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벌써 며칠이 지났네요.

2012년 대선과 결별하고도, 여러가지 바쁜 일로 이제서야 포스팅을 올립니다.

제가 2012년동안 읽은 책이 80권 됩니다. 어느 해보다 많은 책을 읽었고 블로그와 글쓰기에 매진했던 한해, 뒤늦게나마 정리해봅니다.

사실, 직장 다니고 매일 두 아이의 숙제검사, 주말에는 가족나들이... 제게 80권은 벅찼습니다. 블로그하면서 욕심을 부려 평소보다 몰입하다보니 부작용도 있었지만, 나름 뿌듯하네요.

이젠 평소 속도를 찾아가려 합니다. 쉬지 않고 꾸준히, 그리고 주위를 더 돌아보면서요.

 

 

 

 

 


올해 만난 가장 매력적인 사람, 바로 우석훈입니다.

제가 느낀 그의 매력은 '낯설게 보고, 낯설게 생활하기' 달인이라는 점이었어요. 한때 대기업 소속 경제학자도 해봤고, 정부 소속 경제학자, 시민단체의 정책실장도 해본 그가 어느날 문득 비슷한 사람들끼리 '덩더쿵 덩더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만만치 않은 학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와 떨어져 있는 자신을요.

그래서 그는 과감히 더 낮은 곳, 낯선 곳을 선택합니다.

우리 시대의 불혹이 '혹시는 없다', 즉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 버렸다는 의미라 하더라도, 낯선 곳을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로서 마흔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구수한 된장뚝배기 같은 맛과 멋으로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배 나오고 희끗 희끗한 머리, 후줄근한 패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저씨'처럼요. 포장마차에서 쐬주 한잔하는 기분으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색다른 이야기를 듣노라면 저도 왠지 그의 친구가 된 기분이 듭니다. 친구가 아니라면, 우석훈 모르게 슬쩍 숟가락 얹어놓고 모른척하고 싶어져요. 그런 저를 우석훈은 짐짓 모른체 눈감아 주,겠지요.

 

좌파, 우파, 진보, 보수.... 골치아픈 사회과학 이야기가 싫더라도, 같이 나이먹는 친구의 사는 얘기, 쐬주한잔 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재밌습니다.

 

 

 

 


 

이 소설은 하나의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 마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각자 마음에 새겨진 상처가 그들의 삶을 바꾸어가는 과정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요. 희생자의 가족, 가해자, 가해자의 가족, 주변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과거와 현재의 흔적, 그리고 저마다 기준으로 자신의 입장을 호소하는 고백이 숨막히게 펼쳐집니다.

 

어떤 큰 일은, 가벼운 깃털하나 움직일만큼 가벼운 흐름에 좌우되기도 하지요. 흐름을 끊고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나 싶지만, 흐름 속에 있을땐 알아채기 어려워요.

Yes와 No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하는 미묘한 흐름, 그 흐름을 몰아가는 주변 환경, 그리고 그 흐름을 단절시키지 못하는 사람의 내면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래서 읽다보면, 도대체 누가 잘못한 거지? 생각하게 되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존재, 사람.

길고 긴 여운을 느끼게 됩니다.

 

 

 

 


 

간혹, 수학을 공공의 적이라고 하지요.

수학, 처음에는 어땠을까요.

지금으로부터 2,600 여년을 거슬러 저자가 들려주는 수학이야기는, 수학이란 것이 땅의 넓이를 계산하거나 곡물의 양을 계산하는 절차라는 인식을 뛰어넘어 그 무엇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수학이란 것이 OOO정리, □□□정리, △△△정리가 아니라, 그걸 창조하고 발견해낸 정신임을 알게 되요.

최초의 수학자 칭호를 받은 탈레스, 내용이 잡동사니인데다 고작 다섯 개밖에 안되는 공리로 기하학의 모든 정리를 추론한 유클리드의 <원론>, 사람의 몸에서 비롯된 수와 도형, 조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질서를 추구한 그리스인, 학문과 종교의 대립이 극에 달했던 피타고라스 학파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화려한 직관과 이성으로 우주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자 했던, 그들의 정신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수학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근사하네~ 하면서요.

 

 

 

 


 

2012년 예술분야와 함께 제 시각이 넓어진 분야, 바로 생물학입니다.

생물학에 대한 인식은 정신세계만 탐구하다, 비로소 사람은 몸으로 이루어진 존재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영하 <검은 꽃>에 '이연수'란 인물이 나옵니다. 조선왕족 후손으로 한때 고귀한 피의 영광을 누렸으나, 조선의 몰락으로 저주의 피가 된 인물이죠.

멕시코로 떠나는 인원 초과 아수라장 화물선에서 주자의 예절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한탄하지만, 도착할 곳에선 결코 그러지 않으리라 굳게 믿는 아버지를 둔 여자인데요, 그녀가 난생처음으로 자신의 몸을 노골적으로 위아래 훓는 남자의 시선에, 자각을 하게 되죠.

자신이 '몸'으로 이루어져 있음을요.

2012년 다윈과의 만남으로, 아수라장 화물선에서 뭇 남성 시선으로 자신의 '몸'을 자각하게 된 이연수가 된듯한 기분이었습니다.

 

2012년 생물학 책을 서너권 읽었는데요, 이 책으로 입문하기도 했고 처음으로 받은 영향도 커서 이 책을 선정했습니다.

다윈주의가 생각보다 미묘하게 악용되어 우리 생활에 스며들었고,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가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주어진 것을 받아들였는지 절감하게 되는거 같아요.

자신의 변화, 세상의 변화.... 그 첫 단추는 올바른 질문을 얼마나 하는가에 결국, 달려있는 셈이지요.

 

 

 

 


 

이 책은 매우 많은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담아냅니다. 엄청 놀라울 정도로요.

21세기 수학자들이 버트런트 러셀에게 존경을 담아 바치는 헌정이기도 한 이 작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1880~1930년대, 명확하게 진술된 논리 위에 수학의 기초를 세우고 말겠다는 수학자들의 열정과 집념, 절대진리를 찾으려 몸부림쳤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간, 영국이 낳은 불세출의 지성 버트런트 러셀의 삶이 그려져 있어요.

칸토어, 고틀로프 프레게, 화이트 헤드, 비트겐슈타인, 그르트 괴델...을 21세기로 소환한 이 책은, 액자형식의 만화입니다.

소환당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그들을 소환한 <로지코믹스>의 저자, 아포스톨로스와 크리스토스의 논쟁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각각의 이야기가 재미있고, 이야기가 모여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멋집니다. 그 메시지는 바로, 우리가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기존의 공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부족하다, 기존의 해결책을 비판하고 뛰어넘으라는 건데요, 책 마지막에 울려퍼지는 러셀의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어요.

 

"나는 여러분이 아니므로 여러분이 할 일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지금 딜레마에 직면한 여러분을 위해 나는 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인정합니다. 가능한 대답이지요. 그것이 내 이야기에 대한 당신의 반응입니다. 거기 숙녀분의 반응은 무엇일까요? 또 당신은? 아니면 당신은? 당신만이 대답할 수 있어요. 오로지 당신만. 당신. 그래요, 당신.

모든 남자. 모든 여자. 당신!"

 

 

 

 


 

2012년은 제가 예술분야에 눈을 뜬 해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한다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은 넓은 물에서 놀아야하나 봅니다.

이웃 블로그를 통해 옛그림과 관련된 책을 두어권 읽었어요.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다, 그림이다>를 제치고 고심끝에 이 책 <벽화로 꿈꾸다>를 선정한건 무엇보다 이야기하는 방식이 무척 신선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종수는, 독자에게 새로운 친구인 고분벽화와 친해지도록 정감있는 다리를 이어주면서, 고구려 고분벽화가 스스로 자기 이야기를 하도록 부추겨줍니다.

벽화가 들려주는 아득한 1,500년전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다 보면, 밝은 색에서 어두운 색으로, 큰 모양에서 작은 모양으로, 껄끄러운 결에서 매끄러운 결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변화의 한 지점을 발견할 수 있어요.

아! 하는 작은 탄성과 함께 인식되어지는 변화의 작은 시발점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도 언제나 유효함을 알려주고 있어요. 그 강렬한 인상으로 이렇게 착각(?)하기도도 했답니다. 나도 눈치채기 힘든 변화의 한 지점을 만들어갈 수 있을거야~ 라구요.

 

 

 

 


 

 <사랑하지 말자>는 도올 김용옥이 이 땅의 방황하는 젊은이에게 알려주기 위해 자신의 철학을 쉽게 풀어쓴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처럼 여겨졌어요. 제가 지금까지 습득한 역사, 종교, 사회, 과학... 분야의 지식이 하나의 퍼즐로 완성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도올이 어려서부터 자신이 활동하는 시대에는 동서문명이 회통될 수밖에 없다는 비전을 획득하고 그것을 착실히 준비했다 하는데, 그것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양과 서양의 만남을 넘어 고유한 자기것의 완성,이 느껴져요.

지금까지 많은 현인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동양철학을 서양철학을 말하곤 했어요. 간혹 그 둘의 비교.통합을 시도하긴 했으나, 단순 나열에 그치곤 했지요.

이 책이 기존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하면, 제가 너무 과장하는 것일까요.

도올의 책을 접해보지 않으신 분, 우리나라 철학자의 책에 생소하신 분이라면 한번쯤 일독을 추천합니다.

 

 

 

 


 

근대 이후로 인간이 그토록 거부해왔던 '운명'이라는 말이 다시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모욕에 맞서 스스로의 몸을 던진 노무현 전대통령이 유언으로 남긴 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운명이다"

우리가 알던 삶은 끝났어요.

자신을 계발하고 발전시키면, 희망이 있었던 삶이 말이에요. 지금은 '희망'이 넘쳐날수록 형편없는 자신을 자각하게 될 뿐입니다.

 

이런 서글픈 현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희망'이 아닌 공감이라 엄기호는 말하고 있습니다. 내 삶에 '동의'해주는 사람보다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동료의 공감' 말입니다.

 

모욕주는 사회에서 사람들이 유령이 되갑니다. 이미 긍정사업으로 치유되기 어려운 지경에 와 있어요.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지요.

삶을 계속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힘에 맞선 힘', 용기입니다. 나만 상처받은 것이 아니라 너도 상처받았고, 우리 모두의 삶이 모독받았다는 공통의 감정이 만들어내는 유대가 필요해요.

 

 

 

 


 

영화가 개봉했네요.

영화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 이 책은 작가가 16살 때 227일 동안 벵골호랑이와 함께 태평양에서 표류한 이야기입니다. 조난객이 된다는 것과 권태와 공포를 이겨내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요. 잔잔하며 극적이지 않아요.

그러나 소설 마지막, 주인공 파이가 인터뷰하는 내용을 보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비유와 은유가 가득찬 그의 이야기는, 아직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거든요.

특히, 벵골호랑이가 자신에게 인사도 없이 떠나서 엉엉 울었다는 부분에선 판도라 상자를 열어버린 사람의 내면을 보는듯 했습니다. 판도라 상자는 연 이상, 결코 전과 같아질 수 없는 마음의 경계와 그 경계에서 엉엉 울 수밖에 없는, 사람이 느껴졌어요.

사람이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복잡하다는 걸 한가득 느낄 수 있는 소설입니다.

 

 

 

 

 

기업이 돈을 벌면 그 돈이 어디로 갈까요?

IMF 이후로 기업은 더 부자가 됐고, 서민은 더 가난해졌습니다. 돈 벌려고 기업하는 거, 맞아요. 하지만, 우리가 경쟁에 휘둘리지 않고 돈 버는 방법은 없을까요? 내 것만 챙기려고 돈 버는 거 말고 말이지요.

 

전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돈을 버는 각자의 욕망, 이기심을 버려야하는데, 이건 뭐 유토피아에나 가능한 일이지요. 사회구조를 바꾸는 혁명? 이건 썩소나 날리고픈 일이네요.

그러나 이 책이 알려주는 '협동조합'은 근사한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있겠더라구요.

나만 잘 살기 위한 기업이 아닌, 우리가 서로 잘 살기 위한 기업, 협동조합!

 

가슴이 뛰는 신세계를 여는 열쇠는, 협동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절박한 상황, 그리고 무엇보다 절박한 상황에서 논의하고 토론하며 1인 1표 원칙을 고수하는 거랍니다.

기업의 수익이 자본에게 귀속되어 있는 자만 더 잘 살게 되는 것보다, 수익이 골고루 분배되고 그 힘으로 기업이 더 잘되는, 착한 선순환의 길.

이제 불가능이 아닌 가능을 꿈꿀 수 있게 됐어요~

 

 

 

책은 독자가 처한 상황, 시기에 따라 다른 감동을 주기에 우선순위를 매긴다는게 계면쩍네요.  그리고 제가 꼽은 베스트 목록 또한 시간이 지나면 바뀔테구요.  그럼에도 현재 제가 서있는 좌표에서 이 책들은 제게 큰 감동과 영향을 주었고, 그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제가 뽑은 목록이 당신에게, 이웃에게, 그리고 사회에게 좋은 영향을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베스트10 목록에 매우 아쉽게 탈락한 책 3권이 있어요.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

<상위 1% 만드는 초.중.고 통합공부법> 김유강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랍니다.

 

 

 

2012년에 만난 책들

 

 

▣ 과학 분야 : 8권

 

 

 

 

 

 

▣ 누군가의 이야기 : 14권

 

 

 

 


 ▣ 문화 분야 : 3권

 


 

 

 

▣ 사회 분야 : 6권

 


 

 

 

 ▣ 영미소설 : 5권

 

 

 

 

 

 ▣ 한국소설 : 13권

 


 



 ▣ 그 외 소설, 시 : 6권

 

 

 

 


 

 ▣ 역사 분야 : 5권

 

 

 


▣ 인문 분야 : 11권

 

 



 

 

 ▣ 자기계발 분야 : 3권

 

 

 

 

 

 

▣ 어린이 : 3권

 

 

 

 

 

▣ 기타 : 3권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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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인생-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한 우석훈의 액션大로망
우석훈 지음 / 상상너머 / 2012년 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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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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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 '수학사랑' 박영훈 선생의 수학사 특강
박영훈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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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이후
스티븐 J. 굴드 지음, 홍욱희.홍동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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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 - '수학사랑' 박영훈 선생의 수학사 특강
박영훈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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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말만 들어도 골치 아파요. 

어쩌다 수학이 이렇게 됐을까요? 

원래 수학이 그런 걸까요? 

그렇지 않을텐데..... 수학이란 과연 뭘까요? 

 

이 책 <기호와 공식이 없는 수학카페>는, 저자 박영훈이 무생물로 굳어버린 수학을 매만지고 가르치는 일이 한없이 공허하게 느껴져, 22년 동안 정든 교단을 떠나 여행을 다녀와 쓴 보고서입니다. 

그리스 찬란한 햇빛, 쪽빛 바다 앞 저자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삶 속의 수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류 문화가 농축된 진정한 수학,을 만날 수 있어요. 

그 얘기조차, 머리가 지끈지끈 할까요? 

 

사실, '수학'하면 머리로 떠오르는 정답만 있어요. 모든 학문의 기초라든가, 논리.사고력 증진....이라든가, 그런거 말이지요. 솔직히 '좋은 대학가려면 수학을 정말 잘해야 한다'가 마음 속 정답,이에요. 

 

수, 숫자..... 우리는 '아라비아' 숫자를 쓰지요. 이집트, 인도, 바빌로니아.... 모두 수학이 쟁쟁했던 곳인데, 그곳을 제치고 최초의 수학자이자 철학자 호칭을 받은 사람은 탈레스(기원전 624~546년 경) 랍니다. 

탈레스 전에도 수학은 있었는데, 왜 굳이 그리스에서 수학이 시작됐다 할까요? 

그건 바로 탈레스의 창조적인 업적 때문이랍니다. 바로 '증명'이라네요. 증명이야말로 수학이 다른 학문과 완벽하게 구별되는, 지식을 얻는 수학만의 독창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랍니다. 

그 전까지 수학은 대부분 어림짐작, 주먹구구 였어요. 이집트, 바빌로니아인들은 방대한 지식을 수학의 특징인 추상화 과정을 거쳐 통합하는 수준까지 이르지 못했다네요. 하여 '수학'이라는 평가를 얻지 못하고, 수학의 창시자라는 영광스런 자리를 그리스인에게 내주고 말았다 합니다. 

 

이렇듯 수학이란 것이 땅의 넓이를 계산하거나 곡물의 양을 계산하는 절차라는 인식을 뛰어넘어 그 무엇이어야 한다는 것을 탈레스가 보여줬어요. 이 책은 그러한 그리스인들의 철학이 우리 가슴에 들어오는 것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자가 유클리드의 <원론>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부분에선 가슴이 뛰더군요. 내용이 잡동사니인데도 유클리드의 <원론>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 정말 놀랍더군요. 

고작 다섯 개밖에 안되는 공리로 기학학의 모.든. 정리를 추론했대요. 그래서 기하학의 전체 체계가 구성됐다 합니다. 

학문 영역이 지나치게 분화되어 전문가만이 행세할 수 있는 요즘, 하나의 커다란 틀로 통합해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2의 유클리드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가슴이 뛰더군요. 

우와, 멋진 일인걸. 그러면 정말 좋겠다~ 내가 조금만 젊다면 어떨까? 하는. 

 

수학때문에 골머리 앓는 청소년이 있다면, 꼭 읽어볼만 합니다. ○○○정리, ◇◇◇정리, □□□정리를 증명하는 것보다 그들의 정신을 들여다보는 거, 생각보다 근사하네요. 

 

그렇다면, 수학의 시작이 왜 그리스일까요? 

오로지 탈레스 때문일까요? 

 

그리스의 수학은, 영원하고 이상적이며 완벽한 그 어떤 것의 추구와 맞닿아 있습니다. 즉, '신'이란 존재지요. (동양의 신과 다른 서양의 신 개념 말입니다) 

가령, 피타고라스나 플라톤이 지구가 구 모양이라 한 것은 관측이나 자료에 따른 것이 아니라 모든 도형 가운데서 구가 가장 아름답기 때문이었다네요. 

인간의 삶과 아득히 떨어져있는 완벽한 (신들의) 세상, 바로 수학이 추구하는 세계와 맞닿아 있어요. 

 

경험적 사고에서 추상적 사고로 놀라운 전환을 한 그리스인들, 무엇 때문에 가능했을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철학을 하기 시작한 것은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자신과 가족이 편히 먹고 살만큼 풍부한 물자는, 곧 생활을 위한 노동에서 벗어났음을 의미하죠. 

그들은 상업적. 육체적 활동을 경멸한만큼, 지적인 탐구와 세계를 관장하는 근원적 질서를 추구했어요. 

 

아, 맥이 빠집니다. 

생활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수학이 지금처럼 괴물이 됐나요. 

그래서 우리들이 인간사의 여러 분야와 관련된 다양하고 독특한 수학의 방식을 고루 고찰하는 능력을 박탈, 당한 걸까요. 

 

이런, 맥 빠지는 결론을 위해 쓴 건 아닌데요. 

모리스 클라인의 <수학, 문명을 지배하다>를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660쪽이더군요!  

어휴, 660쪽을 감당할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알게 됐어요. 

청소년을 위해 씌여진 263쪽인 이 책, 수학이 소곤소곤 들려주는 이야기. 

기대 이상입니다~~ 

 

 

 

읽은 날 2012. 7. 18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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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인생 -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한 우석훈의 액션大로망
우석훈 지음 / 상상너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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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소속 경제학자도 해봤고, 정부 소속 경제학자도, 시민단체의 정책실장도, 원 없이 마이크를 잡고 대중들과 직접 만나는 일을 해왔던 저자, 우석훈이 편안히 그의 일상과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국민의 90%인 비독파(책을 읽지 않는)와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 사회과학 형식보다 포장마차에서 쐬주 한잔 시켜놓고 얘기하는 식이라면 수용성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하는 고민과 함께요. 

 

그 이야기의 밑바탕은 좌파도 우파도 아닙니다. (라고 해도 그는 너무 좌파지만요.) 생존해야 하는 사회인이 아닌,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삶이란 꾸질꾸질하고, 티 안나는, 그렇지만 삶을 꾸려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자질구레한 일들의 연속이라는 것과, 사람은 때때로 사악하고 때로는 고결하고 때로는 순진하며, 대체적으로 생각을 귀찮아하는 존재라는 점, 그렇습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총체적인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그가 참 매력적입니다. 

우석훈은 정말 절친했던 친구가 아니면 결혼식도 안 간다더군요. 가끔 그에게 누군가 돌잔치 오라하면, '좀 모자른 사람이군' 하고 수첩에 기록한답니다. 

그런 이유는 잘나가는 사람은 굳이 만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네요. 대신 누군가가 곤경에 처하면 꼭 인사를 간답니다. 그리고 단체든 회사든 어려운 시절이 지나고 나면 그곳을 떠나는데, 그 이유가 심오합니다. 즐거움까지 같이 나누려하면, 결국 인간의 본성을 보게 된다네요. 인간의 밑바닥까지 보려하지 않는 것, 그의 인간관계 철학입니다. 

그런 그에게도 예외가 있어요. 바로 '아내' 입니다. 

결혼식 때 어쩔 수 없이 연미복을 입었는데, 그의 선배가 지금도 배신이라고 한다네요. 배신이란 얘기에 우석훈이 말합니다. 

'아내란.....그런 것이다.' 

 

우석훈이 말하는 마흔, 불혹은 흔들림이 없다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혹시는 없다' 즉,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 버렸다는 의미라 합니다. 아직도 모르는 뭔가가 문득 튀어나와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가 벌어지지 않음을 너도 알고 나도 알고, 그런 삶이 마흔....무척 공감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마흔일지라도,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네요. 익숙한 것낯선 곳, 둘 중의 하나를 말이지요. 익숙한 것만 쫓고 두 손 가득 꼭쥐고 추한 꼰대로 늙어가거나 비슷한 사람들끼리 덩더쿵 덩더쿵 하다가 어느날 문득 한나라당 할아버지처럼 변한 자신을 발견할 것인지, 낯선 곳을 찾을지 말입니다. 

낯선 곳에서 마흔이란 나이가 정신적인 것이든 물리적인 것이든, 받아야 할 것보다 주어야 할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을 테지요. 

 

그가 익숙함을 버리고 선택한 낯선 곳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현재 그의 직업은 주부인데요, 그가 일반 직장에 도저히 출근을 못하는 건 게을러서가 아니라, '도대체 우리는 왜 이러고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 때문이랍니다. 아침에 대충 출근해서, 점심은 집에 와서 먹고, 저녁 때 칼퇴근하는 거, 온 국민이 그렇게 사는 나라도 있는데, 도대체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생각이 많아 출근을 못하겠다니, 좀 별나기는 합니다. (꼭 필요한 생각이긴 하군요) 

 

그리고, 요즘 한국 중산층 이하의 가정에서 자란 10대들이 스스로 대학에 가는 건, 차라리 나라 구하러 만주가는 게 쉬운 일이라며 그의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조기유학 가지 않고, 학원 다니지 않은 10대들이 어떻게 하면 부모 잘 만나서 대충대충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밀리지 않고 나름대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특목고 가지 않고 그냥 공교육에 있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평온하게 한평생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란 고민으로 10대들을 만나고 글을 쓴다 합니다. 

 

심지어 그는 '꿈 같은 건 없어도 괜찮아' 합니다. 꿈, 목표, 열정이 욕망과 같다 얘기하면서, 어떤 시련이 있어도 그걸 넘어서라 말하는 건 괴물을 만드는게 아닐까 생각한다네요. 

 

저는 우석훈이 이야기하는 주제나, 내용, 방식, 심지어 고양이의 야성이 좋다고 하는 사소한 이야기 모두 모두가 좋았습니다. 

우리의 자녀가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더 열악할 것이라는 걸 한국의 중산층이 집단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때가 사회 변화의 첫 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대 담론 이야기도, 지금의 40대가 앞으로 겪게 될 시대의 변화는 승진을 위해 골프 정도는 쳐줘야 하는 시기에서 독서량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로 변화하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모두 모두 말입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보람'과 그가 마흔이라는 나이 앞에서 발견한 것들입니다. 

당췌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라곤 없는 제게 '보람있는 삶'....이란 문장은 오래토록 가슴을 울리더군요. 

비록 보람있는 삶을 살겠다 하는 순간, 행복은 파랑새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라 하더라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가 발견한 것 - 사람은 가끔 착한 생각을 하고 잡스러운 생각이나 치사하고 좀스러운 생각을 할 때가 훨씬 많다는 말은, 보잘것 없는 제 인생에 큰 위안과 위로를 줍니다. 힐링받은 마음으로 그저 그렇기만 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아요. 보람을 덤으로 만든다면 더 바랄게 없겠어요. 

 

사람들이 얼마나 읽을지, 얼마나 받아들일지...그 고민과 함께 나온 이 책이, 이편 저편을 가리지 않고 많이 읽혔으면 좋겠어요. 강하고 분명한 어조가 아닌, 배 나오고 흰머리 희끗희끗한 아저씨가 <마시멜로 이야기>에 열광했고, <시크릿>을 열심히 보던, 정치에는 관심 없다고 하면서도 집값 떨어진다고 한나라당 찍는 그런 친구들과 같이 하고 싶은, 이 이야기를요.  

 

              

 

 

읽은 날  2012. 10. 30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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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신.

엄청 재미있는 소설책을 찾고 있나요?

머리가 무겁고 답답해 쉬고 싶은가요.

일이 따분하고 지루해 재미난거를 찾나요.

......... !

.. 재미있는 소설책을 찾는거로군요.

맞아요. 책은 뭐니뭐니해도 재미가 있어야겠지요.

 

제가 지금까지 읽어온 책 중 내용이 궁금해 술술 읽게 되는, 완전 재미 짱!인 책을 추천할께요. (머리아프지 않은 책으로요~)

하고 많은 분야 중 재미난 소설을 찾으시다니, 정말 대단해요.

주위 곳곳에 널려있는 영상물을 놔두고 활자로 된 책을 찾다니~!

요즘 보기 드문, 빈곤한 어휘력으로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재미있는 책 소개로, 이 어색함을 채울까 봐요.

 

 


 

 

 

네이버 평점 8.72 리뷰 944 / 다음리뷰 550 / Yes24 리뷰 291 / 알라딘 리뷰 187

 

때로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최선을 두고 최악의 패를 잡기도 합니다. 사람에게는 최악의 패를 잡을수 밖에 없는, 어떤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에요. 이 소설에는 눈에 보이는 사실과 최악의 패를 잡아야 했던 어떤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작가는 사실과 진실 사이에 그러나가 있다고,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합니다. 그 이야기가 불편하고 혼란스럽지만 꼭 들여다봐야 하는 건, 우리모두 그러나를 피해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네요. 

  

박범신 작가의 추천평을 볼께요.

나약한 현대인들의 섬세한 내면을 감성적 이미지에 의존해 표출해온, 내면화 경향의 ‘90년대식 소설들이 아직 종언을 고하지 않고 있는 현 단계에서, 정유정이 보여주는 문학적 성실성, 역동적 서사, 통 큰 어필은…”

  

그야말로 적확한 표현입니다.

감성적, 내면화 경향의 소설이 많은 현실에서, 잘 짜여진 구조와 탄탄한 스토리의 이 책은 기존 소설과 확실히 차별화됩니다.

  

한 아버지가 열두 살짜리 여자아이의 목을 비틀어 살해하고, 여자아이의 아버지를 몽치로 때려 죽이고, 자기 아내마저 죽여 강에 내던지고, 댐 수문을 열어 경찰 넷과 한 마을주민 절반을 수장시켜버립니다.

그의 아들은 고작 열두 살.

7년이 지나 아버지는 사형됩니다.

이제 19살이 된 아들은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가슴에 괴물을 키우며 살게 될까, 설마 결말이 그러진 않을텐데소설 끝까지 팽팽한 긴장과 궁금증에 쉬지않고 읽게 됩니다.

 

 

 

 

 

 네이버 뷰평점8.15 리뷰 1,697/ 다음 리뷰 607 / Yes24 리뷰 262 / 알라딘 리뷰 283 

 

 

우리는 때로 새로운 인생을 꿈꾸기도 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  역시 그러하지요. 자신이 선택했던 결과로 살아온 삶을 깡그리 바꿀수 있을까요? 

맞아요, 불가능해요.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가능합니다.

가능했기에 재미있는건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된 을 응원하다보면 어느새 소설이 끝나더군요. 흥미진진 합니다.

 

 

 

 

 네이버 평점 7.85 리뷰 2,411 / 다음리뷰 611 / Yes24 리뷰 422 / 알라딘 리뷰 187

 

이 책을 설명하는 문장이 있어요.  

출간 2주 만에 프랑스 베스트셀러 1! 78주 연속 베스트셀러!”

  

기존 프랑스 소설이 관념적이고 고급스러운 지적 유희에 매몰되 난해했는데, 기욤 뮈소가 그것을 엎었다 하네요. 사물의 세부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프랑스식 전통에 미국식 소설 기법, 즉 잔혹함, 빠른 전개, 영상미학의 감각적 요소를 잘 혼합해 기존 프랑스 독자에게 재미를 선사했답니다.

  

저도 줄곧 진지한 독서에 몰두해서 그런지, 이 책을 읽었을때 색다른 큰 재미를 느꼈어요.

그 후 <당신 없는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를 내리 읽었는데 이 책이 가장 재미있더군요.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저마다 치유하기 힘든 상처와 고통이 있는데, 새로운 만남과 사랑이 그들에게 구원이죠. 반복되는 구조가 살짝 단점이지만, 기욤 뮈소를 만나본 적 없다면 <구해줘>를 추천합니다.

 

 

 

 

 네이버 평점 8.37 리뷰 1,049 / 다음리뷰 482 / Yes24 리뷰 208 / 알라딘 리뷰 176

 

 

때로 슬픔이 슬픔에서 머무는 걸 보면 힘듭니다.  

슬픈 주인공은 슬픔에 함몰되는 대신 씩씩해야 하고, 희망을 가지거나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

그러나, 소설 속 주인공 아름이는 그저 담담합니다. 17살인데도 키는 고작 128cm, 신체나이 80세인데도 말이지요. 담담하게 말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견뎠을까요.

아름이의 견딤을 보면, 나또한 슬픔에 함몰되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여 끝내 다시 일어설 기운이 불끈 솟아납니다.

현학적인 그 어떤 말보다, 진실된 언어가 마음을 움직입니다.

 

  

 

 네이버 평점 8.86 리뷰 3,954 / 다음리뷰 1,824 / Yes24 리뷰 848 / 알라딘 리뷰 575

 

  책을 추천하는게 왠지 잘못한 느낌이 듭니다. 너무나 유명하고 모두가 읽었을거 같기 때문에요. 어쩌면…. 이 포스팅이 추천하는 재미의 레벨을 느낄수도 있겠지요?  ^^ 

1970년대생 이상이라면, 공감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1980년대생 이하라면어떨지 모르겠어요.

  

늘 곁에서 무한한 사랑을 줄 것 같은 엄마라는 존재, 에 대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가족들은 엄마가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게 당연하다 받아들여요. 그러나, 엄마에게도 인생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더 소중하게 느낀다는 이야기에요.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잘 살게 된 배경에는 밖에서 산업일군이기만 했던 아버지, 어려운 형편에도 먹이고 보듬고 1 3~5역을 억척스럽게 해왔던 어머니가 있어 가능했습니다. 당장 먹고사는 일과 잘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있는지조차 몰랐던 그들의 인생은, 이제 부모란 타이틀을 달고 보니 더 절절합니다.

그랬구나! 그랬음을 알면서도! 안타까움과 고마움, 소중함과 미안함에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던게 생생하네요.

 

  

 

 

 네이버 리뷰평점 8.5 리뷰 1,106 / 다음리뷰 366 / Yes24 리뷰 173 / 알라딘 리뷰 179

 

선택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자연스레 하게 되는 수많은 선택은 우리 인생 그 자체입니다. 선택을 했는지도 모르는 순간을 지나 갑자기 맞닥뜨린 자신의 삶이 만약 끔찍하다면 (, 그냥그럴수도 있어요.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 정도, 말이지요),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이야기에요. 도망가거나 외면하면 안된다는 정답은 알아요.

 

그러나 실제 우리는 상처가 나면 난 대로, 돌아갈 곳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사이가 틀어지면 틀어진 대로, 그렇게 흘러가는 삶을 그냥 견디며 살아갑니다. 

회복, 치유와 화해를 넘어 미래로이런 문법  그냥 그래요. 머리에 들어오지만 가슴으로 왠만해선 들어오지 않아요.

이 책은 회복, 치유, 화해를 말하고 있지 않아요. 그런데 책을 읽고 나면 회복과 치유를 잘 할 수 있을것만 같아져요. 이것이 문학작품의 힘인가 봅니다. 감동이라고도 하지요.

 

이 책의 주인공은 어머니의 자살 뒤 재혼한 아버지와 새어머니, 의붓 여동생과 살게 된 16살 소년입니다. 소년은 위저드 베이커리란 빵집에서 마법사와 파랑새를 만나요.

눈치채셨지요? , 위저드 베이커리는 평범한 빵집이 아니에요. 그러나 마법의 빵이 위력을 발휘하는, 뻔한 이야기를 넘어서는 이야기가 있어요.

  

이 책은 동양적인 사고를 가진 작가만이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저기 주워들은 제 지식으로, 서양적 사고를 가진 작가라면 이런 책을 쓰지 못했을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내용이 궁금해 절로 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에 동양적 우주관이 녹아있다….

훌륭합니다.

 

 

 

 

이상 6권이 현재로선 끝입니다.

술술 넘어가는 가독성과 왕재미가 있는 또 다른 책을 애타게 찾고 있지만, 쉽지 않네요.

심사숙고 끝에 목록에서 제외된 책이3권 있어요.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그대를 사랑합니다> 강풀

 

 

이 책들도 재미있지만, ‘재밌는 책하면 자동으로 튀어나오지 않아 안타깝게 탈락했어요.

머리 아프지 않게 술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당신에게 이런 재미를 선물해 드리고 싶어요.

마음에 드시면 정말 좋겠어요.

 

 

 

 

1.   <1Q84 3> 무라카미 하루키

2.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아서 C. 클라크

3.   <7년의 밤> 정유정

4.   <고령화 가족> 천명관

5.   <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6.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7.   <구해줘> 기욤 뮈소

8.   <규장각각신들의 나날> 정은궐 

9.   <그대를 사랑합니다> 강풀 

10.  <그리스인 조르바> 카잔차키스

11.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12.  <남한산성> 김훈

13.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14.  <냉정과 열정사이 Blu> 쓰지 히토나리

15.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에쿠니 가오리

16.  <너를 사랑한다는 건> 알랭 드 보통

17.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18.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19.  <달려라 아비> 김애란

20.  <당신 없는 나는?> 기욤 뮈소

21.  <도가니> 공지영

22.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23.  <로드> 코맥 매카시

24.  <모모> 미하엘 엔데

25.  <바람의 잔해를 줍다> 제스민 워드

26.  <바보 빅터> 호아킴 데 포사다

27.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28.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넬레 노이하우스

29.  <불놀이> 조정래

30.  <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31.  <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32.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33.  <생사불명 야사르> 아지즈 네신

34.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정은궐

35.  <셜록홈즈 : 실크 하우스의 비밀>앤터니 호로비츠

36.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37.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38.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39.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40.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41.  <연애 소설 읽는 노인> 루이스 세풀베다

42.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43.  <완득이> 김려령

44.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45.  <외면하는 벽> 조정래

46.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게이고

47.  <우리는 사랑일까> 알랭 드 보통

48.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49.  <5도살장> 커트 보네커트

50.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전3>아고타 크리스토프

51.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52.  <중국에서 온 편지> 장정일

53.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54.  <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한프

55.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56.  <토지 전21> 박경리

57.  <파이 이야기> 얀 마텔

58.  <이방인> 알베르 카뮈

59.  <푸코의 진자 1> 움베르토 에코

60.  <프라하의 소녀시대> 요네하라 마리

61.  <허삼관 매혈기> 위화

62.  <환각의 나비> 박완서

63.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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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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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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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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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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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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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하나의 물건이 있습니다. 

이 물건을 보는 사람들은 제각기 시선을 가지고 있지요. 흠모하기도, 어려워하기도, 탐하기도, 즐기기도 합니다. 또한 이 물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도 다양하지요. 

당신은 이 물건, '책'을 어떻게 보고 무엇을 얻고자 하나요? 

 

저자 박웅현은 <책은 도끼다>를 통해 '감수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광고쟁이답게, 인문학적 깊이가 느껴지는 감성적인 광고의 원천으로 책을 소개하고 있어요. 판화가 이철수, 김훈의 깊은 울림을 주는 문장, 상투적인 표현을 경계하는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 그리고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싹을 틔우는 고은 선생의 낭만을 말하고 있지요. 

이렇게 책은,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네요. 

감성이 풍요로와지면, 인생이 풍요로와 진다면서요. 일상 속 모든 사물이 말하는 소리를 들을 줄 안다면, 창의적인 사람이라면서요. 

 

저자는 광고를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감수성과 창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무시로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고, 매일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를 탈 수 있고, 루브르 박물관에 가면 "야 빨리 빨리 와, 찍어, 가자" 하는 사람, 그리고 십 년 동안 돈을 모아 간 5박 6일간의 파리 여행에서 휘슬러의 <화가의 어머니>라는 그림 앞에서 얼어붙어서 사십 분간 발을 떼지 못한 채 소름이 돋는 사람. 이 두 사람 중 누가 더 풍요롭게 생을 마감하겠냐며 독자에게 묻고 있어요. 

(저는 무시로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는 재력과 여유가 더 풍요로와 보이지만, 아니라 해야할 거 같군요.) 

 

감동 잘 받는 사람이 일도 잘하고, 모든 것에 경탄하는 사람이 현자라며 저의 빈약한 감수성을 꺠우쳐 주고 있어요. 저는 제 빈곤한 감성이 부끄러운 나머지, 저자를 질투하기 시작합니다. 

박웅현은 좋겠다~, 스스로 풍요로와진 삶에다 광고까지 성공하니, 책읽기 성공 모범사례여~ 정신적, 물질적 풍요로움을 모두 얻으니, 얼마나 좋을까~! 

 

주책없는 질투를 불러일으킬만큼, 저자는 독서를 자신의 일로 훌륭히 연결시켰습니다. 좌절된 패션 디자이너의 꿈에도 생업을 새로운 꿈의 기반으로 삼은, <샤넬 미술관에 가다>의 저자 김홍기까지 떠오르니, 한숨만 납니다. 

제가 책으로 연결시키고 싶지 않은 일을 한다는 생각과 독서를 일과 연관짓지 못하는, 한계 지어진 능력이 생각나서요. 

 

<책은 도끼다> 마지막에 나오는 "책을 많이 읽어도 불행한 사람은 많습니다" 란 문장이 두고두고 울림을 주네요. 이 문장의 힘은 "책"이란 물건을 어떻게 보고, 무엇을 얻어야할지 생각하게 합니다. 

 

제게 책은 "애인"같아요. 안 보면 보고 싶고, 계속 보면 가끔 질리기도 하고. 힘들다 투정대기도 하고, 힘드니 쉬어가라 어깨를 내주기도 하는. 

그런 애인같은 책에서, 그냥 저냥 살아가는 일상의 힘을 얻고 싶습니다. 

좋게 말하면 득도요, 나쁘게 말하면 아무것도 아닌 그런 거 말이지요. 

이 책 덕분에 약간은 커진 일상을 발견하는 힘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느끼,면서요. 

 

 

 

읽은 날  2012. 5. 2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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