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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트레일스 - 길에서 찾은 생명, 문화, 역사, 과학의 기록
로버트 무어 지음, 전소영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아마존 선정 올해의 논픽션 도서
이러한 문구가 있으면 조금 겁도 나곤 하는데요.
하지만? 슬슬 읽다보면, 슬슬 빠져드는 신작도서.
'온 트레일스'의 하이킹을 즐기는 저자 덕분에
'길(트레일)'에 대해 다양하게 이해합니다.
「길의 정신이 흙과 바위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비물질적이고 무상하며
공기처럼 유동적이다.
길의 본질은 그 기능, 즉 사용자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꾸준히 진화한 방식에 있다.」
책은, 프롤로그부터도 읽을 거리가!
일단 본문으로 들어가게 되면,
저자가 트레일 위에서의 경험에 따라
생명, 문화, 역사, 과학... 다방면에 대해
사람들에서의 지식을 흡수한 내용을 담아,
독자로서도 저자와 같은 호흡으로 배우게 되는데,
프롤로그는 또한 저자만의 개인적 목소리를
책을 통해 느껴보고 차분히 생각해보게되죠.
우리가 '길'을 생각하면 단순히 가는 동안으로
그 위의 시간만을 생각했다면... 책은,
은근 철학적인 메세지도 담겨있으니,
'길 없음의 도'를 생각해보며
귀와 마음을 열어 세상을 느껴봅니다.
자연법칙에 의하면...하면서 우리는 정의되어진
법칙따라 생각을 껴넣어보지만,
사실, 그 법칙도 여러 상황변수들을 제한하여,
그리하여, 유기체가 자신의 환경과 깊은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음을 생각해보며,
감히, 절대적으로 옳음이란 하나라고 주장하면
이 태도는 오류를 기꺼이 만들어내는 어리석음이라
꺠달음을 가져보게 되지요.
온 트레일스, 책으로 정리된 내용을 보건데
자세히 보아야 알아차리는 동물부터
큼직하고 오래 자리잡는 동물들까지,
어떠한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그러했듯,
그저 그렇게 따라 길을 따랐고,
그럼에도 변수가 있으면 또 달리 움직여서
길을 만들고 이어가게 됨을 알게됩니다.
동물들은 길을 따라 대를 이어갔더라면,
인간은 걷기 위해, 미래를 위해 길을 개척하기도.
저자가 <온 트레일스>를 통해 여정을 이어가며,
동물들의 성향, 이 특정한 장소에 자리잡은
인간들의 역사를 풀어주는데...
어쩔 수 없이 살고자 적응하던 동물들과
분명 인간들은 또 다른 배경으로 길을 만듭니다.
환경에 적응하고, 그리고 적응을 넘어
변화를 꾀하던 인간들.
저자는 이들에 대해 굳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며 이야기를 끌어가지는 않습니다.
아마존 논픽션 도서로 인기몰이를 한 이유는
벌어진 상황, 실제의 논픽션 서술을 통해,
판단은 독자에게 권리를 부여해서인가봅니다.
은근 두께 압박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으면서
겸허하게 차분하게 풀어준 책에 매력을 느끼네요.
걷는 인간을 위한 21세기 <월든>
하지만, 월든과는 분명 다른 어조로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의 길을 만들고
길을 따르는 이유를 흥미롭게 읽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