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한입 더 - 철학자 편
데이비드 에드먼즈 & 나이절 워버턴 지음, 노승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와작. 철학 한입을 먹고 보니 또 한입 와장.

그리고 세입 내입 계속 먹어야만 하게 하는 책이다 싶습니다.

철학이라는 분야. 참 오래된 학문인데, 그러다보니 갈증이 많은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철학을 쉽게 시작하게 해주는 책, <철학 한입 더>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는 누구입니까?

이렇게 철학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시작하는 캐주얼한 책. 

대담형식으로 이어지는 철학자들에 대한 철학자와의 이야기랍니다.

 



소크라테스적 방법에 관해 ​메리 마거릿 매케이브에게 듣다

'철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철학자는 소크라테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철학에 문외환이다 하더라도 소크라테스가 남긴 명언들은 머리에 일단 각인되어 있으니 말이죠. 

서양철학의 시작점을 소크라테스에게서 찾게 되는데,

소크라테스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지도법으로 철학을 가르쳐왔지요.

 

​소크라테스가 우리에게 말하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모르는가뿐 아니라 

무언가를 안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이해하지 못하는가예요. 

 

​우리가 무언가를 안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이해하지 못한다!? 

철학 속에는 논리가 기본으로 깔려있다보니 가정이 합리적인지를 의문하다보면

심지어 알고 있는 것이냐 하는 생각하는 시작점이 근원적인 질문거리가 된다는 것.

소크라테스의 대화 방식에 대한 매케이브의 설명을 듣다보니

마치 자고 있는 사람을 흔들어 깨우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여기서 첫 번째로 명심해야 할 것은 

대화 자체가 막다른 골목에서 끝나더라도 이것이 헛수고는 아니라는 거에요.

 

저는 고전들을 보다보면 그 생각을 이해하려고만 노력했었더랍니다. 소크라테스의 책들 또한 마찬가지 입장이었죠.

아마 초보자에게는 철학을 맞았을 때, 이런 태도가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철학자들에게서 듣는 철학자의 이야기가 귀중하다는 생각이 드었답니다.

소크라테스의 질문 대화법에 대해서 이것이 가지는 의미, 

철학의 아이디어 뿐 아니라 철학자가 취하는 태도에서 우리가 또한 배울 수 있다는 것이죠.

'대화 자체가 막다른 골목으로 끝나더라도', 즉 결론이 나지 않고 두리뭉술한 마무리가 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질문과 대답 그리고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는 그 과정들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실생활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깔끔한 마무리여야 한다는 생각에 그 과정들에 들어가는 노고를 항상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싶습니다.

지향점을 향해 도달하지 못했다 하여 그 과정들까지도 헛되다 생각하다보면 

얻을 수 있다는 완벽한 확신이 아니고서는 도전조차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도전 속에서의 경험을 통해 인간은 생각하고 깨닫게 되는 배움이 있을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적 방법이 교육의 전부는 아니지만, 

우리가 <교육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의 핵심에 있는 무언가를 이루고 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성찰하고 우리도 우리 자신의 생각을 성찰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명령이나 독단이나 고집이나 강요 없이 남과 토론하는 것.

 

소크라테스처럼 계속 질문으로만 응하는 대화는 한사람만의 생각을 물어나간다 생각은 합니다.

질문 받는 사람이 또 다른 질문으로 대답하지 않는 한, 질문 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질문 받는 사람의 주장이 흔들려 간다 생각은 하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소크라테스가 아닌 이상은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계속 의심하고 대답에 꼬리를 물며 질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겠죠.

아마도 어려워서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도 매케이브의 주장처럼, 교육에서 소크라테스적 방법을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다! 하고 주장이 하달로 내려오기만 할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져보는 분위기의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몽테뉴는 체계적인 사상가가 아니에요.

...그저 삶과 더불어 살아가고 그에 반응하되 늘 더 현명하거나 더 철학적인 방법을 찾으려 하는 사람인 거죠.


27명의 철학자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중에 가장 끌리는 철학자는 몽테뉴였더랍니다.

몽테뉴의 글을 읽어보며, 그 각잡혔다 싶은 시대에도 유연적인 철학가가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더랍니다.

제 개인적인 성향으로 보아서 끌리게 되는 것 같았네요.

 

몽테뉴가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왔는데, 그리하여 사상도 또한 한결같지 않다고 합니다.

그가 철학가이냐 아니냐 하는 논란이 항상 있듯이 체계적인 주장을 하지 않습니다.

베이크웰의 해석을 보며 몽테뉴에 대한 호기심이 더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철학 한입 더> 책은 저에게는 특히 소중한 책이다 싶습니다.

스피노자 책을 집어 들었다가 몇 장 넘기지 못하고는 결국 책을 덮었던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이 주장들이 의미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읽어보자니 글자만 읽고 있었다 싶거든요.


기하학적 서술 방식. 유클리드 기하학.

제임스의 설명을 통해 대략의 감을 잡아보게 되면서

이제야 다시 스피노자의 책을 집어들어도 되겠구나 하는 동기를 받아보게 됩니다.

 





철학 고수자에게는 다른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보며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겠고,

철학에 관한 초보자 입장에서는 특히나 소중한 책, 철학 한입 더,

 

초보자 입장으로서는 이 책을 보면서 각 철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대략의 방향을 이해하게 되면서

철학, 좀 읽어볼까!? 하는 동기부여를 주는 책이다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더 읽어보면 좋을 책들에 대한 소개가 친절하게 함께 해주니,

이렇게 철학 한번 잡솨 보시오 하고 권해주심에 감사를 하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