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풍속 화가 김홍도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한국편 1
조정육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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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세움,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한국편

① 조선최고의 풍속화가, 김홍도


초등 중학년 아이들부터 읽을 수 있는,

한국의 미술가들을 만나게 하는 기회를 주는 책.

우선, 이 책은 미술가를 통해

그의 작품의 해석을 읽어보게 되는 책이고,

더불어, 재밌게 읽어보자 하면 독자 나름의 해석도 해보면서

작품으로 빠져들게 되는 지식을 채워주는 책입니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읽고 울컥하게 되는지요.

미술작품의 해석만이 책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적 배경, 그의 일대기 등

한 개인이 속한 사회를 함께 따라 읽게 되는데,

그 배경이 영조~정조 시대라서 더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김홍도의 일생도 정조대왕의 상황도

재능과 열정이 있지만, 둘러쌓인 상황이

왠지 짠해지기 때문인가 봅니다.








우리가 익숙히 보았던 작품,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의 "씨름"


미술교과서로 읽었을 때와

이렇게 책으로 만나서 '시험용'이 아닌 '감상용'으로 보니

더 빠져들며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느껴지시나요? 김홍도의 '흥'이!





이 책에서는 김홍도의 작품이 정말 다양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그의 특징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천재 화가, 하지만 여유가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복잡다단한 것이 아닌

여유가 있는 구성이고,

그리하여 저자가 분석하듯, 채움과 비움이 적절이 활용되며

더불어 화면구성이 보는 이들에게 피로감을 주지 않습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꽉 채워진 클래식한 서양화가들의 그림을 보고 오면

사실, 좀 피곤합니다.

애써 눈치채야 하고, 그 수 많은 이미지가 눈에 다 들어오니,

정신이 뻥... 나가곤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한국화의 이러한 

단순하고 여유있는 비움이 참 편합니다.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한국화의 단순하여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니,

비워야 하고 심플해야 한다는 요즘, 한국화가 그 코드에 딱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국회화사 전공의 저자이기에,

책을 통해 여러 풍속화가들의 특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의 해석에 더불어 독자의 입장에서 느껴보자면,

화면구성의 대가인 김홍도는

표현하려는 포인트가 명확하고, 생생하게 표현된 김홍도는

전하는 메세지가 분명한 깔끔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또한, 그는 '삶'을 그려온 풍속화가이지요.

그러니, 그 '삶'을 얼마나 열심히 관찰했을까 짐작해봅니다.

울컥하는 이유 중 하나,

스승에게서 배우고 동료에게서 배우고

그리고 작품은 점점 진화를 거듭하는 평생 노력하고 성장하는 꽉찬 삶 떄문인 것 같습니다.










<바다 위의 신선들(해상군선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의 작품에는 신선에 관한 그림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정지된 화면이 아닌

각각의 인물이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배경보다는 인물에 집중하여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바다의 파도가 잔잔히 일고 있지만,

표현된 인물들은 모두 여유로워 보입니다.

신선이기 때문에 그런걸까요?

새참, 서당 등.. 그의 초중반의 풍속도를 보면

울고 있고 웃고 있고, 안쓰러워하고 있고,

평화로운 표정도 있고, 장난치는 얼굴들도 있으니,

인간의 감정을 여러모로 다루면서

경직성이 없고 모두 살아 있으니

그의 작품에서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여유로움에 반하게 됩니다.







이 책의 즐거움은 김홍도 하나에만 집중하지 않아서 더해집니다.

그의 동료들, 같은 영역의 한국미술가들을 소개해주며

비교를 통해 여러 작가들의 특징도 알아보게 되고,

또한 김홍도만의 특성을 더 느껴보게 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한편, 전문가인 저자에 의해 해석을 이해하게 되는 작품들에서

감히 새로이 이해해보고자 '벼슬하지 않는 선비의 풍류'를 보자하면,

선비는 곁에 문방구를 두고 공부한 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저자에 의하면 칼을 보며 세상의 번뇌를 끊겠다는 단호한 모습을 잡아본다 하거늘...

왠지 앞에 둔 붓이며 곁에 둔 책을 두고 공부를 했더라도,

이것을 '권력'인 칼로 쓸 것이 아니라, 붓도 칼도 두고

아름다운 풍류로 여유를 찾아보는 지식인이 되려는 선비의 모습이 아니련지,

선비의 여유로운 표정에서 그렇게 읽어보고 싶었네요.

사치가 아닌 세상을 아름답게 울리는 청빈한 선비, 지식인으로 보이네요.








 김홍도는 영조 시대에 출연,

정조시대에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비록 그가 중간에 중상모략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의 작품에서처럼 소탈한 모습이 생활에도 함께 했던 것인지

별다른 처벌 없이 문제가 덮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능은 두드러졌고

정조에 의해 재능이 쓰여지게 되지요.


정조임금이 효심이 지극했던 것은 역사적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극락왕생을 위해 불교화 제작을 의뢰하는데,

관례적으로 불화의 경우, 승려들의 이름만 올리게 되기에

김홍도의 이름이 딱히 적히지는 않았습니다.

더불어 사도세자에 반하는 세력의 눈치를 보며,

정조임금의 입지가 문제 되지 않기 위해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조선 천재 풍속화가 김홍도에 대해 더 반하게 되는 것은,

하나의 화풍이나 기법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의뢰인에 의해 그 색깔을 달리하는 데 있습니다.

정조임금의 업적 중 하나인 '의궤'는 김홍도의 주도하에 작성이 되었다는 것.

어쩐지, 의궤의 인물들 움직임이 각각 재미가 있다 했는데

그 이유가 있었군요.







김홍도는 정조의 인정 하에 30년을 나라 소속으로 지냈습니다.

하지만, 1800년 6월 28일, 갑작스러운 승하로 인하여 나라의 기조가 또한 달라집니다.

영조의 계비였던 정순 왕후에 의해 정조의 제도들이 모두 사라지지요.


이 책은, 단순히 김홍도의 작품 분석만이 아닌,

그 역사적 배경, 상황들이 모두 함께 하고 있어서,

단순한 미술책을 넘어서서 조선시대를 함께 읽게 되는 느낌입니다.








친한 선배인 김응환, 스승인 강세황을 잃고

그리고 정조임금도 승하한 시기인 노년.

초반에 보던 그의 흥이 가득한 그림들은 그의 노년으로 들어서며

점차 자연배경이 차지하는 배경이 커지고, 

더불어 세속을 등진 그림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으로 노년의 그림들이 소개되다보니

일생을 그림을 사랑하고 발전이 멈추지 않았던 그의 모습과 더불어,

시간과 함께 변화하던 상황이 안타까워지기도 했습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조선시대의 삶을 전해준

조선 최고의 풍속화가, 김홍도.

아이들 책으로 분류되어 있건만,

어른이 보더라도 김홍도의 매력에 빠져보며 많이 배우고 

작품을 흠뻑 느끼게 되는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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