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 소월에서 박준까지, 우울한 시인과 유쾌한 검사가 고른 우리나라 극강의 서정시
류근.진혜원 엮음 / 해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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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이후로 시를 접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뭔가, 시 하면 어렵다는 생각으로 졸업 후에는

딱히 찾아 읽어본 적은 없었네요.

 

< 우울한 시인과 유쾌한 검사가 고른

우리나라 극강의 서정시! >

엮은이들이 소개는 일단 이렇게 쓰여있기에

푸흡! 가벼운 마음으로 시를 감상해보게 됩니다.

 

 

 

다섯가지의 테마를 두고,

비슷한 느낌의 시들을 소개해주고 있어요.

각 작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테마의 앞에서

엮은이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쓰여있다는 것.

이 글들을 읽는 재미도 꽤 쏠쏠한 서정시 모음집이에요 ;)

 

 

 

아마도 학교에서 배웠을텐데,

이번 시집을 통해 처음 읽어보는 것만 같은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작품에 대해 엮은이들이 그 어떤 설명을 붙이지 않는데,

그리하여 이 서정시집의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읽어보면서 장면이 그려지고,

혼자 쓸쓸히 소주를 마시는 주인공이

나타샤를 그리워 하면서

세상한테 지지 않고 내가 버린다 하는 주장에

속상한 마음을 털어내고 있구나,

마치, 고민을 바로 듣는 느낌이었어요.

 

 

정일근 시인의 '사월에 걸려온 전화'

재밌는 것도 같으면서, 마음이 짠해지기도 하는 시.

<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에요.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우정으로 지속되는 첫사랑 친구.

그런데, 사월 꽃잔치 생각하며

지난 세월이 아닌 앞으로를 생각하며

눈물을 감추게 되는 상황.

 

 

 

교과서로도 혹은 여러 미디어 프로그램에서도

워낙 많이 만났던 '별 헤는 밤'은

다시 만나도, 마치 처음 만나는 것처럼

가슴이 먹먹해지게 되네요.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서정시 모음집이라서,

마음이 찡~ 울리는 시들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유쾌한 느낌 시들도 있어요.

 

함민복 시인의 '긍정적인 밤'은

그래, 생각하기 나름이지! 하며

읽는 사람도 씨익~ 웃어보게 되는 시 같습니다.

 

 

 

 

서정시 모음집 <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로

만나봤던 시들을 다시 읽어보면서

시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시인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기에

각 작품을 통해 나만의 상상력으로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긴 글이 아니어도,

여러 장면을 만나보게 되는 시.

잊고 사는 시들을 모처럼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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