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하면 안 되나요?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마스다미리 신작 에세이 :D

뭉클하면 안되나요?


마스다 미리 책은, 볼 수록 빠져들어요.

이 책도 또한 그러한데요.

특히 30~40대 여성들이 뭉클하는 순간들을 담아내는데,

저는 동세대이다보니, 보면서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요.



게다가 표지부터가 웃음을 주는 한 컷.






"빨대, 사용하지 않으세요?"

일상에 '뭉클'의 순간.
"남자가 빨대로 마시면 꼴불견이지 않습니까"
하고 이야기하며 남성다움을 뿜어내려 하지만,

책 띠지를 넘겨보면 또 다른 한 컷이 보여요.
"앗, 깜빡했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마스다 씨는 귀여워~ 하고 생각하죠.
작은 순간들 뭉클해지는 시간.
이 책은 단지 사랑스러워서 뭉클하다만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여러 순간들에서 '뭉클'하다고 뭉뚱그려 볼 수 있는 감정들을 이야기핸답니다.




<<멜론주스에 뭉클>>

멜론이라는 과일은 예전에는 고급과일이었던 터,

멜론은 아직 고급 음식으로 추앙받고 있을까?


'도라에몽'에서 멜론은 사치품의 상징.

그리고 진구가 오후 세시의 간식으로 먹으며 감격하는 그런 대상이지요.

그런데 지금은 말차 카라멜이나 멜론 카라멜이나

거기서 거기인 그냥 과일의 한 종류.



그러다가,






생과일 주스에서 멜론주스를 받으며

감격하고 있는 남자 어른을 보면 참 귀여워보입니다.

아마 이 귀여움은 공감이 가서 그렇겠죠?

우리 같은 세대이잖아요~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귀했던 가치가 귀하게 느끼고 있는 한 어른.

그 가치가 느껴지던 그 시대를 생각해보니 설레이며

뭉클.









잘 모르는 땀에 뭉클.

남성이 흘리는 땀을 보면 뭉클하다는 여성의 마음.

그리고 나이에 따라 좋아하는 '땀'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



10대, 운동 잘하는 소년들의 땀을 보며 뭉클.

그리고 젊은 시절에는 열심히 영업하고 오는 이들의 땀에 뭉클.

그리고 이제는 그냥 데스크에 앉아서 일하는데도 땀이 나니 뭉클.



어디선가 열심히 하는 남자들을 보면서

왠지 짠해져서일까요?

뭉클이라는 것, 열심히인 이들을 보며 감동해서 받는 느낌일 수도 있고

짠하다는 안쓰러움이 곁들여서일 수도 있고요






게다가 이번에는 길에서 뭉클하는 장면.

양자역학 책을 펴 든, 할아버지를 보며


공부하는 할아버지에게 뭉클해집니다.

병원 대기실에서 '양자역학'이라니.

저도 그런 할아버지를 보면 뭉클해질 것 같아요.

책을 읽으시는 할아버지를 목격해도 뭉클인데,

양자역학이라! 호오..!






한 번은, 계산대에서.

오른쪽, 왼쪽 두 쪽에 할아버지는 비어있는 쪽이 아닌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오른쪽 계산대로 자리를 한답니다.

그리고 오른쪽 계산대 청년은 할아버지 얼굴을 보고는,

아무 말 없이 선반에서 담배를 스윽 꺼내서 내려놓지요.


할아버지의 취향을 기억하는 점원.

담담하고 묵묵하지만 사실 기억하는 자상한 청년의 모습에

뭉클.



마스다씨, 맞아요! 이런 모습!!

"난 널 기억해"하고 말로 하지 않더라도,

아무말없이 담백하게 기억해주는 모습, 참 뭉클해요!







이번에는 마쓰다 미리의 느낌이 좀 더 진한 이야기.

남자의 가슴털이 섹시하다고 이야기하는 그녀.

젊을때는 이런 얘기 잘 하지 않게 되지만,

30,40대 연령이 되면, 그런 이야기 -

'가슴털이 섹시하다' 이야기하는 것 그냥 그렇다~ 하고 이야기해 볼 수 있게 되지요.



그런데, 이럴때 -

"아, 나, 가슴털 있어요."

수줍은 듯 보고하는 남자에게



'이 얼마나 멋진 대시인가'  뭉클!

물론 그 전에는 흠찟- 놀라기는 해요.


그 존재를 발견하게 되다니,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해주다니!

물론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지요.






있는지 없는지까지는 묻지 않았는데...

유난히 이 그림에서는 얼굴의 눈이 점처럼 보였어요.

조금 부끄럽다 하는 느낌이 살아서 그런걸까요?

담담히 이야기하는 가슴털 남자.


흠찟 놀랐던 그녀의 속 마음.

있는지 없는지까지는 묻지 않았는데...



마스다 미리의 담담한 유머가 웃음을 풉 터지게 하더랍니다.

달콤새콤한 설렘이 가득한 그녀의 에세이,

뭉클이라는 단어의 쓰임이 다채롭게 해석이 되는 재미가 가득.

그리고, 일상에서 뭉클한 순간을 공감하게 되던 시간이었기도 하고요.


내가 특히 뭉클하던 순간은 어떤 경우이더라...

어떨 때, 뭉클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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