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순 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 70대 소녀 엄마와 40대 늙은 아이의 동거 이야기
최정원 지음, 유별남 사진 / 베프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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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하죠?
'말순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70대 소녀 엄마와
40대 늙은 아이의
동거이야기



이 정도 설명이면, 어떤 글일지는 분위기는 대략 감이 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에 따뜻해지는 감성을 깨워보고자 추천하고픈 책이랍니다.
말순씨는 저자의 어머니.
남편으로 착각한다~ 라지만, 보다보면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
소녀같은 엄마의 모습에 마음이 짠해지는 책이지요.








말순씨의 남편, 일랑씨
저자의 아버지.

책의 전반에 의하면 아버지는 그리 성격이 좋은 이가 아니었고,
더불어 크게 사업을 하다가 말아먹기도 하여
유산은 빚 밖에 남지 않았죠.

하지만 분명한 건, 일랑씨에 대한 말순씨의 마음.
분명 그가 성격이 좋지 않았다 하며 미운 마음이 있고
또한 바람을 피우기도 했기에 미운 상대일 수 밖에 없으나,
그럼에도 말순씨는 그리움의 대상인 일랑씨를 마음에 꼭꼭 담아두었답니다.


'그래도 당신만을 사랑했어...'
일랑씨가 하늘로 떠나기 전, 말순씨에게 남긴 한 마디.
말순씨는 일랑씨와 사이가 좋지 않았음에도
일랑씨의 그 한 마디가 아직도 말순씨에게 진한 추억으로 남깁니다.






말순씨는 책임감과 정이 엄청난 어머니.
그렇다 해서 조용조용한 그런 엄마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티비 드라마를 보다가 욕을 욕을 어마무시하게 하기도 하고
저자에게 무조건 오냐오냐 하는 엄마는 아니었던 터.
하지만 식사는 뻑적지근하게 차려오고,
그 식사 상은 일랑씨를 위한 것일 줄 알고, 
일랑씨를 떠나보낸 후에는 다를 줄 알았지만
저자를 위해 그 가짓수는 줄지 않다죠.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배불리고 싶은 엄마의 마음.


물론, 이렇게 포근한 모습만 보여지만은 않아요.
서로 다른 식성이라던가, 아킬라스건을 건드리기도 하곤 하지만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말순씨가 자식을 사랑하는 모습이
참 담백하고 웃음 지어지는 흐뭇한 모습으로 보여지기에
읽다보면 내 어머니도 생각나고
동시에 내 자식들에 대한 마음도 다시 돌아보게 되지요.


빚을 유산으로 받았음에도
억척같이 일궈내어 '사람답게 살겠다'하는 집을 사게 되고요.
잡지사, 출판사에서의 작가인터라 읽으면서
부담없이 읽혀나가는 글이 재미났다 싶습니다.






당신은 꽃이었습니다.
이별이 찾아오기 전까지
오래오래 살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우린 서로에게 중독되었습니다.
행복한 중독!


늙은 아이는, 소녀같은 엄마에게 기대는 듯 하면서도 삶의 즐거움을 주는 존재였고
소녀같은 엄마는 언제나 늙은 아이를 의자처럼 기다려주며 쉬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미혼인 늙은 아이의 모습에 속상할 때가 있더라면
그저 <천수경>을 외고 있는 말순씨.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을, 아들이 담아내서 그런걸까요?
저자가 출판계에 있으니 글이 재미있을 수 밖에 없을 수도 있지만
아마도 막내 아들이 담아내는 글이라,
엄마에 대한 짠한 마음도 응석부리는 마음도 담겨있어서
그간 읽어보던 엄마에 대한 딸의 글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감동을 위하는 의도하는 글이 아닌
담백한 글임에도, 눈시울이 붉어져보기도 하고
웃음을 지어보게 되기도 하고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읽어보기 좋은
에세이 한 권, 말순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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