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이순원 지음 / 북극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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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 있나요?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오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요.
왠지 모를 콩닥거림을 느끼게 하는 수줍은 하트의 책, 첫사랑.

이 책은 초등학교 첫사랑,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떠올리며
중년이 된 어른들의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이야기랍니다.







주인공들은 강릉 작은 초등학교 친구들.
'지즈바들과 간나들'이라며 강원도 말투가 간간히 섞여나오는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책이랍니다.
표준어라 하는 서울말로 이야기하기보다, 옛시절을 회상하자면 저자의 고향이 독자들에게 더 정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동창모임을 합니다.
어린시절 어렵던 시절들을 다 같이 지내왔던 터라
어떻게 어떻게 연결이 되어 모이는 친구들이 마냥 반갑기만 합니다.


모인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모인 후 그동안에도 못봤던 친구들을 만나자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은봉이와 호일이가 이번에 함꼐 하게 됩니다.
은봉이는 정수와 가까운 동네에 살았더랍니다. 가까운 동네에서 카센터를 운영한다 하는 친구.

그리고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모이면, 
그 시절의 예뻤던 친구 이야기도 하게 되곤 하죠.

"그때, 정말 이뻤다. 자현이."

자현이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이 동창모임에는 안나오니 그녀에 대한 소식들은 이러저러 이야기들 뿐이지요.
은봉이도 자현이가 나오지 않아 아쉬워했고요.





한편, 작가선생님으로 통하는 정수에게 한 친구가 전화가 오지요.
강남에서 잘 살고 있는 미선이의 전화였어요. 미선이와 정수는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답니다.

책 수정을 부탁받은 정수는 미선이와 강원도 말 이야기를 하지요.
작가는 중간에 강원도 말을 사투리라 하며 규격에서 벗어난 듯 흘러가는 현실에 아쉬워했습니다.
사실 저도 그래요. 각 지방의 말들이 표준말이 아니다 하며 없어질까봐 아쉬워지곤 합니다.
표준이라는 게 뭘까 싶어지고 말이죠. 그 말들만의 느낌.

굴암 한 남박.
물론 생소한 말이긴 하지만, 우리 문학이 이러한 늬앙스를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해봤네요.






정수는 아버지 생신때문에 강릉을 다시 찾습니다.
그리고 강릉을 찾은 김에 자현이를 만나죠.


"너 원래 사람이 이렇게 편했냐?"


남자들이 예뻤다고 기억하는 자현이는 첫 결혼에서 사별을 하고 두번째 결혼에서는 힘들게 마무리를 했지요.
그러면서 가녀렸던 그녀는 씩씩해져있었고, 아마 그래서 지금은 그렇게 편한 사람이 되었던걸까요.
은봉이는 초등학교 졸업하고 몇 번을 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현이는 은봉이를 못봤을 것이라 했죠.
은봉이는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여력이 없었고 그래서 홀로 공부를 하기도 하고,
복싱 선수가 되어 대회에도 나가기도 하면서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한 사실들, 자현이는 몰랐을 것이라 하는데..
자현이는 또 반대로 이야기하죠. 은봉이는 아마 나를 못봤을 것이라고.


예쁜 동창 자현이, 그리고 은봉이.
옛날 추억이기만 했던 그 시절의 풋풋한 마음이 중년이 된 그들에게 다시 반짝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으로 삽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푸른 여름만큼 생동감 느껴지는 마음을 담은 예쁜 책,
첫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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