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인생은 딱 한 번뿐인 '놀이 기회'래. 
그러니까 즐기자고 마음먹은 사람만이 '작은 모험'의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대 "
타미짱이 고향, 시골마을 아오바쵸에 돌아옵니다.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들의 이야기를 가득 느끼게 하는 장편소설.
두깨가 꽤 있음에도, 인물들의 이야기가 현실의 누군가의 이야기라서,
잔잔한 듯 하지만, 은근 뭉클해지고 짠해지고 그래서 울컥 울어도 보면서
마지막까지도 자극적이지 않은데도 탄탄하게 읽게 되었답니다.
대체 난 왜이리 잘 울지.. 또 한번 실감하면서 읽게 되었다죠.
타마짱, 소스케, 미키.. 세 청년의 이야기와
타마짱, 샤린, 쇼타로, 에미, 스즈코..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타마짱의 스승, 전직 야쿠자였던 후루타치의 역할까지.
인물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평온한 듯, 하지만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었어요









장편소설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는 아빠의 수술에서 시작되는
타마짱과 샤린의 대화로 이야기를 엽니다.

타마짱은 원래 도시에서 문학을 배우는 대학생이었습니다만, 
돌연 고향으로의 정착을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단지 아빠의 척추 수술 때문이 이유가 아니었어요.
자유를 만끽하는 대학생의 신분만을 즐기기엔 삶이 무료했던 차에,
아마도 어릴때부터 항상 즐겁게 삶을 즐겨야 한다는 가풍 때문이었을지.

할머니와 함께 점심으로 국수를 먹다가 텔레비전에서 본
<시골의 미래를 고민한다>에서... 쇼핑약자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 박혔다죠.
자식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고, 홀로 남은 독거 노인들은 나올수가 없어서
쇼핑에서 배제가 되고 마는 처지. 그래서 간단한 쇼핑도 힘들게 되니...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온화한 외할머니, 스즈코를 생각하면서도,
이 일을 위해 고향에 내려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대학친구들에게 털어놓으니
친구들은 쉽사리 좋은 아이디어라 하지는 않지만요.
그녀에게는 뭔가 사명감 같은 것이 생기게 되더랍니다.










집에는 아빠와, 그리고 필리핀인인 샤린이 함께 살고 있어요.
타마짱의 엄마는 중학교1학년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아빠는 맑은 눈동자의 밝은 성격의 샤린과 함께 살고 있지요.
아빠는 어릴때는 꽤 말썽을 부렸지만 이제는 이자카야를 운영하며, 
동네에서 넋살좋은 쇼타로씨로 통하고 있더랍니다.
심지어, 험상궂게 생긴 전직 야쿠자에게도 편안하게 대하는 넋살.

그런데, 타마짱은 샤린에 대해 그리 좋지만은 않아요.
오지랖넓게 챙겨준다고 관여한다며 영...불편하게 지내죠.
물론 그러한 모습은 할머니 스즈코도 눈치채고 있었어요.
할머니로서는 딸을 잃고, 사위와 사는 샤린에 대해 남이면 남이겠다 싶지만
같은 마을에 사는 사위네가 '가족'이었던 것이죠.
샤린은 타마짱에게 '가족'이 중요하다고 처음부터 계속 이야기하더랍니다.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하여 자리를 채운다 싶었던 '샤린'
스즈코 할머니는 타마짱에게 열림을 알려주기 시작하지요.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말입니다.
샤린은 아빠를 '파파상''이라고 부르고,
일본음식을 열심히 만들어서 일본가족의 한 인물이 되어 있어요.
타마짱은 서서히 샤린의 '음덕'들을 깨닫기 시작하지만
물론, 시간이 걸리고 있었죠. 용케 참아내지만
뒤에는 뻥... 터지면서 또다른 단계의 가족이 되기도 하고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네 엄마한테 자주 했던 말이 있단다"
"타인에게 기대하기 전에 우선 나한테 기대하고,
그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
타인에게 할 것은 기대가 아니라 감사라고."

타마짱은 이동판매로 심부름서비스를 계획하면서
주변에서 이러저러 조언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마음도 상하고 실망도 하게 되기도 해요.
하지만, 엄마가 어릴적 많은 응원을 해주었듯,
스즈코 할머니도 인생의 지혜를 나누어주며 응원을 해주고 있답니다.
장편소설에서 독자들도 또한 지혜를 얻어보게 되지요.








이자카야에 찾아온 후루타치,
쇼타로는 후루타치에게 그러려고 그런게 아니고,
딸과 대화했던 한 부분을 이야기해주며
결과적으로는 후루타치도 응원을 받게 되었지요.

인생에 '실패'란 없다. 
성공과 배움만 있을 뿐.

쇼타로의 딸, 타마미.
타마미는 이동판매를 하고 있는 후루타치에게 한 수 배우고파 했죠.
쇼타로 선에서 이어주기 전에, 무작정 타마미는 전화를 걸어보기도 했더랍니다.
대체 나에게 뭔? 하던 후루타치는 쇼타로에게서 슬쩍 제안을 다시 받고는
나름 흔쾌히(?) 제자로 데리고 다녀보기도 했다죠.
그리고 타미짱은 심부름 서비스에 대한 불꽃을 간직한 채,
성실하지만, 쇼타로의 딸 답게, 여유롭게 일을 배워간답니다.









타마짱의 고향친구들, 쇼타로와 미키.
둘의 역할도 또한 든든하다 싶었지요.

쇼타로는 미술 창작의 재능이 뛰어났던 아이.
하지만, 외아들인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자동차 수리가게를 물려받아야 했고,
그래서 미술공부로의 진학은 생각치 않았더랍니다.

쇼타로는 타미짱의 영업용차 디자인을 맡으면서,
타미짱에게는 진정 든든한 친구임을 다시 확인해보게 되지요.
보통 돕는 입장의 쇼타로지만, 어린시절부터 우정이 쌓여온 아이들.
그래서 이러저러 마음을 털어놓기도 하고,
타미짱의 엄마 이야기도 나눠보다보니..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나?
엄마랑 같이 텔레비전으로 만활르 보고 있었거든.
거기 나오는 소심한 캐릭터를 보고 이런 말을 해줬어.
인생을 살면서 '작은 모험'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은
'용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놀이 정신'이 조금 부족한 거라고"


생각과 마음이 오가는 대화들,  은근. 교훈 대잔치!
이 대화는 또한 쇼타로에게 생각을 바꿔보게 하지요.









국민손녀로 쇼핑약자를 도우며 의미있는 사업을 하는 타마짱.
오한이 느껴지던 어느날, 타마짱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픈 몸을 이끌고 초가을의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에도,
기다리는 고객들을 생각하며 심부름서비스를 그대로 이어갑니다.
할머니 스즈코와 도란도란 또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행선지로 가고 있던 중...
타마코는 또 다른 비보를 전해듣게 됩니다.

샤린, 지나친 오지랖과 해맑음에 타마짱이 스트레스를 받던 차,
'죽은 말에게 풀은 필요없다'라는 필리핀 속담에 뻥!
하지만, 아빠는 '진짜 의미'를 이야기해주며 타마짱에게
여유로이 꺠달음을 전해주지요.


'심부름 서비스'라는 소재를 중심에 두고 있지만
각 인물들의 구조, 인물들의 세세한 생각들 묘사,
그리고 벌어지는 사건들이 잔잔한 듯해도 매력적인 탄탄함이 있었어요.
강렬한 이야기보다 되돌아보게 되고 깨닫게 되는 차분하지만
지혜도 더불어 선물해주는 마음 따뜻해지는 장편소설,
가을에 따뜻한 차와 함께 읽기 좋은 책,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였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