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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말을 건다 -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
김영건 지음, 정희우 그림 / 알마 / 2017년 2월
평점 :
당신에게 말을 건다: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
《당신에게 말을 건다》덕분에 알게 되는 #속초동아서점
가족여행을 가게 되면, 그 지역 서점을 들르게 되곤 합니다.
인터넷서점으로 만나는 오프라인 서점의 매력이 분명 있지만,
지역에 가게 되면, 그 지역에 맞는 서점이 운치가 느껴지곤 합니다.
'서점원'이라고 스스로를 부르는 이가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책과 관련된.. 사람과 서점에 관한 에세이.
예쁘게 보이려고 멋지게 보이려고 하는 부자연스러움이 없이
격이없이 들려주는 이야기라, 더 좋은 수필집.
속초에 아직 가보지 않았으니.. 라고 구차하게 변명해보고픈 독자랍니다.
대를 이어 자리를 지키는 업을 보면 경이롭다 생각하는 1인인터라,
세상에! 1960년대 할아버지부터 이어온 속초 동아서점을 위해서라도
속초에 꼭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죠.
문구류, 우표, 수입인지 등을 다루기도 하던
동네서점이었다고 소개하며, 그 시작의 사진을 보며,
60년대에는 태어나지도 않았건만
따뜻해집니다.
저자는 전화기 너머로 아버지의 제안에
자다 깬 상태에서, 대충 흘려들으며 그러겠다 했답니다.
그렇게 서울에서 짐을 싸고 고향 속초로 내려갔다죠.
계산한 것도 아닌데,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서
또한 독립서점, 동네서점에 대한 관심들도 생겨나면서
리노베이션을 하고, 아버지와 함께 새로이 서점을 정비합니다.
어릴때 분명 보아오던 아버지의 서점이건만,
이제 그 서점을 도맡게 되며...
3대에 이은 '동아서점'을 자리잡아보는 저자.
수필집을 통해 만나는 이야기는
실제 그의 이야기이기에 더 진실되고 찰지게 들리더랍니다.
그 상황에서 그럴 수 있지 하는 실제 상황이라 말이죠.
3대를 이어오는 지역 동네서점이라니!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가보지도 않았는데
멋집니다. 존재 자체로 멋집니다.
그 아저씨가 있어야 하는데......
"서점 해볼 생각 있느냐?"
아버지의 물음에 어쩌다보니 그러겠노라 하고 내려온 '서점원'
리노베이션 후, 새로 책들을 배치하고 동아서점을 꾸리면서 이야기 중, 가장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바로 여기였더랍니다.
그 아저씨가 있어야 하는데.. 하며 급히 아버지를 찾는 어느 할머니.
마치 오래간 찾던 사람을 만나 반가운마냥, 뒷문으로 들어오는 아버지를 보며 어디 있었냐며 반가운 환호성을 지르는 할머니.
아버지를 찾는 손님이 다 있네요.
시간이 지나면,
책을 사러 오는 사람만이 아닌,
서점에 있는 사람을 찾는 손님이 북적이기를.
그렇게, 속초하면 이제 닭강정만이 아닌 '동아서점'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책의 깊이를 아직 잘은 모르지만, 책마다 주는 교훈에 감동하는 한 독자로서도
저자도 아버지 같은 존재감이 있기를 기대해본답니다.
저자가 서점을 맡으면서 몇 서점을 고려했다 했더랍니다.
대를 이어 자리잡아 속초를 지키고 있던 동아서점에,
여행자로 보이는 이가 쭈삣쭈삣 문학책을 계산했다죠.
알고보니 서점을 차리려던 이였고,
속초의 이 서점을 느끼려 왔던 터였답니다.
아버지가 서점은 돈벌기 힘드니 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렇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그 여행자는
서울에서 문학전문 서점인 '고요서사'를 세웠다 합니다.
좋아하는 분야를 겸손히 소개하는 서점이라 하는 고요서사.
휘황찬란한 거대 서점보다,
책 좋아하는 각각의 독자들과 대화할 수 있다 하는 전문서점.
우리나라에 멋진 서점들이 정말 많지 말이죠-
<당신에게 말을 걸다>에 소개되니,
마침 서울이라 하니,
저자가 숙제를 준 것만 같네요.
강원도 어느 바닷마을 서점에서
책이 팔려봤자 얼마나 팔리겠느냐마는,
책에 대한 당신의 그 애정 어린 마음 덕분에
우리 서점은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낼 수 있었다
같은 책도 어디서 만나느냐에 또 다른 느낌이 생기곤하죠.
대를 이어오는 서점, 속초 동아서점의 이야기.
아버지의 추억을 듬뿍 담은 곳이겠기에,
저자가 생기를 불어넣으며 이어오는 장인정신이 담겨있기에
진솔한 수필집이 소탈하면서도 고급져보였네요.
속초에 가거든 이곳을 찾는다를 넘어,
동아서점을 보기 위해서라 속초에 가봐야겠다 싶어집니다.
책 사러, 꼭 가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