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집단성 아래에 개인이 묻히기 쉬운 구조다. 교회는 스스로 읽는 것을 강조하지 않는다. 설교단에서 진리라고 설파되는 가치를 수용하고 살아 내는 것이 미덕이 되어 있다. 결국 청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갖춘 설교자의 말과 행동, 사고에 동화되어 간다. 그 일체감이 깊어야 교회 내 좋은 구성원으로 인정받는다. 자칫 이런 현실은 삶과 신앙에서 주체성을 상실한 객체들을 양산한다. 사회적 외침을 듣지 못하고, 시대와 사회를 읽어 나가는 능력을 상실한 문맹이 되는 것이다. 스스로 읽어 내는 힘을 기를 때에야 주체적으로 세계와 마주할 수 있는 근대적 자아를 만들 수 있다. 루터의 종교개혁에는 주체성과 책임 의식을 갖고 읽어 내는 법을 배우라는 엄중한 속뜻이 있다. 개인적, 사회적 사건과 트라우마를 마주할 때, 누군가 큰소리로 제시하는 손쉬운 답을 찾기보다 복잡한 층위를 스스로 읽어 나가는 품을 들여야 한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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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이란 무엇인가 - 알리스터 맥그래스 기독교 변증 입문 알리스터 맥그래스 대표작 시리즈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노종문 옮김 / 복있는사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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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왕 맥그라스님이 기독교 변증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묶었다. 맥그라스는 본래 변증에 관심이 많았고, 변증에 대한 책을 이미 출간하기도 했었다. 책은 본격적인 기독교 변증에 대한 교과서라고 보면 될텐데, 책을 잡았을때는 그리 두꺼워보이지 않지만, 사실 매우 빽빽하고 묵직한 책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의도적으로 얇아보이게 편집한  같다.


그래서 기독교 변증에 필요한 요소들을 빠짐없이 잘 다루고 있다. 기독교 변증이 자주 마주치는 질문들에 대한 대략의 해설과 답변, 주요한 변증가들의 특징이나 논리는 물론이고 변증의 기본 개념과 장단점, 변증의  역사, 기본적인 변증의 태도, 최신(?) 논의라고 할 수 있는 내러티브 변증까지 폭넓고 빠짐없이 잘 정리하고 있다. 맥그라스가 정리왕 교과서왕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 책은 교과서로 역할을 톡톡히 감당할 수 있음과 동시에 과학자이자 교리의 역사까지 연구한 독특한 신학자의 원숙한 생각과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몇년 전 번역 출간된 <신학이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 이들에게>와 함께 읽으면 맥그라스의 새로운 면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망설임 없이 별 다섯개다. 



이 책은 기독교 변증을 소개하는 기본 개관서로 대학교나 신학대학원, 교회의 스터디 그룹 학생들 그리고 이 매혹적인 주제를 개인적으로 연구하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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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과 그 세계 - 첫 그리스도인들의 역사, 그들이 남긴 문헌, 그리고 그들의 신학
N. T. 라이트.마이클 F. 버드 지음, 박규태 옮김 / 비아토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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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라이트의 주저 5부작 중 이제까지 출간된 4권이 요약 정리 종합되어 있다. 뭐가 더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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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사람 2024-05-09 1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나올 책들 내용까지도 요약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진짜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식품산업이 주는 대로 받아먹는 사람은 먹는다는 게 농업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다. 먹는 일과 땅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거나 상상하지 못하며, 그래서 수동적이고 무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희생자인 것이다. 먹는 사람이 먹거리가 농사나 땅과 상관이 있다는 생각을 더 이상 하지 못한다면 그는 아주 위험스러운 일종의 문화적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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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몸에 대해서는 기도하지 않습니다 - 교회에서 구현해야 하는 장애 정의(Disability Justice)
에이미 케니 지음, 권명지 옮김 / 이레서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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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dy is not a prayer request라는 원서 제목이 강렬해서 눈여겨 보았던 책인데 뜻밖에(?) 빨리 번역이 되었다. 장애를 결핍이나 극복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독특하고 비범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바라보라고, 그리고 장애를 고치고 극복하는데 신경쓰지말고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강렬하게 주장한다. 기독교 출판에서 장애에 대한 책 자체도 별로 없지만 이런 시각으로 장애를 바라보는 책도 거의 손에 꼽을만하다. 매우 귀한 책이다. <소란스러운 동거>(박은영, IVP)도 비슷한 관점에서 좋은 책인데 그책은 진솔하고 따뜻하고 친절하다면 이 책은 좀 더 자신감있고 날카롭고 강렬한 대목들이 많다.
챕터 사이사이에 “~~상위 10가지”라는 식으로 장애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이나 장애인으로서의 통찰 같은 것들을 유쾌하고 재치있게 적어두었는데 이것만 읽어도 남는게 많을 것이다. 이런 책은 좀 팔리고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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