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담담하게 위로♡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 삶이 괴롭기만 한 당신에게 건네는 위로
미나미 지키사이 지음, 김영식 옮김 / 샘터사 / 2018년 9월

삶이 괴롭기만 한
당신에게 건네는 위로

주지스님 미나미 지키사이의 위로,
에세이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는
제목만 보면, 무거울 것 같다 싶었더랍니다.
하지만, 이게 왠 걸... 지나친 위로도 아니고
그렇다고 멜랑꼴리 우울한 이야기도 아닌,
담담히 건네는 이해와 현실적인 위로.
진정 담담하다보니, 독자는 
스스로 공백을 느끼고 생각할 여유가 생깁니다.

불교 종교자의 위치, 주지스님의 위치의 저자,
하지만 그렇다고 교리로 풀어나가지 않습니다.
인간에 대한, 우리에 대한 '이해'에 근거하여
생각했던 바를 풀어내는 에세이지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
왜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많은가?

그렇다면 그 반대의 사람들은 어떨까,
사색을 근거로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딱 그렇다 하나로만 말하지 않아요.
책의 느낌은, 절대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이럴 수 있으니 생각해보라'는 선택지를 주거든요.

우리는 보통 자기 자신을 알아야겠다고 결심하고
나는 이러니깐.. 하고 결론을 내리곤 하지요.
'자기 책임'과 '자기 결정'으로 마무리 지으니
그렇다보면 오히려 집이 되곤 한답니다.

간단하지 않아요.
자기에 대해 안다는 것?
물론, 통계학적으로 내려지는 심리 테스트?
혹은 자극적인 말로 결론 내려주는 이들에 의해?
규정하고 싶지만
내 안에는 내가 너무나 많고
상황은 너무나 다양하니
'나는 그러니까..' 하는 간단한 진단은
절충의 선택지를 없애버리고, 어렵게 만듭니다.

저자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나 다운것에 대해
터부시 하며 책을 풀어갑니다.
저는 공감하며 읽어갔답니다.
(독자의 성향 따라 다르겠지만)
어깨에 힘을 빼고 유연한 사고의 에세이는
저로서는 힘이 되는 위로였어요.

'내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로 실질적인 물음.
나다운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내가 끌리는 것, 내가 중요시하는 것으로의 우회.
알 수 없는 물음을 던지기보다
여태 보니, 내가 소중히 여기는 건 이거다-
내가 스스로 알 수 있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요.

에세이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는
찾을 수 없는 문제를 찾으려 하지 말고,
흐르는 대로 유연해지기를 조심히 조언하는 느낌.
그 문제를 직면하라고 조언하는 건,
직면하고 싶은 사람은 이미 직면했을 것이니
그다지 도움 되는 말은 조언이 아니지요.

그러니, 직면이 안되거든,
제3의 눈을 가지고 다른 관점으로
해결책을 찾아야할 것입니다.
누구에게든 맞는 '정답'은 없으니깐요.

'나는 누구?'하는 질문에 괜한 힘을 빼지 않고,
인간관계에서는 어떤 마음가짐이 좋을지
조곤조곤 이야기해보는 주지스님의 조언.


부모입장인 터라,
5장의 이야기는 좀 더 신경써서 봤지요.
부모와 자식의 깊고도 괴로운 인연.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어느정도는 지도를 해야한다 생각하지만
저도 슬슬 아이들의 생각 방향을 지켜봐야하는 입장.
그리고 훗날 커서도,
아이와 부모의 입장은 또 다름을 알고
그 사이의 지켜야 할 예의를 알아야겠다 싶어요.
저도 부모와 자식간의 감정적 밀착을 경험했던
자식 입장이기도 했었기에,
있던 대로가 아니라, 현명하게 행동하도록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는 책이었어요.

절대적인 강조점보다는 유연함으로 담담히,
에세이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는
가을에 읽기 좋은 책이었더랍니다.

"인생에는 원래 괴롭고 슬픈 일이 더 많습니다"
나만 괴로운 건 아니고, 다들 해결하며 살기 마련.
삶의 괴로움이 있음에도 어떻게든 살아보자는
나만의 움직임을 위로해주는 책.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는 긴장을 녹여주는
위로를 전하는 깔끔한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