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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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가 도착하는 순간,

인생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고향을 떠나온 중년남성이 있습니다.

일상이 사막이라고, 인생의 바닥을 찍었다 생각하는.

장편소설 <침입자들>은 이 주인공의 이름조차 알수없게

시작부터 끝까지 결국 이름을 모릅니다.

무작정 고향을 떠나, 고속터미널에 도착한 그는,

'숙식제공'이라는 조건을 보고 택배기사로 지원하죠.




이 일은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결국 아무도 만나지 않는 일이라는 게 유일한 매력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쓸데없는 인간들과 엮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P.87)

택배지사에는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그는 행운동을 맡으면서 '행운동'으로 불립니다.

그 지역 택배일을 맡으며 여러 경우를 겪죠.

그는 어느 경우에도 적당 거리를 유지하고자합니다.

누가 건들지 않으면 싸워야 할 이유도 없는 법이다.

건들지 않으면, 이라는 전제가 있듯,

'행운동'은 적당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습니다.

'관심없음' 가치관도 강렬한데

그래서일까요?





사람과도 상황과도 감정과도 '관심없음'의 행운동.

하지만, 그러한 이유 때문인건지 오히려

상처가 있는 이들은 편하게 생각합니다.

따뜻한 관심을 가지거나 표현하는 법이 없습니다만,

그 때문인지 역설적으로 상대방들은 이야기를 하고,

행운동은 관심없는 척 하지만 이를 듣고 있습니다.

하드보일드 소설 <침입자들>은

행운동에게 이렇게 인생에 침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없게도, 행운동이 그렇게 휘둘리는

캐릭터가 아니다보니, 무슨 상황이든 무심하게

자기 식대로 처신을 하게 되지요.

그 상대가 깡패이든, 경찰이든, 재벌이든, 교수든,

갑질하는 고객이든간에 말입니다.

반대로 사회소수자들에 대해서도 다르지 않아서

그 일관적인 태도는 무심이 오히려 호의가 됩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한 줌의 위로.

마지막까지 '행운동'은 조용히 살겠다며

무심한 태도들로 쿨내 진동하게 대처합니다.

그가 평범한 택배기사로 겪어내는 일들,

그리하여, 위로를 받았을지 여부는?

장편소설 <침입자들>은 적당한 수위의

하드보일드소설로 흡입력을 자랑하며,

주인공 캐릭터의 깔끔함 만큼이나

책의 흐름도 결론도 쿨내 가득한 흐름입니다.

한 번 잡으면 훅~ 읽게 되는 매력적인 책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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