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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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아들에 대한 책들은 참 많아요.

아들 둔 엄마 입장으로서 기를 쓰고 책을 읽었지요.

그런데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아이들 다 커서 결혼하고 나면,

결국 내가 제일 관심 가져야 할 사람은 남편인 것이죠.

남편에 대한 책들이 나오면 이제 기를 쓰고 읽어봐야겠다 생각이 드는 이 책.

솔직하지만 듣다보면 빠져드는 김정운 교수의 책이니,

제목에 예민하지 않게 받아들이며 책을 열어봅시다.






건강한 사회는 각자의 '내 이야기'가 풍부한 사회이다

텔레비전에서 본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남편도 저렇게 감수성 강한 사람인데 싶어서,

그의 이야기를 보며 남편을 생각해보게 되더랍니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글을 쓴다 하니,

그의 아내는 "정말? 나는 만족하는데..." 하는 반응을 했다죠.

그리고는 덧붙이던 말, "아주 가끔"

신혼이 지나고 결혼생활이 무르익으면

생각과 다른 반려자의 모습에 실망도 하게 되는 것이

남편과 아내의 모습이다 싶습니다.

저자만의 이야기는 아닐지 모릅니다.





'행복이 무엇인가'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저자의 이야기.

그는 호텔침실 같은 방을 꾸미고 싶었답니다.

조르고 졸라 그는 조명을 바꾸고, 하얀 침구를 구비하였답니다.

그리고 정말 행복하다고 합니다.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을 보면,

아이들에 비해 남편에게는 할당되는 선택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누리겠다 하는 주의는 아니다보니

남편에게도 무의식적으로 지나쳐버렸던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사치가 아닌 이상은.. 남편에게도 생활을 즐기게 해줄 취향을 맞춰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발 넋 놓고 살지 말지어다! 

희랍인 조르바가 이야기하는 명언.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리다 보니,

현실은 수단 정도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목표가 있는 것은 물론 삶의 중요한 태도이겠지만,

그 이르는 여정을 무시하며 행복을 저버리지 않기를 말합니다.

저자는 어느날 교수직을 던지고 놀아보겠다며 자신의 삶을 즐기는 사람이었다는 것,

전에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 이후, 그의 실천적인 행복추구에 감탄을 했었답니다.

괜한 두려움 없이, 삶의 여정을 즐기는 태도.

저도 남편이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네요.





고등학교에 읽었던 책 속,

토니오 크뢰거의 모습은 저자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물론 토니오 크뢰거는 삶에 냉소적인 태도로의 한 마디였지만,

역시 교훈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인가봅니다.


'난 지금 무척 성실하고, 아주 생산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이게 도대체 어쩄단 말인가'


저자는

성실하고 생산적이다 하는 기계로서의 관점으로 삶의 목표를 두지 않습니다.

놀아야겠고 생각해야겠고. 

그는 삶을 즐기는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책 전반을 읽다보면

지독한 외로움을 겪어보았기에,

또한 책도 많이 읽어보고

그리고 또한 생각을 많이 해본 사람이었기에
주어진 시간을 가치있게 보내는 것이 
나 자신의 관점에서 어떠한지를 아는 것 같았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 주위를 둘러봤다.


중년남성.

그는 남자로서의 이야기를 참 진솔하게 쓰고 있답니다.

기혼자들이 보면 특히 공감갈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알려준답니다.



중간중간

씨익 웃어볼 수 있는 위트가 함께 하고 있어요.

감성을 잘 아는 글들.

누군가 방해하는 환경이 없다면

책을 붙잡고 냉큼 읽어나갈 재미있는 저자의 이야기이지요.






아! 그래도 우리가 계속 함께 사는 이유는 감탄하고 감탄받고 싶어서다.

서로 살을 부대끼는 관계 속에서 그 작은 감탄을 얻고 싶어 가족을 꾸리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현격하게 다른 점이라면

바로 감탄한다는 것.

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 그렇지 그래! 하고 교감을 나누고 느끼고,

이것이 인간이 동물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 감탄이 오갈 수 있는 가장 진실된 관계는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그가 제목은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라고 하지만,

가족이, 그 중 평생의 반려자라는 진부한 표현이라 해도 그밖에 어느 표현이 맞겠냐 싶은

아내가 그에게는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라는 결론으로 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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