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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의 탄생 - 냉장고의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헬렌 피빗 지음, 서종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런던과학박물관'이 들려주는
냉장고의 역사와 욕망의 콜드체인
백색가전으로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
'필요'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사회문화사 도서
런던과학박물관의 최고 인기도서인 <필요의 탄생>을 만나봅니다.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냉장고의 탄생과 발전!
중앙난방시스템이 아닌, 개별 가구에서 식료품 저장고가 있던 시기에는
냉장을 위한 얼음의 수요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18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럽은 '소빙하기'라 일컬어질만큼
추운 날씨가 계속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19세기 중엽에 이르러 보스턴 출신 '얼음 왕'
프레더릭 튜더처럼 선견지명이 뛰어난 사업가들이
미국과 노르웨이에서 얼음을 수확해
세계에 판매를 하기 시작하자,
어찌보면 밀어내기식의 영업이었는데
이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얼음은 생필품이 되지요.
처음에는 가정용 아이스박스형 냉장고가
얼음 산업에서 파생된 상품으로
1840년대 영국에서 화제를 모읍니다.
당시에는 아이스박스형 냉장고는 얼음이 주였고
식료품을 넣는 용도가 주가 아니었지요.
19세기 후반 들어 아이스박스형 냉장고와
이를 토대로 한 저온 유통체계가 영국 사회와 문화의 한 부분으로
완전하게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1860년대 남북전쟁 기간에
북부의 보스턴과 남부 지역 간의 얼음 거래가 중단되고,
겨울청 기온 상승으로 인해 얼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큰 불안감이 조성됩니다.
당시 사람들은 '얼음 기근'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더위가 심하던 1894년 여름, 얼음 기근에 대해 상황을 비관했습니다.
각지에서의 얼음 기근 현상은 냉각 방식의 불안정성을 크게 부각하게 되고,
식료품 보존에 필요한 얼음과 냉기를 확실하게 공급할 방법에 대한 필요가 생기죠.
1862년 만국박람회를 통해 시브-해리슨 제빙기는
발전된 냉각 기술을 세상에 알리게 됩니다.
해리슨은 천연 얼음이 귀했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인공얼음이 잘 팔릴 것을 예측하며
냉각 장치가 건물의 냉방이나 주류 제조 공정에 도움을 주고,
식료품을 냉장/냉동 상태로 수송하는 데도 유용하리라 내다보죠.
이렇게 시작되는 냉각 기술의 발전은
점차 얼음 자체보다 식류의 냉장,냉동 보관으로의 흐름으로
필요를 충족시켜주게 됩니다.
사회문화사 도서 <필요의 탄생>은
냉장고가 발명되고, 발전되는 역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갑자기 일어났다기 보다는,
얼음이 필요해졌고, 공급이 부족하기도 했고,
그리고 이를 예측하는 사업가나 기술자가 있었음을 알려줍니다.
물론, 처음의 필요는 어찌보면
공급에서 밀어내기식의 마케팅이었던 것도 같습니다만,
수요와 공급이 상호작용을 하며
냉장고의 발전이 이루어지게 되지요.
책을 통해 알게 되는 냉장고의 변천사 또한 매력적으로 읽혀집니다.
백색가전으로 하얀색의 냉장고를 주로 생각했던 과거 모습이
알고보니, 현대에서 나옴직한 외관 색이라던가,
그 전에는 마감재가 나무이기도 했다는 역사.
냉장 기술이나 디자인 뿐 아니라,
냉장고 저장용량을 발전시킨,
냉장고 문에 달린 선반의 추가라는 혁신의 아이디어로
승기를 잡게 된 셀바도르 신형냉장고.
물론, 이런 냉장고의 발전이
수요를 바로 일으킨 것은 아니었고
2차 세계대전 후, 주택에 장착되면서
주거공간에서 꿈의 주방으로 반향을 일으키며
생활 사치품에서 생활 필수품으로
대중의 인식이 변화하게 됩니다.
사회문화사 도서 <필요의 탄생>은
어찌하여 냉장고가 필수품으로 '필요'하게 되었는지
'필요' 역사를 냉장고 성장으로 모든 상황을 읽어보게 됩니다.
더불어, 냉장고의 정착과 함께 사회문화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기술발전과 더불어, 문화의 변천사도 읽어보게 되지요.
저장하고 싶은 욕구와 더불어,
플라스틱이나 저장용기의 변화 등 기술의 발전이 더해져
냉장고의 필수품화에 맞춰 식습관의 변화등
사회문화의 스타일이 또 달라졌어요.
런던과학박물관 최고의 인기도서 <필요의 탄생>은
냉장고의 발명과 발전, 그리고 입지에 대해 알아보면서
그 시대의 소망과 욕망이라는 사회문화적인 맥락까지 알게 되는,
논픽션 도서임에도 상당한 가독성이 있는 교양도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