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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표류
이나이즈미 렌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직업표류, 일본 취업빙하기의 생존 보고서
제36회 오야소이치 논픽션상을 수상한 저자.
게다가 26세라는 나이로 최연소 수상자였다 하는데,
나이가 저랑 동갑이네요.
제가 대학에 입학하던 시기에,
딱 IMF가 왔고, 그 후로 경제가 좋았던 적이 없었기에,
그리하여 제가 취업하던 시기즈음부터 좋지 않음을 경험했어서,
일본에서의 취업빙하기를 다룬 내용이
더 실감해가며 읽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그리고 어떻게 타협했는가?
8명의 취업생들을 주인공들,
8가지의 이직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여덟 이야기를 담아낸 논픽션.
작가의 팬을 통해 서술되어 다가오는 이야기는
우리사회, 직장인들에게 많이들 벌어질 법 한
일본에서의 실화들이 다른 세상 이야기 같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성장한 것 같아요"
여덟 이야기에서, 취업빙하기에서 표류한 젊은이들의 공통점은
처음의 마음과 몇년 후의 마음이 달라지게 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성장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꿈'을 위해 노력하라는 유토피아적인 발상이 아닌
사회인으로서의 성장, 현실적인 교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회인이 되어 '사회'에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성년자가 되어 순수한 꿈은 그러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 점이 움직임을 바람직하게 바꾸게 되기도 하고,
또한 자긍심을 가지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직업표류>를 통해,
그 이상적 생각의 이상을 알게 됩니다.
오노 겐스케의 사례에서, 그의 아버지는 이렇게 이야기하죠.
지금은 예전에 비해 톱니바퀴가 천천히 돌아요.
선택지는 늘었지만 성공 확률은 낮은 시대와,
선택지는 적어도 성공 가능성이 높았던 시대의 차이,
톱니바퀴가 천천히 돈다는 건,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미끄러져 떨어지기 쉽다는 말이죠.
그렇게 안되려면 붙들 것을 찾든가 스스로 톱니바퀴를 돌려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사회초년생들도 또한 그럴지 모릅니다.
선택지가 많아도 확률이 크게 높지 않고,
그리고 사회라는 톱니바퀴에서 미끄러지지 않고자 하지만,
그러려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 보이지 않는 불안의 위협을 느끼곤 하죠.
취업했다 하여, 마음을 놓지 못하고 계속 걱정이 되어
그래서 계속 바삐 움직여야 하는 것.
시간이 지나, 그 톱니바퀴에 합류해보면,
기대했던 모습과 사뭇 다르기에 표류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기대가 어떠했건 간에, 분명 다를 수 밖에 없는 사회.
환경이 기대와 다르건, 혹은 변화했건,
결국 뛰어들었다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힘을 키우는 수밖에 없겠구나 싶습니다.
"취직했다고 끝이 아니다.
어렵게 배를 탔다면 이제 망망대해다."
자리를 잡으면 편해지겠거니 기대하며 달려왔지만,
애초에 그런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