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픽션부분 부커스상 수상 외에도
여러 작품으로 인기있는 줄리언 반스.
부커스상 수상작을 아직 못 읽어본 못난(?) 독자인 저로서는,
수상경력이 대단한 줄리언 반스의 신간을 읽어보며,
이 진솔한 작가, 이러하니 매력적인 작품을 쏟아냈다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줄리언 반스가
친구의 부모님,  고전 작가들, 그리고 부모님 등,
그가 친분이 있거나 깊이 있게 읽었던 작가들의 죽음에 대한 입장들을 이야기하며
그 이야기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우리에게 공유해주는 책입니다.
예순 두살, 적지 않은 세월을 지내온 작가가
'죽음'이라는 주제를 두고 암울하지 않게 풀어나가는
담담한 생각들.







우리는 다들 죽음에 대해 
'뭐, 차차 알게 될 날이 오겠지'로 생각했거나 말한 적이 있다.

그가 이렇게 '죽음'을 주제로 삼아보게 된 건,
죽음도 미리 생각해본다면,
조금 덜 무섭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해봅니다.
그리하여 이러저러 여러 이야기들이 전해지는데,
이야기 흐름은 그가 편하게 생각을 적어둔 분위기이고,
그래서 책을 한 번에 쭉 꿰어서 읽기보다는
여러 관점들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죽음은 물리적인 일이고,
기억은 정신적인 일이겠습니다.
저자는 지인들, 작가들의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그러인한 기억들도 함께 다뤄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죽음이 먼저인 것이 좋을지, 기억이 잊혀지는 것이 먼저인 것이 좋을지.
죽음 후, 살아있는 자들과 연결하여 
기억에 관한 이야기도 드문드문 함께 하지요.
기억이라는 것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성격이 유지되기란 어렵듯,
기억도 실제와 다르게 다뤄지기도 한다는,
죽음이 어느순간 어떻게 올지 모르듯,
기억이라는 것도 확신할 수 없는, 불확실한 대상.


그러보고면,
죽음에 대해 차차 알아간다 하더라도
과연, 닥쳐올 때 놀랍지 않으려나요?








죽음을 어떻게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지 의아하면서 펴본 책이지만,

줄리언 반스라는 따스한 마음이 은근히 느껴지는 정이 가는 작가로 마음에 와닿게 되는 건,

지나친 감성에 빠져 질척거리지 않는 담담함이 좋은 것 같습니다.


"죽음은 달콤하다." 라고 한다면,

궤변이다! 하고 이성적으로 말해주니 말입니다.

게다가 궤변이다! 하면서 그에 대해 지나친 흥분으로 글을 끌어가지 않으니,

깔끔한 담담함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네요.









줄리언 반스의 회고록으로 작가의 세월을 함께 읽어보는 책이지만,

죄송하게도, 이 책의 주제를 간편히 말하기는 어러웠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시는 독자에게 '옮긴이의 말'이 상당히 도움이 되리 싶습니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죽음과 함께 사는 방법을 말합니다.

떠나보낸 가족을 생각하며 그들과의 연결고리도 생각해보고

그리하여 그들의 역사가 나에게 이어진다는 생각도 해보게 합니다.


어떻게 올 지 모르는 일들,

죽음 뿐 아니라 그 모든 일들을 예상해보며

결국, 시간의 연결고리를 꿰고 있는 나 자신을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

적당한 감성깊이, 깔끔하다 싶은 줄리언 반스의 회고록은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해

탄산이 없는 청량감으로 읽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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