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시 프란치스코 - 기쁨에 찬 가난, 기도로 빚어낸 기쁨 비아 문고 4
사이먼 콕세지 지음, 양세규 옮김 / 비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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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인물들에 대해 묵직하면서도 간결한 소책자를 꾸준히 출간하고 있는 ‘비아 문고’ 시리즈 네 번째 책으로 프란치스코에 대한 책이 발간되었으니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는 2천 년 기독교 역사에 손꼽힐 만큼 중요한 인물인데 한국 교회에서는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로 시작하는 노래의 작시자나, 개혁적 가톨릭 교황의 이름 정도로만 알려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의 삶에 대한 전설적 무용담(?)을 일별해 소개하기보다는 프란치스코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 프란치스칸의 영성과 실천에 대해 잘 소개하고 있다. 창조세계의 보전과 생태적 삶, 가난에 대한 태도와 사회적 실천, 평화에의 헌신 등 프란치스칸의 정신은 오늘날 세속성자들에게 요구되는 참된 영성과 실천에 관해 큰 울림을 던진다. 무엇보다 시리즈의 전통을 따라 이번 책 역시 프란치스코에 대한 본문 내용뿐 아니라 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칸 영성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책들에 대한 소개까지 곁들였으니, 독자들은 사지 않을 수 없으리라.

http://ichungeoram.com/9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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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클래식 - 영성 고전으로 오늘을 읽다
권혁일 엮음 / 예수전도단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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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로 돌아가자든가, 종교개혁의 전통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교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구호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현대적 문제와 씨름하는 곳이 교회이며, 현대 문화나 테크놀로지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곳도 교회다. 이것은 역설적이기도 하지만, 오래된 전통의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오늘의 목마른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의 본질적 역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기독교 영성을 공부하는 학자들의 모임 “산책길”에서 인터넷 블로그(http://spirituality.co.kr/)와 <복음과 상황>의 지면을 통해 발표한 글들을 모아 <백 투 더 클래식>이라는 작은 책으로 엮어냈다. 길지 않은 23개의 에세이에 사막 수사들, 아우구스티누스 같은 초기 기독교 영성가로부터 에크하르트, 아빌라의 테레사 같은 중세 신비주의자는 물론이고, 본회퍼나 마틴 루터 킹, 심지어 김교신 같은 현대의 영성가들의 이야기까지 꽉 채웠다. 기독교 고전에 대한 소개와 해설을 담은 책은 이미 여러 종 출간되어 있지만 이 책은 기존 출간된 해설집들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저자들은 단순히 오래된 인물에 대한 지식을 나열하며 소개하거나 고전이 중요하다고 우기지 않고, ‘고전의 렌즈를 통해 오늘을 읽는’ 모범을 충실하게 보여준다. 한 장씩 가볍게 읽고, 천천히 곱씹으며 다시 읽고, 추천된 고전들과 함께 또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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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
마크 H. 엘리스 지음, 조세종 옮김 / 하양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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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사회가 급격한 변동과 어려움을 겪을 때일수록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을 향한 교회의 태도와 사역은 그리스도인의 그리스도인 됨, 교회의 교회됨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최근 교황의 발언과 행보로 인해 가난한 이들을 대하는 가톨릭의 입장이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을 얻고 있는데, 가톨릭에서는 이미 라틴 아메리카의 해방신학 운동이나,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에 노동자와 도시 빈민들을 돌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가톨릭 노동자(Catholic Workers) 운동과 같은 좋은 선례들이 존재해왔다.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간 예언자>는 도로시 데이와 함께 가톨릭 노동자 운동을 조직하고 이끌었던 피터 모린의 전기이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피터 모린보다는 도로시 데이가 더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이 책은 그에 대해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첫 책이다. 피터 모린은 가난한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신앙적 자세가 단지 시혜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환대와 연대, 더 넓은 차원의 정의를 위한 여정으로 나가야 함을 알려준다. 여유가 된다면 도로시 데이의 자서전 <고백>(복있는 사람 역간)과 비교하며 읽어보면 혼란스럽던 시기를 살아온 급진적 신앙 실천가들의 삶과 신앙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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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웬 - 상처 받은 인간.상처 입은 치유자 비아 문고 3
윌리엄 러들 지음, 이은실 옮김 / 비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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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한 영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설명이 필요할까? 두꺼운 전기로도 부족한 경우가 있지만, 때로는 얇은 한권의 소책자로도 가능할 수 있다. 토머스 머튼, 디트리히 본회퍼에 이어 세권째 발매되는 비아의 문고판 시리즈는 항상 기대보다 얇지만,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상처”를 중심으로 헨리 나우웬을 정리한 윌리엄 러들의 설명은 상처 많고 여린 존재였던 나우웬에 대한 좋은 안내일 뿐 아니라, 상처받고 상처주며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좋은 영적 교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압권은 번역 과정에서 부록으로 작성한 '헨리 나우웬 읽기'와 나우웬의 저작 목록이다. 나우웬의 전작 목록을 번역판까지 포함해 정리했고, 그 중에서 꼭 읽어야 할 나우웬의 저작 10권과 나우웬을 이해하기 위해 요긴한 책 10권을 정리했다. 특히 나우웬이 구띠에레즈의 <해방신학의 영성>에 서문을 썼다는 사실은 어지간히 나우웬을 읽은 독자들도 잘 모르는 사실인데 빠짐없이 잘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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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카이퍼 - 리처드 마우가 개인적으로 간략하게 소개하는
리처드 마우 지음, 강성호 옮김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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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 개혁주의는 여러모로 오해와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는데, 칼빈으로부터 이어져내려온 개혁주의의 오래되고도 넓은 전통을 생각해보면, 섣부른 오해보다는 칼빈주의 안에 있는 장점들을 다시 확인해 오해를 푸는 것이 훨씬 적실한 작업일 것이다. 헤르만 바빙크, 벤자민 워필드와 함께 20세기 신칼뱅주의(Neo-Calvinism)의 중흥을 이끈 세계 3대 칼빈주의자로 꼽히는 아브라함 카이퍼는 오늘날 한국 개혁주의가 받고 있는 "지나친 수구보수주의"라는 오해를 일정부분 해소해 줄 수 있는 인물이다. 네덜란드 수상으로까지 활약한 그의 삶과, 그가 펼친 영역주권 이론은 개혁주의적 공적신앙의 중요한 모델 중 하나로서 오늘날 재발견될 필요가 있다. 

물론 “리처드 마우가 개인적으로 간략하게 소개하는(A short and personal introduction)”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책은 단지 짧고 간략한 입문서이기 때문에, 이 책으로 카이퍼를 전부 이해하고자 하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다. 하지만 노련한 저자로서 리처드 마우는 이 시대에 우리가 왜 카이퍼에 주목하고 배워야하는지를 설득력있게 말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개혁주의자라는 이름표를 갖게 되었는데 그 이름표에 불만이 싹트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같은 출판사에서 펴낸 마우의 다른 책 <칼빈주의자 라스베가스 공항에 가다>도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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