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읽었다. 나는 남미문학이 처음이고 아마도 자주 접하는 영미문학에 비해 관용어구 같은 것이 낯설고 그래서 뭔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였다. 글은 짧은데 오래 걸렸다. 같은 부분을 여러번 읽어도 뜻을 알 수 없는 어색한 표현들이 집중을 어렵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평소 즐겨보는 북플 벗 헬라스님의 별 다섯개 리뷰.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나는 그닥 많은 것을 읽어 내지 못했다. 하지만 파블로 네루다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칠레의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 당신이 제게 시집을 선물했고, 우표를 붙이는 데에만 쓰던 혀를 다른 데 사용하는 걸 가르쳤어요...˝ (p. 85)

내 혀는.. 아직도 우표를 붙이는 데에만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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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9-0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혀는.. 아직도 우표를 붙이는 데에만 쓰고 있다.‘ ㅋㅋㅋㅋ 저도 모르게 웃습니다. ㅎㅎ

북깨비 2017-09-09 06:58   좋아요 1 | URL
ㅠㅠ 답글 달다가 오렌지 주스를 엎질렀어요. 웃옷, 바지, 가방, 의자, 바닥에까지 아주 빈틈없이 구석구석 엎질러 놔서 저 지금 아~~무 생각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시를 읽는 것과는 좀 다르지만 저도 책을 읽고 열심히 지식을 습득하긴 하는데 그 지식을 혼자만 꼬옥 간직한 채 옳고 그른 일에 목소리를 내지 않으니까 아. 내 혀는 우표나 붙이고 있구먼. 진정한 지식인이 되기엔 난 좀 비겁하다야. ㅋㅋ 하는 생각을 해봤어용. 만일 지금이 일제시대였다면 과연 책을 읽고 지식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바라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까..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일제시대때 우리나라 시인들 정말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