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샬로테 - 2014 르노도 & 공쿠르 데 리세앙 수상작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6년 2월
평점 :
독일국적 유대인 여류화가 샬로테 잘로몬의 일생.
다소 기이한 가족사를 가진 그녀.
죽음의 길로 뛰어드는 엄마의 가족들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자기와 같은 이름을 새긴 묘비 앞에서,
그녀는 엄마의 이야기를 먼저 시작해봅니다.
샬로테의 엄마, 프란치스카는
쌍둥이 동생 샬로테를 자살로 잃습니다.
어떤 이유도 알 수 없는, 자살로 말이죠.
너무나 아끼는 동생을 잃고, 후에 딸을 낳아 그 딸을 샬로테로 이름짓죠.
감성적이고 희생적이던 프란치스카,
샬로테의 엄마는 동생과 같은 이름을 가진 샬로테에게
피아노를 치며 노래도 불러주고, 따뜻한 포옹으로 행복하게 키우는 것 같았습니다만.
그런데 어느날, 우울증에 시달리던 프란치스카도 동생처럼 자살을 선택하고 맙니다.
어린 샬로테는 엄마가 그저 몸이 안좋아서 돌아가셨으리 알고 자랍니다.
그녀가 사춘기가 되며,
그녀의 아버지 알베어트는 파올라라는 가수와 결혼을 합니다.
파올라는 알베어트를, 그리고 샬로테를 잘 보살피는 든든한 새엄마가 되었지요.
뛰어난 가수이고, 팬층도 두터운 파올라였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독일이 유태인을 차별하기 시작할 때,
파올라도 더이상 무대에 서기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독일 전반에 퍼지기 시작하죠.
예사롭지 않은 그림 재능의 샬로테가 예술학교에 가고,
학교에서 두각을 보여도 공개적인 상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슬픔도 함께 하며 말이죠.
예술학교에서 알프렛 교수의 애제자가 되었습니다.
독특하고 기이하고 시적이고 그리고 뜨거운 샬로테의 작품은
그를 매료시키게 됩니다.
독단적인 알프렛 교수,
대학생이 된 샬로테는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그녀가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오직 한 사람이라 새겨둔 알프렛.
그런데 알프렛은 그녀의 이름을 달콤하게 불러주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끝까지 하지 않았죠.
크리스탈나하트 비극이 시작되며, 독일군이 점령해나가기 시작합니다.
(크리스탈나아트: 1983년 11월 9일 나치 대원들이 독일 내 수만 개의 유대인 가게와 유대교 사원을 약탈하고 불태워버린 날을 가르킴p.149)
유태인에 대한 박해가 시작되고, 국경이 폐쇄되며 독일 내 유태인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됩니다.
그리하여 샬로테의 부모님들은 프랑스로 피신시킬 계획을 생각하지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프랑스 남부의 오틸리에게 도움을 받고 있으니 그쪽으로 보냅니다.
그런데 정신착란을 겪고 있는 외할머니, 샬로테는 오틸리에게서 이제 독립을 해야겠다 싶습니다.
오틸리는 은근한 사랑을 보여주던 자산가였습니다. 그녀는 비록 샬로테의 이사를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녀를 응원합니다.
잊지마, 너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거.
나 자신을 위해서... 샬로테는 머릿속으로 그 말을 반복한다.
그런데, 프랑스도 이제 예전같지 않아집니다.
게다가 독일 출신 유태인이건만 독일국적이라 하여 프랑스가 잡아들이기도 하죠.
전쟁, '인간'이 아닌 '소속'이 중요해지는 암담한 시기.
샬로테는 가족사의 짐과 더불어 전쟁의 시기에 어느 나라가 장악하느냐에 따른 부담도 무겁습니다.
이제 보살펴야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만이 함께 하고
그런데 그 와중에 또 할머니는 가족사의 한 켠을 또 장식하고 맙니다.
할아버지에 의해 알게되는 엄마의 사인 - 자살.
그리고 자살의 가족사에 지치는 할아버지에 의한 폭언들.
그녀는 버거운 삶을 살면서도 그림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
임신한 상태로 유태인의 학살을 맞게 된 샬로테.
아우슈비츠 가스실에 들어가기 전에, 정신과의사 모리디스에게 오틸리에게 전해줄 물건을 맡깁니다.
"이 그림들을 부탁해요. 제 삶의 전부니까요!"
저자에 의해 밝혀지는 에필로그.
독일의 패전으로 다시 생명의 위협이 사라지고,
파올라와 알베어트는 딸을 찾습니다.
모르디스와 오틸리에게서 그녀의 소식을 듣지요.
그리고, 그녀의 삶 전부인 그림도 만납니다.
예술로 표현된 진실. 그리고, 천재화가 샬로테의 회고전은 성황리에 끝나지요.
그리고 전해지는 그녀의 유일한 사랑, 알프렛의 소식.
달콤하게 표현하지 않았지만, 함께 있을 때,
파악하기 쉽지 않았던 그의 마음을 알게 되며
소설 샬로테는 마무리됩니다.
무거운 시대, 우울한 가족사.
그리고 천재화가 샬로테의 굴곡진 인생이라는 요소가
시를 읽듯 구성된 문장으로 더 매혹적으로 다가옵니다.
실존 인물에 관한 소설, 그리하여 전해짐이 더해지는,
소설 샬로테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