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위의 인문학 - 지도 위에 그려진 인류 문명의 유쾌한 탐험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명남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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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깨가 사뭇 부담스러운 책.

대체 내가 이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물음표 백개를 가지고 책을 펴들었습니다.

《지도 위의 인문학》 지도라는 것이 그림일 뿐이지 하는 생각에,

과연 지도와 엮여지는 인문학을 어떻게 풀어갈것인가 궁금함도 곁들어 책을 펴봅니다.





초반에는 부담에만 무게가 실려 책을 보기도 했습니다.

아직 인문학 책에는 정말 초급자인 독자인 저로서는,

고대 이야기가 나오면 부담이 크다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묘하게도 점점 빠져드는 건,

우리야 지도라는 것에 대해 김정호 정도만 기억할 지 모르겠지만,

또 이 분야에 대해서 마니아적인 안목을 가진 이들에게 있어서는 

지도라는 물건을 만드는데 노력이나, 이 물건이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들이

얼마나 흥미로울지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도가 중세부터 만들어지고,

그리고 중세에 만들어지고서 이것이 상품으로써 시장에 나오니

이 지도가 있어야 할 곳에 머물지 않고 시장으로 흘러나오는 것에 대한

교인들의 반발.



그러고보면,

지도라는 것은 그 지역을 이야기하는 다른 언어인 것이라,

단지 접어서 가방속에 넣어두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녔네요.

마치 인물을 그리듯,

그 지역을 그리고 있는 기록이기 때문이지요.






이야기는 지도에 관한 역사와 인물을 넘어

결국 우리에게로 마침표를 찍고자 달려옵니다.

땅에 관한 이야기이다 라고만 생각했던 지도에 대해

지도는 그 이상의 것이라고 깨우침을 줍니다.





앞서 언급했던 〈지도는 그 곳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게 하던

지도는 바로 <마파문디>.

비록 제대로 된 지도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각 사물들의 위치를 제대로 밝히는 지도가 아니기 떄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당 재정의 어려움으로 마파문디를 경매에 붙이고자 하니,

시민들은 반발합니다.

지도 곳곳에 새겨진 이야기들은 마파문디가 이 성당에 있어야만 한다고 믿게 하거든요.





후에 지도에 대해 영국에서 열을 올리게 되긴 하지만,

일단 베네치아에서 의식 있는 지도 제작자가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권력'의 이유 때문.

고귀한 공화국은 자기 도시 뿐 아니라 통제가 미치는 모든 지역에 대해 통치력과 부를 과시하고 싶었습니다.

베네치아 자체도 바다와 땅이 맞닿아 신비로운 곳이었던 터.

그리하여 지도제작자들의 역량이 꼭 필요한 곳이었지요.

항공 사진이 등장하기 수백 년 전, 항공사진처럼 목판화를 완성시킨 야코포 데 바르바리 등.

다른 지역을 그리기 전에 일단 베네치아부터 전문가의 열정이 스쳐 지나갔군요.








영국인 저자가 지도위 인문학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게 되는 건,

영국이라는 나라가 베네치아에 이어 지도에 대해 열광하던 역사를 지녔기도 했기 떄문인가봅니다.

비록 인도를 식민지로 삼고는 측량기술을 굳이 이용하여 동인도주식회사를 가동시킨 것은

정치적 목적을 겸했기에 식민지로 서러운 역사를 지닌 한국인으로서는 그리 곱게만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역사적인 배경을 제하고 보자하면,

런던 도시 곳곳을 그림으로 그려두는 지도.

지하철 노선도 조차도 회화처럼 보이던 예전 지도가 수학, 지리학을 넘나드는 예술작품으로 느껴지게 되는군요.

<회로도>라는 단순화된 지하철 노선도가 되기까지

길잡이 역할을 하는 세밀함이 대단하다 싶습니다.







지도화 시키겠다 하는 열정은

뇌의 활동 영역까지로 뻗어나갑니다.

지도는 단지 목적지로써의 장소만을 보여주는 진술이 아니었군요.

우리 머리 속 뇌의 활동 영역도 또한 구획화하여 지도로 알려주게 되니,

지도 위의 인문학이라 하여 지도가 단지 사회 역사와만 관련있는가 했지만

그러고보면 기호로 알려주는 모든 것이 지도로 그려질 수 있는 현재진행형의 암호였던 것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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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부키 2016-01-2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소재같습니다. 읽어보고 싶네요.

해피클라라 2016-01-22 12:33   좋아요 0 | URL
:D 그쵸~? 지도를 가지고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올줄은 싶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