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북클럽에서 읽을 책들을 고른다. 3월에 읽을 책들은 '다시' 읽는 책들이다. 금새금새 쌓이고 파묻히는 책상에서도 늘 다시 꺼내 가까운 곳에 꽂아두는 책들 중에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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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견고한 반석 위에 안전하게 서있기 보다는, 위태롭고 오해받더라도 지금보다 한발 더 나가고 싶다. 어떤 책들은 나에게 함부로 벗어날 생각을 말라고 경고하고, 어떤 책들은 조심조심하며 신중하게 걸음을 딛으라고 조언한다. 그런 조언에도 감사하지만, 이 책들은 나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오히려 내 생각보다 한발 더 나가보라고 도전한다. 이런 도전이 나에게는 훨씬 위로와 격려가 된다. 이런 위로와 도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더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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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간구하는 기도 - 성경과 교회 전통에서 배우는 기도의 모범
스캇 맥나이트 지음, 신지철 옮김 / IVP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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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이고 기도에 대한 책이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훑어보니 이건 본기도, 기도문으로 기도하기, 기도문 쓰기에 대한 책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시중의 기도 책들(?)과 차별점도 있고 배울점도 명확한 책. 스캇맥나이트 별 책을 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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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신학의 눈으로 본 성경
최경환 지음 / 지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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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신학에 대한 책이 이제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는데 좋은 일이다. 나도 관심을 갖고 보고 있지만 학자에 대한 소개부터 방법론, 각론까지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서 솔직히 따라가기도 힘들고 헷갈리기도 한다. 그 가운데서 이 책을 주목한 이유는 성경을 기반으로 공공신학의 의제들을 모색했다는 점에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기반을 통해 의제를 공유하는 것은 저변 확대를 위해서도 중요할 뿐 아니라 공공신학 자체의 기반을 단단하게 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책을 받아서 읽어보니 더 반가운 것은 이 책이 키워드로 ‘복음의 청중, 유배와 회복, 번영하는 삶’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중요하고 적실한 키워드이고 공공신학 뿐 아니라 오늘날 교회와 신학이 주목하고 천착해야 할 주제라 생각한다. 어떤 독자들에게는 이 키워드가 매우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것만 잘 읽어도 한권 독서의 유익은 넘어서는 유익이 있을 것 같다. 이 키워드로 성경본문을 읽어가면서 주요한 신학자들의 논의도 충분히 소개하고 있고, 저자의 문제의식도 충분히 드러내고 있으며, 섣불리 결론짓지 않고 생각의 여지도 잘 마련해주고 있다.

처음에는 조금 평이하다는 느낌이었는데 곱씹어 읽을수록 저자가 군데군데 배치해놓은 문제의식들이 보인다. 체계적으로 써놓지 않아서 딱 잡히지는 않을 수 있고 그래서 시원한 느낌은 좀 덜할수도 있지만, 어떻게보면 독자는 안잡히는 개념들을 굳이 잡아내려고 애쓰거나, 저자는 그걸 굳이 가르치려 하지 않는게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나름의 기대를 갖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저자가 도전하는 부분, 씨름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예언자적 증언에 대한 태도, 대조 대항 공동체에 대한 이해, 번영에 대한 이해 등에 대한 저자의 문제제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토론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 토론의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누구를 위한, 어떤 공공 신학을 추구할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저마다 다른 관점과 방식으로 공공성을 말하는데, 결국 신학이 가리키는 방향과 대상이 누구를 향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공공 선이 실제로 누구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며 누구를 배제하고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많은 경우 공적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 특정 소수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사적 삶이 정당하게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공공 신학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들은 분명합니다. 그들은 바로 공적 공간에서 자신의 권리를 위해 외치는 주변화된 이들이며, 사회에서 침묵을 강요당하고 자신의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입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 결국 모두를 위한 선택이고, 이것이 신학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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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 기독교에 회의적인 교양인과 나누고 싶은 질문 25가지
정한욱 지음 / 정은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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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질문에 아빠가 대답한다’, ‘기독교에 회의적인 교양인의 질문에 지성인이 답한다’는 기획은 솔직히 전형적이고 진부한 기획이다. 많은 경우 이 진부함을 가리기 위해 자극적 수사를 덧붙이거나 어색하기만 한 문체, 과도한 요약정리, 의미없는 일러스트를 남발하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 진부한 기획을 다른 장치 없이 오로지 대답, 내용만으로 정면돌파한다. 이 책이 가진 힘을 ‘오랜 성찰과 고민’, ‘깊이 있는 신학적 내용’, ‘진정성 있는 답변’ 같은 수사로 설명하는 것은 역시 진부하지만, 이렇게 정면돌파한 책을 설명할 말은 사실 이런 것 외에는 없지 않나 싶다. 기독교 신앙의 전통과 오늘날의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야 할 주제를 빼놓지 않고 담았고, 그 주제를 다루기 위해 검토한 자료는 놀랍다. 전통에 대한 존중과 신앙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섣부른 호교론에 빠지지 않고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써내려간 태도에는 존경심이 든다. 그 와중에 심지어 간결하게 써서 얇으며, 띠지도 없다. 굳이 흠을 잡으라면 잡을수야 있겠지만 흠을 잡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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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장과 고대 근동 우주론
존 H. 월튼 지음, 강성열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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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월튼의 <창세기 1장과 고대 근동 우주론>은 창세기 1장에 담겨있는 창조기사의 참 의미를 추적하는 본격 신학책이다. 저자는 고대 근동 세계의 우주론과 히브리인들 즉 창세기의 우주론을 비교하며 창세기의 창조 기사는 우주의 물리적 기원을 설명하는 ‘과학'이 아니라 우주의 의미와 기능을 설명하는 ‘철학’이라는 점을 밝힌다. "그래서 과학과 신앙은 어떤 관계인데?”라는 질문에 깔끔하게 대답하는 책은 물론 아니지만, 과학이 성경을 증명하고 성경이 과학을 증명한다는 창조과학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지는 충분히 알게 해 줄 책이다. 고대근동학이 성경의 권위를 훼손하는 방식이 아니라 성경을 이해하게 돕는 좋은 도구가 된다는 점을 잘 드러내주는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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