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김정운' 교수는 언론으로 먼저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책을 지난번 책으로 만났을 때는, 이번보다는 무개가 덜했던터라,
이번에도 여전히 살짝의 유머를 싣고 책이 쓰여졌겠거니 기대했습니다.
물론 무겁지만은 않습니다만,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더 심리학적인 이론을 여럿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이다 싶은 중년남성(?)의 글.
교수직을 때려쳤다하는 소식 후, 일본으로 그림 유학 중 외로움을 겪던 4년.
거처도 하는 일도 바뀌다보니, 그래서 더더욱이 책이 풍부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평균수명 100세로 치닫는 노령화 사회에서는 워낙 외로움에 대비해야 한다는 
혼자 밥먹고 놀더라도 괜찮다 하는 일본에서 지내다 보니..
그리하여 그 장소에서 홀로 유학을 하며 오히려 그 격한 외로움에
자신을 살펴보고 생산적인 시간을 지내며 외로움을 즐기고 있는 저자.





이번 책은 일본에서 생활하며 남겨진 책인터라,
그리하여 독자는 읽는 재미도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 분명 비슷한 면도 있겠으나
그리하여 동북아시아로 둘러서 무언가 해볼만도 하지 않을까 싶으나

식당에서 '이모~' 부르며 앵기는 우리나라 문화와 달리
국물 더 주세요 하더라도 얄짤없는 일본.
흥!  다시 찾지 않게 된 식당이 있으나,
1년 내내 세 가지 메뉴만 파는 학교 앞 
국물 더 주는 식당을 찾기도 하고.

다른 국가 맞습디다.
비슷한 듯 참 많이 다른 일본.






독일에서 심리학 유학을 하고 일본에서 미술 유학을 한 '한국인'
그리하여 독일(서양)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비해
일본의 아사세 콤플렉스를 설명하며 일본을 이해하게 됩니다.
어머니에게는 도전하더라도 아버지에게는 지켜주는 신과 같은 존재로 추앙하는 문화.
그렇다보니 지금 당장은 '아베'정권에서 억지부림 극우파 끝을 보여주며 우리 신경을 긁는 것을
일본내에서 비난을 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나랏님 하시는 것을 그냥 덮어놓고 믿곤 하죠.

그런데 우리 문화에 대해 짚어내는 설명이 어찌나 재밌던지요.
'홍길동 콤플렉스'
도무지 부정할만한 아버지조차 없고,
허약한 아버지는 나라를 빼앗기고, 독립도 남의 도움으로 겨우 가능했으며
그런데 곧바로 같은 민족이라 하는데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겠는 상황이라
서로 죽일 듯 머리채 잡고 싸우니...

그렇다고 그가 이런 한심한 나라라며 부정으로 치닫지는 않으니
그래서 독자로서는 한쪽으로 빠져 어둡게 파고 들어가지 않아
읽고나서 공감을 보내면서도 심각하지 않아 좋다 싶습니다.






'금지에 대한 금지' 주제의 글은 일본과 한국에 대한 기술 또 하나.
독일에서도 '나인'에 환장하겠던 한국인은
일본에서의 '다메'에 대해서는 미안한 얼굴로 반대를 당하니,
그나마 낫다 생각은 하며 지금을 보내고 잇습니다.
그런데 이 금지에 대한 일상.
그리하여 안되는 것 투성이인 일본에서는 원래 그렇구나 하는 듯,
학습된 무기력으로 민중이 참 조용하다고.

우리의 법은 일단 일본식.
그리하여 안된다 하는 것 투성이이기는 한데,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순 '개뻥'
시끄러운 우리나라에서는 뉴스만 보다보면 울화통이 터지게 되곤 합니다.
고백하건데, 무조건 찍어누르고 보자 하는 고자세 갑질 못지않게
뒤집어 엎어 새 세상 만들자며 까부수겠다 하는 구호도
참 질력난다 하던 1인 중 하나였더랍니다.
끊임없는 금지에 시비를 거는 '시끄러운 한국'
그의 생각을 보니, 그렇네요.
그나마 이렇게 주체적인 삶들이 모여서 그나마 살아 있는 나라이니 말이죠.
물론 영영 해결 안되서 대립으로만 유지되는 건 문제겠지만,
아니다 싶은 금지에 시비를 걸어보는 정신에 대해서 다른 시각을 갖어보게 되네요.







'시기사회'에 대한 분석도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쌤통이다' 하는 심리, 샤덴프로이데. 이 단어는 독일에만 명확하게 나오는 단어라고 합니다.
유럽 어느 나라에서도 이 못된 정서가 한 단어로 나오지 않는데, 
남의 고통을 즐거워하는 이 단어는 유일하게 독일에만 나온다고 합니다.
이 정서는 '시기심'과도 관련이 있으니..

우리사회는 특히 시기사회.
집단사회가 워낙 급변하게 요동치기도 했던 역사적 배경으로 보건데,
왜 쟤는 되고 나는 안되냐 하는 경쟁, 시기가 만연해 있지요.
그리하여 겸손은 공격받지 않기 위해서
괜한 질투심으로 해코지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래서 겸손해야 했던 것.
인간의 품격의 수준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살아남기 위해서 겸손해야 했습디다.






중간 중간 그의 미술 작품들을 보면서
부러운 인생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정리하고 또 다시 배웁니다.
그리고 평생 배우겠다고 책의 말미에 선언을 합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졌기에, 계속 배우고 노후대책을 세워야 하기도 하고..


일단, 문화심리학 책인터라, 공감이나 이해가 쉽게 되었더랍니다.
심리학 베이스에 삶의 시간을 중간즈음 지낸 중년남성의 책.
우리 사회의 삐걱대는 부분들을 부담없이 짚어보자하니
교양서적이겠건만 김정운 만의 느낌으로 깊이와 유머를 동시에 갖추며 
전문이론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읽어보았습니다.







너무 바쁘게 살고
너무 엮여있는 우리들.
왠지 그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항상 쫓기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천천히 즐기며 살자,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책들이 물론 많이 있습니다만,
에세이인 듯 어렵지 않게 쓰여진 <김정운의 주체적 문화심리학>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재미있게 읽었건만 뭔가 지적인 인간이 되는 것 같은
교양서적이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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