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은 조선을 수탈했을까? - 조선 농민 연합회 vs 조선 총독부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2
김인호 외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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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52. 왜 일본은 조선을 수탈했을까?

■ 조선 농민 연합회 vs 조선 총독부



이 책은 특히 많은 생각이 들게 하던 책입니다.

아이는 과학공화국 법정 시리즈는 아이가 많이 읽어서 인기시리즈구나 알았는데,

역사공화국은 처음 접해봤거든요.


게다가 이번에 읽어보기를 광복70주년 시기에 걸맞게

왜 일본은 조선을 수탈했을까?

 조선 농민 연합회 vs 조선 총독부 

교과서 속 역사 이야기를 법정에 세우며, 

양측의 주장을 들어본다는 설정이 재밌더라구요.






물론 주제 자체는 재미있다 라고 하면 안될 말씀이다 싶기는 하네요.


법정에서 다루는 주제는

* 조선 땅, 빼앗은 적 없다

* 그 많던 쌀은 어디로 갔나?

* 일제 덕에 농민 생활이 나아졌다고?


조선 땅, 빼앗은 적 없다, 우리는 조선에 도움을 주었다 하고 주장하는 조선총독부.

아직도 일본 일부 극우파는 그렇게 주장할지도 모르겠네요.

어찌보면 이 책은 현재진행형으로 논의되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어지기도 해요.

법정에서 역사근거를 보며 판단해보는 주제들이라,

양쪽의 주장들을 보며 알아가게 되는 역사책입니다.






역사공화국은 교과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했지요.

그리하여, 교과서의 어느 부분에서 다뤄지는지를 직접적으로 알려줍니다.

중학교 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에서 다뤄지고 있는 주제네요.






조선 농민 연합회 대표 김매기씨,

일본 제국주의와 총독 통치에 의해 조선 농민이 받은 고통을 밝히고자

오진실 변호사를 찾습니다.

법정에서 역사를 판단해봅시다!

 조선 농민 연합회 vs 조선 총독부 







원고: 조선 농민 연합회, 대리인: 오진실 변호사

피고: 조선 총독부, 대리인: 나카무라 변호사


■ 청구내용

(전략)

조선 농업 정책을 담당한 조선 총독부와 그 추종자,

그리고 식민지 미화론자들에게 조선 농민에 대한 범법 행위에 따른 죄를 묻고자 하며,

그래도 피고 측의 반성이 없을 때에는 공문서 위조죄로 재판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소장> 접수 형식으로 시작하네요.

법정을 배경으로 역사를 논한다는 설정은 특히 아이들에게도 더 가르침이 많다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법정이라는 것은 각 측의 주장을 들어볼 수 있고 근거를 찾아볼 수 있지요.

우리의 슬픈 역사이지만, 감정적으로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근거를 토대로 

이성적인 접근을 할 문제일 것이라 말이지요.







조선의 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피고의 증인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데라우치는 조선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밤낮으로 애썼다고 주장을 하죠.

천수답(빗물에 의해서 벼를 심어 재배할 수 있는 논)에 농사를 짓는 기술 대신에 우수한 볍씨와 농업 기술을 전파했다고 말입니다.

아이는 다 어이가 없었지만,

특히 고양이 쥐 생각하듯, "조선을 위해 애썼다"하는 이 장면이 가장 어이가 없었다 하네요.


그리고 이어 나온 증인, 어기짱 농림국장에 의하면 토지조사 사업으로 

조선의 근대화에 힘썼다고 주장을 합니다.


물론, 조선의 제도가 근대화적인 면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토지조사 사업이라는 것이 나름의 의미는 있었다 싶기는 합니다만,

문제는 실행을 하면서 소유자들이 납세 하기 어려운 세율에,

더불어 농업신기술은 자본이 없으면 비료를 살 수 없고, 

또한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기술이었기에 농토가 황폐화 되기도 하였지요.


한국사법정을 통해 근거가 제시되고 논리가 오가는데,

대충 알고 있던 역사를 꼼꼼히 알아보게 되는 기회이다 싶습니다.





두번째 공판에서, 산미 증식 계획을 논합니다.

자료에 의하면 산미 증식 계획은 쌀의 생산을 증가시키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 기저에는 일본에서 공업 발달과 도시 인구 증가로 심각한 식량 문제에 부딪히고,

따라서 그 산미 증식 계획의 목적은 사실, 자국을 위한 식량 공급처였던 셈이죠.


게다가 쌀 생산이 증가하였다 하여 그 생산량이 조선에 머문 것이 아니라

군산항에 드나드는 배를 통해 일본으로 빠져 나가게 되었습니다.

소장농들은 60% 이상을 지주에게 바쳐야 했고, 

거기에 지세나 각종 잡비, 고리대를 포함하면 70~80%를 수탈당한 실정이었습니다.

일제는 지주를 옹호하며 불합리한 제도에 눈을 감으니,

농부들은 생활이 어려워서 쌀 팔아서 잡곡 사다 끼위를 때우게 되었죠.

제도 때문에 실제 일하는 사람들이 생활이 계속 나아지지 않고 곤궁해지게 된다는 것을 보면, 

조선 총독부가 어찌 조선을 위해 일했다 할 지요?






1931년, 만주사변을 전후한 시기부터 병참기지화로

한반도는 일본의 대륙 침략 및 태평양전쟁을 위해 뭐든 수탈당하는 시기를 맞습니다.

풍작으로 생산된 쌀은 해마다 생산량 40% 이상이 일본으로 유출되니,

조선인들은 그 부족분의 일부만을 잡곡으로 받아오게 됩니다.




이렇게 책의 말미로 오며, 왜 일본은 조선을 수탈했을까?

제목을 되짚어 생각해봅니다.

일본의 식량수급 문제였기도 했고, 후에는 전쟁을 위한 자금확보를 위함이기도 했죠.






양쪽 주장이 마무리 되고,

역사공화국 한국사 법정의 판결문이 발표됩니다.



■ 주문

본 한국사법정은 원고 조선 농민 대표자 연합회가 피고 조선 총독부를 상대로 제기한 

조선 농민의 궁핍과 고통에 대한 책임이 조선 총독부에 있음을 인정하는 바이다.







책을 모두 읽고 나서, <한 걸음 더! 역사 논술>을 펴봅니다.

미곡 생산과 일제의 수탈량을 나타낸 그래프를 보며,

생소한 단어는 찾아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화전민.. 책에 설명이 따로 나옵니다.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법정에 역사주제에 대해 진실을 판가름한다니,

흥미로운 구조의 역사책이더랍니다.

자료를 근거로 주장을 하기도 하니, 아이에게 자료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모습을 알게 되기도 하고요.

역사 논술을 통해 법정에서처럼 스스로도 해석하여 주장근거를 마련하는 기회를 누려보았네요.




현재도 우리나라는 친일파 세력에 관해서 말끔한 정리가 되지 않고,

독립에 애쓴 분들에 대해서도 합당한 대접이 있지 않다보니,

일제강점기는 근대사, 현대사로 계속 이어오게 되는 역사이다 싶습니다.

그리하여 최근의 역사에 대해 현 일부 세력에 의해 역사가 가려지기도 하고는 하지만,

그럴수록 중립적인 입장에서 역사를 바로 바라볼 수 있는 책을 찾아야겠다 싶습니다.

껄끄러운 관점이라 하여 덮지 않고 알아가고 반성하는 것은,

징비록에서 유성룡이 우리 후세에게 당부하듯,

역사를 통해 후세는 다른 슬픈 역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교훈삼기 위해서이겠지요.

책 속에서 지주들의 자기 배 부르기가 정의로움보다 우선으로 가는 행태들이 증언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외부의 침략이라는 것이 있을 때, 내부의 적이 더 문제이기도 하죠.

우리 스스로, 우리 사회를 정의롭고 바르게 잡아주어야 힘을 갖출 수 있으리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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