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신간 훑어보기 할랬는데, 역시 불가능한 꿈이었다. 그래도 그냥 되는 만큼 해본다. 


<관옥 이현주의 토마복음 읽기>, 이현주 지음
요새 도마복음에 대한 책이 심심치않게, 꾸준히 나온다.(찾아보니 그리 많은 것도 아니군..) 숨겨진 복음서니, 기독교의 근원을 뒤흔드니 하며 역사적 음모론을 펼치는 것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오히려 한구절씩 신비주의의 시선으로 묵상하는 것은 꽤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현주 목사님은 꽤 괜찮은 안내자가 될 듯. 하지만 굳이 사서 볼지는 잘 모르겠다. 인연이 닿으면 언젠가 읽게 되겠지.



<토마스 베리 평전> 메리 에벌린 터커, 존 그림, 앤드루 언절 지음, 이재돈, 이순 옮김, 파스카
생태 사상의 선구자이자 영성가 토마스 베리의 평전이다. 이미 저술은 대부분이 번역되어 나왔는데 평전이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 토마스 베리와 웬델 베리가 맨날 헷갈리지만(헷갈릴만 하잖아!) 두 사람 모두에 대한 동경과 존경을 갖고 있다. 평전이라 생각하니 또 토마스 머튼 생각도 나고. 하여간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둬야할 책. 이참에 <지구의 꿈>이나 <황혼의 사색>도 좀 뒤적여봐야곘다. 

  



<당신의 친구는 안녕하신가>, 김기석 지음, 두란노 펴냄
김기석 목사님 책이 또 나왔다. 한 사람이 이정도 책을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이 나와서 흥미를 잃은지 오래다. 모두 주옥같은 말씀들이지만, 사실 지겹고 뻔하지 않다면 거짓말 아닌가? 목회자가 쓰는 설교나 칼럼을 그냥 다 모아서 내는거라 이정도 양이 되겠다고 하지만, 모든 설교나 칼럼을 책으로 낸다면 그것도 문제 아닌가? 어쨌거나 이번은 시대를 고민하며 쓴 짧은 글들이라고 하고, 실제로 글이 매우 짧고, 중간중간 세련되게 편집되어 있다. 김기석 목사님은 사유의 호흡이 의외로 길지 않은 분이라 짧은 글도 꽤 어울다. 도서관에서 빌려봐야지.



<지구촌 기독교 선교 역사 이해의 지평들>, 박형진 지음, IVP펴냄
19-20세기 기독교 선교의 역사를 인물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인물의 생애와 사역이 아니라, 그 인물이 선교를 어떻게 보고 교회사를 어떻게 서술했는가를 중심으로 봤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학자를 중심으로 기독교 이해의 변화를 추적한 일종의 사상사 책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지구촌 기독교'라는게 아마 세계 기독교 global christianity를 말하는 것 같은데 굳이 '지구촌'이라고 쓴 이유는 무엇이며, 선택한 학자들을 고른 이유는 무엇일지 매우 흥미롭다. 목차와 소개글을 훑어보며 추측해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 실제로 읽어보면 배울게 더 많을 듯. 이런건 일단 산다.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지음, 이민희 김동규 설요한 옮김, 도서출판100 펴냄
월터스토프가 전례신학에 관한 책도 썼다고 해서 어떤 책일까 궁금했는데, 매우 꼼꼼하게 다양한 교파들의 전례를 비교하면서 전례에 담긴 '하나님 이해'를 탐구한다. 핵심은 전례를 통해서 '들으시는 하나님'을 탐구한다는 것인데 이걸 왜 기존 신학에서 탐구되지 않았다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책을 빨리 받게 되어 잠깐 훑어봤는데 각잡고 읽어볼만한 멋진 책이다. 



<하나님의 자녀들의 선교>, 강남숙 외 엮음, 크리스토퍼 라이트 원작, IVP펴냄

크리스토퍼라이트의 <하나님의 선교>를 읽은 부모들이 청소년 교육용으로 요약, 재구성한 일종의 교재다. 상당히 두꺼운 책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서 간결하게 요약했고, 적절한 질문이나 예시도 잘 담아서 실제로 청소년부에서 사용하기 참 좋아보인다. 이런 책은 엮음이 아니라 그냥 저작으로 쳐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 정도.


<여름날 말씀 묵상>, 알리스테어 벡 지음, 이선숙 옮김, 생명의 말씀사

6,7,8월 매일 묵상 구절과 짧은 글이 실린 묵상집이다. 이런 책들은 흔히 많지만 '여름날 말씀 묵상' 이라는 제목과 세련되게 만든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좋을 때도 힘들 때도 훈련을 이어나가는 운동선수처럼 매일 의지적으로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소개글도 좋았다. 요새 나는 오로지 반복과 반복만 생각하는 듯하다. 미리보기로 약간 훑어봤더니 내용은 썩나쁘지 않은 것 같고, 매일 본문을 읽고 "하나님은 내가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기를 원하실까? 하나님은 내 마음의 사랑이 어떻게 재정리되기를 원하실까? 하나님은 오늘 내가 무엇을 실천하기 원하실까?"라는 세가지 질문에 답해보라고 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따로 적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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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하나님의 나그네 된 교회들에게>, 비아토르
📚김희준, <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 IVP


두 권의 책은 같은 주제를 다루기에 경쟁작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좋은 시너지를 일으키는 동지라고 할 수도 있다. 김승환 박사님의 책이 조금 더 친절하고(높임말로 썼다!) 일반적인 이해를 돕고, 김희준 박사님의 책은 (이 책도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우어워스를 조금 읽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김승환 박사님 책은 하우어워스의 전체 맥락을 잘 잡으면서 그림을 그려주고, 김희준 박사님 책은 하우어워스의 독특성을 조금 더 부각시킨다. 하우어워스는 입장이 선명해서 이해하기 편한 면도 있지만, 맥락이 복잡해 이해하기 어렵거나 오해하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전체 그림과 맥락을 잡아주는 안내가 꼭 필요한 학자다. 그래서 결정적으로 두 책이 설명하는 하우어워스는 같은 하워워스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둘 다 읽어야 할 이유고, 솔직히 이 두 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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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적 상상력이 새로 출간되었다. 40주년 기념판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2018년에 40주년 기념판으로 나왔는데, 복있는사람에서도 2009년 펴냈던 개정판을 40주년 판으로 새로 다듬은 모양이다. 40주년 기념판이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서문이 조금 추가된 정도이다. 아마 한국어로는 번역을 좀 다듬고 윤문한 정도일 것 같다. 표지와 판형도 세련되게 바뀌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표지의 사진이 취향인데, 손에 잡아보니 물성과 질감이 확실히 나아진 느낌이다. 단순히 서문만 추가해서 쉽게 낸 책이 아니라는 것은 느껴진다. 다만 브루그만은 책의 마지막에 실린 실천후기라도 조금 업데이트 해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고, 김회권 교수님의 해설의 글도 마찬가지로 (약간은 고쳤지만) 조금 더 업데이트 했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은 든다.


신학교 입학했을때 처음하는 신학 공부도 재미있었지만, 수업시간에는 별로 가르쳐주지 않았던 브라이언 맥클라렌, 스탠리 하우어와스, 월터 브루그만을 읽으면서 내 신학과 신앙을 형성해갔다. <예언자적 상상력>은 다른 책들에 비해 생각보다 어렵고 재미 없었는데(지금 봐도 어렵다.) 예언자적 활성화와 경탄이라는 개념에 무척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옛날 책을 펴서 어디 줄쳐놨나 뒤적거리면서 10년도 전의 나와 함께 잠깐 독서… 그리고 당시에 함께 읽었던 책들.


(2023. 4. 14)


왕권 의식은 사람들을 무감각 상태로, 특히 죽음에 대한 무감각으로 몰아간다.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닥친 죽음의 고통을 경험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바로 예언자적 목회와 상상력의 과제다 - P117

왕들은 자신이 주관하는 모든 역사적 사건에다 ‘영원히’라는 관념을 부여하기 원한다. 따라서 우리 시대의 공적 제도들이 파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우리는 기만당하거나 스스로 속아서 소외 상태에 빠졌다고 외치는 일은 우리 사회에서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우리의 결혼생활과 진지한 인간관계 속에서, 또 우리의 몸과 나이, 건강, 정신력, 의무 같은 일에서도 왕 놀음을 하게 되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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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경, 어떻게 생각해?>와 <뚱뚱한 예수>가 비슷하게 나왔다. 여성에 관한 책은 많이 보지도 않고 잘 모르는 주제라 뭐라 입을 보태기보다는 그냥 닥치고 읽으려고, 가능한 수용적 독서를 하려고 하는데, 이 두 권은 그래도 비판적, 상호 보완적으로 읽으면 좋겠다는 싶은 생각이 든다.


재미있게도 두 책은 드문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는 거의 모든 것이 상반된 책이다. 이걸 보수/진보로 구분하는 것은 너무 손쉽고 성의없는 구분인 것 같고, <월경..>은 이해하려 하는 책이고, <뚱뚱한..>은 질문을 던지려 하는 책이라고 하면 어떨까 싶다. <월경..>은 기본적으로 저자의 입장과 태도에 이해나 동의가 안되는 부분이 있고, <뚱뚱한..>은 번역과 편집, 책의 만듬새에 이해나 동의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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