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웃었다 - 오늘, 편애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
장우철 글.사진 / 허밍버드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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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서, 웃었다 》

제목부터 느낌이 전해지죠.


편애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

책은 일기처럼 날짜가 매겨져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들을 담아둔 책.

저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이들에게는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0차원 점처럼 가만히 그 자리에 서서 그 순간에 빠지는 것이 참 좋아집니다.

책은 일기같은 기록들인터라, 시간이 흐르는 와중에 쓰여진 순간의 감상들입니다.

그리하여 그 순간, 좋았던 점들을 작가를 통해 찬찬히 함께 좋아해봅니다.


12월 말부터 1월로 접어드는 시기를 시작으로 생각되는 이 책은,

낮게 침투하는 겨울 햇빛을 받으며 펴줘야 할 책이겠다 싶어집니다.

배깔고 누워, 날짜를 보며 각 페이지에서 알려주는 그 시기를 기억하며 말이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구분지어보며 그 속 일기형식으로 글을 전해주니,

1년이 시작되는 지금, 다가올 봄부터 앞으로의 계절들을 

머리속에 담아보며 차분히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답니다.






나는 이 신발을 애완한다.


이런 감성,

신발이 예뻐서 샀지만 일부러 작은 신발을 삽니다.

꺼내보기만 하려고 말입니다.


작가는 사진을 찍는 에디터입니다.

아름다움을 담아낸 사진과 함께

'좋아서' 라는 느낌이 흠뿍 담긴 짤막한 글이,

누구든 그러고 싶은데 쉽지는 않은 편애의 행동들이 부러워집니다.








가족이야기가 드문 드문 나옵니다.

그래서 더 좋더랍니다.

오남매, 12년 나이차이의 남매들.

사진 속 셋째, 넷째, 그리고 다섯째.

셋은 꽃을 들고 활짝 웃고 있습니다.

엄마가 떠준 도꾸리(스웨터)를 입고 말이죠.


사진 속 웃는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그렇지만 기쁨 가득한 사진에 하하하 웃게 되는.

사진 한 장을 보며 다시 웃어볼 수 있으니,

편애하지 않을 수 있나요. 

저도 언니와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4월 9일, 

벚꽃 맞으러 부여를 가다가

강원도에서 눈이 내린다 하니, 바로 홍천행.


벚꽃들 날린다 하는데

봄인데 눈이라. 

더 마음이 가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아서였을까요?


길게 길게 쓰여진 책이 아닙니다.

그러니, 느낌은 읽는이의 자유... 여도 되겠죠?

어쩌면 아무 이유 없을 수도 있고요.

하늘은 4월인데, 눈이 얕게 덮여진 산의 정경.

좋지요.






'편애' 느낌은 '개취' 느낌이 있죠.

기록으로 남겨진 편애하는 것들에

이렇게 웃고 있는 스마일 빵은 들어갈 수 없음에 안타깝습니다만..

난 별룬데?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솔직함이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다 좋다 하니깐 좋다고 이야기해야 하는 심정이 아닌,

그래도 "나는 찌개가 좋다" 이야기하는 떳떳함.



전, 편애하는 것들에게 미안해집니다.





5월 15일 스승의 날.

선생님의 편지를 공개해줍니다.

경상도 상주 출신 선생님. 단신이었으나 강단이 있어 보이는 삼성 라이온즈의 팬 선생님.

선생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선생님을 만나셨군요.



날짜에 따른 회상들, 기록들.

일기라는 것이 그 날의 기록이지만,

책 전반으로 읽어보자면,

자유로운 글에 무개감의 인생을 엿보게 되네요.

그는 긴 끈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온 것 같습니다.

선생님과 몇 년전 까지도 연락을 이어오니 말이지요.







18세기 파리엔 마리 앙투아네트.

21세기 논산엔 마리 엄투마네트.



그가 꽃에 식가견이 있을 수 밖에 없었나봅니다.

요술양말 신으셨던 어머니가 화분을 이렇게 함께 하고 계시니.

붉은 장미와 함께 센스있게 함께 하신 어머님.

초여름의 느낌 가득이시네요.








산문으로 글이 전해지기도 하고 하고

혹은 없기도 하고,

혹은 짧게 있기도 하고.



분명한 건, 사진이 함께라서

기록된 날짜와 더불어 사진을 보고

그리고 계절을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은,

이야기 흐름을 타고 넘어야하는 시간들과 또 다른 느낌이었다는 것입니다.

빨리 넘기면 오히려 안되겠어요.

마냥 보면서 느긋하게 빠져보는 것이 미덕인 것 같네요.



여름의 강렬한 느낌.

사진으로도 아 눈부시다- 느끼게 되고.

엄마라 그런가 후덜덜 떨게 하는 말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만 허용되는 단어 - '여름방학' 

후덜덜 떨면서도, 여름방학이 벌써 기대되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12월 31일을 지나고

그리고 1월 2일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이야기합니다.


시작은, 예뻐서。



1월, 시작하는 달입니다.

좋아서 웃게 하는 편애의 대상들이 있었던가

새해를 시작하는 지금,

드문드문 기록해보고 싶어집니다.

편안히 읽으며 시간을 소중히 생각해보게 하는 책,

《좋아서 웃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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