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 아래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에 관한 에세이
토머스 린치 외 지음, 김소정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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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에 관한 에세이



여태 부분 부분 아프거나 할 때만 신경써서 봤던 듯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각각이 사는 터전을 떠올려보면

'장소'나 '관계' 등 외부에 대해서 먼저 떠올리게 되죠.

그런데 가장 먼저 우리의 '몸'이 우선이라는 것.

이번 <살갗 아래>를 읽어보며 그 당연한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답니다.



우리는 신체 부위 각각의 조합이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의 살 속에서

홀로 분투하는 독립 개체다




에세이 <살갗 아래>는 드디어 제대로 생각해보게되는

나의 기초 터전인 몸이라는 주제의 매력 뿐 아니라,

저자가 15명이라는 다양한 생각들을 엮어있는 점.

각각의 세계인 '몸'이 여러 개체들이 엮여

서로 자기 역할을 하며 몸을 이루듯,

이 책도 또한 각각의 목소리로 이야기로 채워졌습니다.

이번 '살갗 아래'라는 그 외부와의 경계 안 '몸' 세계에서

각 개체가 애쓰며 몸을 이뤄내듯이,

책도 그러했듯이,

우리가 공유하는 이 세계도 또한 그러하지요.


맹장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특히 존재에 관해

더 생각해보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원하지 않았고, 어떠한 일을 해준 적 없다는 생각.

누군가 예상치 않은 존재로 인해 갑자기 현타가 올때,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돌아보기보다는

상대에 탓을 하며 어이없이 이해할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맹장이 뭔가가 잘못돌아가서 그떄 되어서야

그런 존재가 있었지 하고 존재 유무 조차도

나중에야 깨닫고 그 역할을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맹장' 부분을 읽으며 흔적 기관이 아닌,

엄연히 역할을 하는 존재임을 알게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의 모든 존재가 그러하지요.

내가 모를 뿐이지, 내가 이해하지 못할 뿐이지,

각각은 고군분투의 세계를 겪어내고 있고

각각의 자리에서 꾸려가고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함으로 존재에

품평하는 짓은 말아야겠다 싶어집니다.



소리를 막을 차단 장치가 없는 귀.

귀에 대해 딱히 생각해본 적 없다면,

이번 기회에 에세이 <살갗 아래>에서 즐겨보시기를요.

흥미로운 내용이지 말입니다 ;)




귀는 장소다.

집이, 미로가, 궁전이 방과 복도와 통로로

가득 차 있는 장소인 것처럼 귀도 똑같다.

귀의 일부는 머리 바깥에 있고

일부는 머리 안쪽에 있으니

공적이기도 하고 사적이기도 한 장소다.

살갗 아래/ 귀/ p.80


경계 없이 이어지는 이 귀는, 차단장치 없이

열일 하며 우리 몸을 외부와 이어주고 있답니다.

'귀'처럼 '이름'도 또한 그렇다고 하니,

바로 그것이 나를 대표하면서 타인이

나를 인식하는데 매개체가 되니 말이죠.

멩장 부분에서 오! 하고 감동이 오듯,

눈 부분에서도 또한 오호라? 매력을 느껴봅니다.

몸에 관한 에세이, 한 편 한 편이 심히 매력가득.









피. 작가는 부모님으로부터 유전적으로 받을 가능성 있는

피 속 질병유전자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가슴아픈 부모님의 지병으로 인한 죽음..

부모님의 병에 대해 이야기하기 조차 어려운 감정.

하지만 그러한 감정을 맞닿들이고서 택한 결심.

나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리고 받아들여야지만,

나는 진정한 나로 존재할 수 있다.


15인의 작가들의 15개 몸의 기관에 관한

15가지 다양한 이야기 속에는

몸에 관한 이해 흐름 뿐 아니라,

작가의 이야기를 더해주어, 지혜도 얻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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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2 18: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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