금없이 가슴아프고 절망적입니다. 한동안 이 결말이 마음에 남아서 저를 괴롭혔어요.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 날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아쉬움...안타까움..솔직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어리석은 결정은 생각 이상으로 많은 거짓말과 많은 비극으로 이어지게 되고 말았죠. 내가 살기 위해서, 혹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기에는 그 과정에서 너무도 많은 사람들과 한 마을이 지난 십년동안을 고통받았습니다. 보덴슈타인 반장과 피아 형사는 이런 마을 앞에서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졌다고들 하죠. 진실을 말하면 내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은 절망 속에 있다면 과연 인간은 진실을 말할 용기가 있을까요? 책속의 주인공들은 사건이 일어난 날 밤, 그리고 그 다음날 까지도 분명 실수를 만회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를 시인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아마 그런 공포감 때문에 그 사람들이, 그리고 한 마을이 모두 입을 다물었던 것일 것입니다. 아무리 어린 나이에 철모르고 지은 실수라도 실수는 실수입니다. 귀엽게 눈감아줄 수 있는게 있다면 반드시 죄의 댓가를 받아야 하는 실수도 있는거죠. 그리고 그런 응당한 죄의 댓가는 반드시 치러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 때 댓가를 받아야 할 사람이 댓가를 받았다면 지금 그 마을은, 그리고 토비아스는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런 생각조차 허무하게 만들어버리는건 바로 '범인이 죄를 고백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몇몇 낭비된 떡밥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그래도 조금 여운을 남기는 건, 이 책이 다른 시리즈와는 다르게 범인이 하루라는 시간동안의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자신의 죄를 모른척 하기로 결정했고, 그 결정에서 온 결과가 너무도 비극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뭐 제가 이래라 저래라 떡밥이다 뭐다 말은 했지만, 저는 사실 이런 시리즈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넬레 노이하우스를 존경합니다. 비판도 하고 생각도 하면서 이 책을 역동적으로 읽을 수 있었던게 오히려 재미있었어요. 나도 할 수 있다면 이 여자처럼 어떤 한 세상을 창조하고 등장인물들을 살아가게 해보고 싶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한 모든 작가들을 존경하지만 전 그 중에서도 특별히 <해리포터 시리즈>의 조앤 롤링과 <타우누스 시리즈>의 넬레 노이하우스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뜬금없이 작가 이야기까지 나왔네요. 결론은 책 맛있게 잘 읽었다는거!

 

 

추 : (책 표지 디자인은 상당한 감동을 받았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책이 솔직히 왜그리 인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시리즈 중 지금껏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깊은 상처>입니다. <깊은 상처>에는 나치의 나쁜 정치가 지금껏 독일 사람들과 유대인에게 미치고 있는 영향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서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피아 형사의 개인적인 감정들이 상당히 잘 버무려져 있습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책의 맥빠지는 스포를 하나 하자면, 제목과 사건 내용에는 그다지 큰 개연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깊은 상처>에서는 제목이 책의 모든 내용을 대변해주기 때문에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책장을 덮어 다시 제목을 보면서 상당히 큰 '마무리감', '후련함', '안도감', '감동'을 느낄 수 있었죠. 뭐 그렇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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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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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넬레 노이하우스는 이제 자기 스타일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뭐라 말할 주제는 아니지만 ㅋㅋㅋ)

다섯권인가?? 독일 타우누스 지방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타우누스 시리즈의 (아마도) 최신간인 이 책에서는

특수사건전담반의 다양한 인물상이 진짜로 더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어요.

아아, 시리즈로 보니까 더 재미있더라구요. 사건도 사건이지만 보덴슈타인 수사반장과 피아형사간의 관계와 그들만의

복잡한 가정사....보덴슈타인이 잠시 관심을 가졌었던 젊은 아가씨가 결국 보덴슈타인의 큰 아들과 결혼하고, 피아는 예전

어떤 사건에서 용의자를 심문하던 중 용의자 중 한 사람과 사랑에 빠져 지금껏 좋은 관계 유지.

사건과 사건을 넘나들면서 인물관계도가 이어지는 이 모습들이 정말 재미있네요.

 

다른 인물들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보덴슈타인과 피아가 특히나 인간적으로 그려져서 참 정감가는 책입니다.

보덴슈타인은 진짜....여자만 나오면 다 사랑에 빠지는지 원..아니면 독일에 그런 사람들이 많은건가요?

피아는 전 남편과 현재 남편 사이에서 복잡미묘한 감정들, 그리고 신뢰와 사랑, 우정을 키워나가는 그녀만의 처절한 노력들도..

시리즈를 거듭해 갈 수록 그런 각각의 개성들이 사건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도, 해결하기도 하는 과정들이

시리즈의 묘미인것 같습니다.

 

<바람을 뿌리는 자> 뿐만 아니라 <너무 친한 친구들>에서도

넬레 노이하우스는 환경문제, 사회문제를 소설의 한 중앙에 놓습니다.

자못 진지하고 현실적인 표현방법에..자칫 이거 사회 고발소설인가? 싶기도 했어요.

게다가 <바람을 뿌리는 자>에서는 요새 조금씩 더 이슈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그에 대한 인간의 영향에 대한 부분을 건드렸더군요.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사용량과 큰 상관이 없고, 단지 태양의 활발한 활동때문이다라는 루머가 떠돌고 있죠. 그러나 국제적으로는 '친환경', '에코'등의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이득을 보는 기관들이 많기 때문에 또다른 자본주의 내의 장삿속을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속고 있다는 루머요.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을 다룬겁니다. 타우누스 지방의 강력반이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독일 작은 지방의 한 우발적 살인사건으로 보였던 그것은 전세계의 문제를 담고 있는 문제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지나치다거나 너무 거대하다는 느낌보다는 '정말 그럴 수 있겠다' 싶어 고개가 끄덕거려지지요.

 

또 가정과 사회 속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 문제도 과감히 집어 넣었더군요. 정말 읽으면서 마르크라는 17세 소년의 이야기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넬리 노이하우스, 이 여자 지금 글쓰기에 소위 '그분'이 제대로 오셨나봐요. 이번 책도 <깊은 상처> 못지 않게 대단히 두꺼운 책임에도, 하룻동안 손에서 놓을 수 없었습니다. 아, 너무 다음 책이 기다려져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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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여자 스토리콜렉터 10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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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중 시간적으로 가장 처음 일어난 사건을 다룬 <사랑받지 못한 여자> 입니다. 

한국에서는 늦게 출간되는 바람에 시리즈중 가장 처음으로 읽어야 하는 책인데도 사람들에게는 조금 뒤늦게 알려진 듯 합니다.

 

 

 

  이 책에서는 그간 타우누스 시리즈의 중심 축이었던 보덴슈타인 수사반장과 피아 형사, 보덴슈타인 반장이 이끄는 특수사건 전담반인 K-11이 처음으로 소개됩니다. 사실 시리즈의 다른 책들을 보면서 인물 소개가 없어도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만 이렇게 인물들이 처음 등장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새롭긴 하네요. ^^ 인물 소개를 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작가는 그냥 주욱 나열합니다. 좀 서툰 표현 법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만, 사실 이런 방법 만큼 깔끔학 설명하는 방법이 없을 것 같아서 나중에는 오히려 그 방법이 좋았다고 생각되었어요.

 

 

 

  <사랑받지 못한 여자>는 타우누스 시리즈 중 처음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스케일이 정말 큽니다.

처음에는 그저 미모의 여자가 죽은 사건에서 시작해서 나중에는 그게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버려서....ㅋㅋㅋ

등장인물만 해도 참 많아서 중간까지 '이 사람이 누구였지?' 계속 되새김질하며 읽어야 했어요. 독일 이름은 아직까지도 약간 생소해서 더 그랬던 것도 같구요. 시리즈에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바람을 뿌리는 자>만 읽으면 다 읽는 것 같은데, 어느정도 패턴과 특징이 보이네요. 보덴슈타인 반장은 끝까지 여자에게 약하고, 피아 형사는 남편과의 문제가 정말 끝까지- 시리즈 거의 모든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네요.

    또한 이 책은 깨알같은 설정들과, 큰 스케일을 꼼꼼히 연결시켜야 했던 작가의 수고가 보이는 책입니다. 인물들간의 관계도 촘촘하고, 덕분에 K11과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던 기분까지 드네요. 읽는 중간중간에는 '형사란 직업이 이렇게 귀찮은 직업인거야?' 싶기도 했습니다. 한 번 수사한 사람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증거 나오면 또 하고 또 하고....아니 속 시원히 말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정말 무슨 단서 잡히거나 어떤 느낌이 떠오르면 또 찾아가서 물어보고 달래고 얼르고......덕분에 감정 소모도 조금 있었어요.ㅋㅋㅋ 중간에 확 답답해서 설렁설렁 읽어버릴까 싶다가도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보덴슈타인 반장과 피아 형사를 생각하며 참았지요. 이 사람들 하는 일 구경이나 하는 처지에 불평하면안되니까요.

   시리즈의 다른 책들은 제목과 이야기가 절묘히 맞았지만, 이 책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제목이 내용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독일어는 전혀 모르지만 원제를 보니 대충 영어의 unbelievable fraud 와 비슷한 것 같던데...사랑받지 못한 여자로 번역돼서 그렇지 원래 뜻은 '믿을 수 없는 사기꾼'이라는 뜻이 아닌가 궁금하기도...)결말부분이 약간은 빠르게, 그리고 상당히 예측치 못한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범인이 되어버려서...사건을 촘촘하게 잘 연결한 작가의 노력은 굉장히 존경하지만, 결말 부분은 약간 아쉽습니다. 아마도 시리즈의 첫 책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이 책 바로 전에 읽었던 <깊은 슬픔>을 너무 속독해 버려서 어쩐지 죄책감이 들어, 이번 책은 아주 상세히 정성들여 읽었습니다. 사건 현장이 설명된 부분을 훅- 뛰어넘어 버리지도 않고 하나하나 상상해 가면서 읽으니 그 나름의 새콤달콤한 맛이 있더군요.

역자 후기를 보니 독일의 지방색이 짙은 사건담이라고 하는군요. 맞아요. 그래서 이 책 읽으면서 덕분에 지하철과 길거리, 음식점이 모르는 사이에 독일 타우누스 지방이 되고 말았습니다. ^^;; 책 읽는 사람들의 특권 아니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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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상처 스토리콜렉터 1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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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친한 친구들>, <사라진 소녀들>에 이어 넬레 노이하우스의 세번째 책을 읽었습니다.

다른 두 권의 책에 비해 꽤 두꺼운 책이네요. 도서관에서 발견하고는 주말동안 읽을 요량으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추리책을 읽노라면 하나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각 장을 구성하는 내용도 그렇고, 정말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 전화이 되는 느낌입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종내에 가서는 하나로 이어지는 구성도 역시나 영화적 요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글을 흡입력 있고 속도 있게 잘 쓰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요.

더불어 번역가님의 번역도 훌륭한 것이 한 몫 하는 것 같구요.

 

<아주 친한 친구들>, <사라진 소녀들>, <깊은 상처>는 시리즈 물입니다. 

세 가지 이야기가 연결되어있는 건 아니고 사건을 처리하는 주인공들이 같습니다.

때문에 각 책을 읽으면서 인물관계를 다시 짚어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내가는 것도 쏠쏠하지요.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부하 피아, 그리고 K11 특수사건전담반의 이야기가 본 이야기만큼이나 재미있습니다.

 

<깊은 상처>는 참 스케일이 큽니다.

독일의 나치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요.

인간사에서 그런 어두운 역사들은 이제 더는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읽고 나면, 그 무시무시했던 나치와 유대인 학살이 개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남아있는 독일인들에게도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도 일제시대 비밀스럽게 진행되었던 마루타 실험이나 군위안부 문제나

한국전쟁시절 고엽제 문제등등이 아직 남아 당사자들과 주변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처럼요..

그리고 작가는 당사자도 아니고, 주변인도 아니었던 다른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 끔찍한 사건이 잊혀져가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참 균형을 잘 잡았다고 느껴졌죠.

피아 형사가 그런 인물입니다. 자기는 서독에 살면서 동독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해결하게 되면서 다시 독일의 역사를 공부하게 되고,

사건에 대해 독특한 시각을 펼치게 되죠.

 

또 이 책은 미국 문학에 유난히도 친숙함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한 번씩 기분전환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참 낮설고 길어요...ㅋㅋ

보덴슈타인, 마르쿠스, 오이덴, 피아, 아우구스테.....

진짜 이런 이름 쓰나요? 독일에서는??

진짜 이국적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더 재밌었어요.♪

 

 

개인적으로 좀 복잡한 일이 있거나,

책에 푹 파뭍혀 있고 싶을 때, 고전들을 보거나

아니면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들을 봅니다.

전자는 인생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고,

후자는 정신없이 사건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사건에 푹 몰입되어 버려서

몇시간이고 나만의 세계에 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꼬박 하루를 방에 틀어박혀서 속독으로 읽어버려, 사실 힘들게 썼을 작가에게는 미안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읽고 나서는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듯이 꽤 스트레스가 해소되었고요.

더불어 '이 작가.. 대단하다'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자 작가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정도의 스케일로 흡입력있게 글을 쓰는 사람을 잘 못봤거든요.

진짜 독일 어딘가에 보덴슈타인 반장과 피아 형사가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거 있죠.

재미있었어요.

이제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 중 가장 유명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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