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편력 1 - 아버지가 딸에게 들려 주는 세계사 이야기, 개정판 세계사 편력 1
자와할랄 네루 지음, 곽복희 외 옮김 / 일빛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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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편력 1, 자와할랄 네루>

 

<역사란 무엇인가, 에드워드 핼리트 카>에 의하면 역사를 연구하기 전에 역사가를 연구하라 했다.
누가 쓴 역사인가에 따라 구슬이 목걸이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와할랄 네루가 누구인지 보자면,

 

지은이J. 네루 Jawaharlal Nehru (1889년~1964년) : 인도 알라하바드에서 태어난 네루는 많은 관료와 학자를 배출한 명문 가문 출신으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한 뒤 변호사가 되었다. 1919년부터 간디 밑에서 인도 독립을 위한 반영 투쟁에 적극 나섰고 독립 후 초대 총리를 지냈다.

 

이 책 <세계사 편력 1>은, 1930년 10월 26일부터 1933년 9월 8일까지 약 3년 동안 옥중 생활을 하면서 그의 외동딸 인디라 간디에게 쓴 196회분의 편지글을 엮은 것이다. 네루는 이 편지를 통해 당시 13세의 나이로 어머니와 할아버지마저 투옥되어 홀로 남겨진 어린 딸에게 역사와 인생을 보는 튼실한 안목을 키워주고자 했다. 이 세계사 편지들을 읽고 자란 인디라 간디는 훗날 인도의 여성 총리가 되어 인도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네루의 외손자도 총리를 지냈다.

 

음....13살 딸에게 보내는 편지라니... 아버지의 편지를 받은 13세의 딸이 그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을까 싶지만,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훗날 여성 총리가 된 것이리라.
내게 이런 편지를 쓸 능력이 없어 책을 읽는 것이고,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 아이들을 괜찮게 지도하는 엄마가 되고 싶은 것이 소소한 독서이유 중 하나이다. 아들을 재우는 날이면, 읽은 책 이야기를 해달라는데 (딸은 절대 요구를 안한다),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의 책을 자주 이야기해 주.지. 못하지만 (책은 읽었으나, 기억이 곧 휘발되버려), 가끔이라도 해주는 게 어디냐 싶어 스스로 위.안. 삼는다.

 

인상깊은 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자.

"보통 사람들은 언제나 영웅일 수는 없다.  그들은 날마다 빵과 버터, 자식들 뒷바라지, 또는 먹고 살아갈 걱정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때가 무르익어 사람들이 커다란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확신을 갖게 되면 아무리 단순하고 평범한 사람이라도 영웅이 되며, 역사는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해 커다란 전환기가 찾아온다.  그리고 그들 속에서 위대한 지도자가 나타나 모든 인민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큰 일을 이루도록 이끄는 것이다."

 

윗글의 사상이 책 전반에 흐르고 있는데, 더욱이 좋은 것은 편지글이다 보니 역사,가 이야기, 즉 스토리 텔링이라 물 흐르듯 읽을 수 있어 좋다.
'예수와 기독교' 는 기독교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높일 수 있어 좋았고, '로마제국' 하면 이상하게 쫄게 되는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이것이 정치가들이나 경세가라고 자처하는 자들이 하는 짓이다!" 란 표현이 가장 와닿았던 십자군에 대한 설명이었다.

 

"1095년 십자군 전쟁이 시작된 뒤 장장 150년간에 걸친 십자가와 초생달, 즉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 많은 사람들은 은혜로운 목적을 위해 출전했으며, 또 많은 사람들이 성스러운 원정에 참가하면 죄가 사해진다는 교황의 약속을 믿고 십자군에 참가했다. 그러나, 십자군에는 콘스탄티노플 교회를 누루려는 로마의 속셈과, 베네치아나 등을 비롯한 신흥 무역항 상인들의 막힌 통상로를 뚫기 위한 속셈이 있었을 뿐이다. 일반 사람들은 이런 이유가 숨어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아무도 이런 사정을 말해 주지 않았다."

 

이것이 권력, 국가 등 힘 가진 놈들이 수천년동안 해 온 짓거리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지금은 보이지 않는 금융권력이 바통을 터치받아 자리를 보존하고 있다!  내가 읽은 세계사편력 1~2권, 총 1천 페이지 그 기나긴 항해 끝에 느낀 간단 소감이기도 하다.

 

13세기의 몽고는 역사상 그토록 광대한 제국, 몽고인의 정복에 비견할 만한 게 없었다길래 <총. 균. 쇠,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생각났다. 그 책은 유럽이 어떻게 지배하는 문명이 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는데, '몽고' 가 너무 쉽게 무시당한 느낌이다.
역사상 불가해한 몽고인의 급속한 몰락에 이어, 유럽은 장미 전쟁, 흑사병 등 위기의 순간을 새로운 항로의 발견으로 이겨내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식민지를 거느린 제국주의 시대로 진입한다.

 

새로운 항로의 발견이 등장한 시기를 압축하는 표현을 보자.
"우선 선교사가 건너가고 많은 개종자가 생겨나면 그 다음에 병사를 보내며, 그리고는 개종자와 협력해서 그 곳 정부를 타도하는 것"
핵심이지 않은가!

 

너무 쉽게 무시당한 몽고!  언젠가는 몽고에 대한 책, 읽어봐야지!

 

 

사진출처 : Ko's Familyhttp://blog.naver.com/kosfamil?Redirect=Log&logNo=40013080...

 

 

읽은 날    2010. 5. 26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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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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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  제레드 다이아몬드>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를 읽고 지구 최초의 땅이자, 최초의 인류가 출현한 아프리카가 지금은 왜 그리 낙후됐을까 궁금증이 생겨 읽은 책이다. 이 책 역시 [지식인의 서재, 한비야]편에 추천되 있었기에 서슴없이 읽게 됐다.

 

저자는 지배하는 문명과 지배 당하는 문명의 차이를 총,균,쇠, 이 세 가지에서 찾았다. 총과 쇠는 중앙집권적이고 선진문명을 대표할 수 있다하나 균은 무엇일까?  총보다 쇠가 먼저이지 않을까? 궁금증을 안고 읽어 나갔다.

 

'총,균,쇠'든 '쇠,총,균'이든 제목과 달리 시작은 '먹을거리' 였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 key 였다.

"지구 상의 총 20만 종 야생 식물 중에서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수천 종에 불과하다.  현대 세계에서 모든 농작물을 통틀어 연평균 총생산량의 80%를 책임지고 있는 농작물은 겨우 12종에 불과하며, 현대에 와서도 새로 작물화된 주요 식량 식물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만 보아도 유용한 야생 식물은 이미 고대인들이 거의 빠짐없이 살펴보았고 그중에서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모조리 작물화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먹을거리가 어떻게 총,균,쇠를 통해 실현되는지 보자.
1. 먹을 거리가 있어야 인간이 정착을 하고 그때부터 인구 밀도가 높아진다 → 인구가 많아지면 사회가 복잡해져 중앙 집권적 정치 제도를 필요로 하는 사회로 발전 → 인구 성장, 중앙 집권적 정치제도 등이 군사와 군대를 양성 → 양성된 군대로 이웃나라 정복

2. 비옥한 토지의 풍부한 식물은 대형 야생 초식성 포유류가 증가하는 결정적 원인이 된다 → 너무 작거나 큰 것은 도움이 안된다. 적당한 크기가 중요한데, 가령 소나 말이 대표적이며 특히 '말'은 군사적 목적으로도 유용하다 →  근대사의 인류 주요 사망원인 (천연두, 인플루엔자, 페스트 등등) 은 모두 동물 질병에서 진화된 것들인데, 다양한 동물 개체와 접하고 있던 유럽은 접촉이 없던 지역 (가령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보다 면역체계를 보다 빨리 적응시킬 수 있었다.

사례 하나 : 1837년 대평원에서 가장 정교한 문화를 가지고 있던 만단족 인디언들은 세인트루이스에서 미주리 강을 타고 거슬러 올라온 한 척의 증기선 때문에 천연두에 걸렸다. 만단족의 한 마을은 불과 몇 주 사이에 인구 2000명에서 40명으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이 책은 유럽이 왜 다른 곳에 비해 강자가 되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하필 그 곳에 위치한 비옥한 초승달 지대는, 결정적으로 '운'도 작용한다. 그 행운은,
1. 식량 생산이든 문화 전파든 신속하게 전파된 것은 동서 축 방향이다. 남북 축 방향은 전파가 더딜 뿐 아니라 위도에 따라 (즉, 환경에 따라) 유전자 조건도 달라진다.
2. B.C. 4000년~3000년경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탄생한 국가는 하필 강우량(과 그 밖의 이유로)이 적어 지금은 사막, 반사막 등으로 변했으나, 북서유럽은 강우량이 하필 많아 그러한 운명을 피하다.
3. 오랫동안 전세계를 선도했던 중국이 유럽에게 빼앗긴 이유 : 중국은 지리적 요소로 인해 일찍 통합되어 만성적으로 분열된 유럽이 각 나라 사이의 경쟁을 촉진할 동안 그러질 못했고, 거대한 통일된 국가로서 민첩함이 떨어져서이다.

 

이러한 오래된 역사가 알려주는 결론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식량 생산을 시작한 두 중심지(비옥한 초승달지대와 중국)가 아직도 현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직계 후손들의 국가(현대 중국)를 통해서든지, 일찍이 두 중심지의 영향을 받던 이웃 지역의 국가(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유럽)을 통해서든지 아니면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는 국가(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를 통해서든지 말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아메리카 원주민 등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B.C.8000년 당시의 역사가 지금도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결론이 비약적으로 느껴진다.
지금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기술된 흐름에서 중국, 이웃 지역 국가, 미국 등이 갑자기 등장하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등에 너는 식물인간이야! 라고 단정지으니 말이다.
현대의 많은 발전과 각성 등으로 그들이 당당히 식물인간 선고를 거부했으면 하는 바램이, 이 책의 결론을 살짝 못 본 척 하게 한.다.

 

 

읽은 날    2009.  9.  25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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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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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이 책은 네이버의 [지식인의 서재-한비야 편]에서 보고 읽게 된 책이다.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라니! 정말 그랬다. 아프리카 역사에 대해 알지도 않을 뿐더러, 궁금해하지도 않았음을.
한번, 출발해 볼까?

 

약 50억 년 전 : 태양 주변을 도는 세 번째 행성인 지구가 생겨나다.  생명체는 전혀 없이 타오르는 공이었다.
약 36억 년 전 : 오늘날 아프리카 남부에서 처음으로 단단한 땅 덩어리가 만들어지다.  지질학적으로 아프

                       리카가 오래되었다는 것이 오늘날 풍부한 지하자원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 10만 년 전 : 작은 호모사피엔스 그룹이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아시아 방향으로 향하다.
약 4만 년 전 : 최초의 현생 인류가 유럽에 살다.  그곳에는 약 12만 년 전부터 네안데르탈인이 살고 있었

                     다.  하지만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들어온 사람들과 섞이지 않은 채 원시 인류에서 현생 인류로

                     진행하는 독자적인 발전 단계를 거치다가 약 3만 년 전에 멸종하였다.
......

선사시대 이후 저자는 아프리카의 여러 시대 (모든 것이 시작된 곳, 기원전 5억 5천만 ~ 기원전 약 5천년)를 거쳐 문명시대, 짓밟힌 아프리카( 약 1500년~1945년), 그리고 마지막인 1946년~현재에 이르는 아프리카 해방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책을 처음 읽은 당시에는 처음 읽는 아프리카만큼이나 처음 만들어진 대륙, 첫 현생인류의 시발점 등 자못 경이롭기까지 했다. 이렇게 모든 문명이 시작되었다는 아프리카가 오늘날은 왜 그런 모습인지, 자못 궁금해하며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새로운데,
지금은, 약간의 의구심이 있다.
약 1500~1945년 사이, 서구 문명에 의해 짓밝힘을 당한 비운의 역사를 간직한 아프리카를 강조하기 위해, 아프리카 선사시대의 역사가 인류최초의 것임이 지나치게 과장되 있지 않았나 하는 일말의 의구심 말이다.
가령, 최초의 현생 인류가 유럽에 살았으나 원시 인류에서 현생 인류로 진행하는 독자적인 단계를 거치다 약 3만 년 전에 멸종했으니, 현재 인류는 유전적으로만 보면 아프리카 인류임이 분명하다 한다.
즉, 약 10만 년 전 아프리카의 작은 호모사피엔스 그룹이 아시아로, 유럽으로 이동하여 각 지역에 정착해 지금까지 이어왔다 한다.

정말 그럴까?
<다윈 이후, 스티브 제이 굴드> 에 의하면, "서로 연관이 없는 것이 분명한 사람과의 3계통(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 그리고 호모 하빌리스)가 공존했으며, 현재 인류의 조상인 사람속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라 한다. 이 책에서 "유전적으로만"이라고 한정을 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고, 이해를 돕기 위해 인류의 조상을 단순화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나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싶지 않다.

 

또한, "약 1억 년 전 : 다른 대륙들도 단단하게 만들어졌다.  그들이 처음에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었느냐, 오늘날까지도 움직이고 있느냐는 아직 논란거리다." 라는 부분도 살짝 걸린다. '판게아 이론'이 과학적인 사실로 인정된 것에 비해 이 문구는 혼란을 안겨준다.

 

그렇다 하더라도, 1500년 이후 아프리카의 역사는 분명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건강하고 가장 힘이 좋은 사람들을 수백년에 걸쳐 수천만 명 이상 도둑맞은 일은 상상할 수도 없는 규모로 경제적.인간적 비극을 만들어 냈고, 외부의 힘(노예 제도 폐지론자, 해외에서 궐기한 노예들, 산업 혁명) 에 의해 의미가 퇴색됐으나 그 상처는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의 근간이 되고 있다.

지금 아프리카는 멀고도 험한 해방의 길을 걷고 있다. '자기들끼리의 테러'라 일축될 수 있는 각종 내전과 그로 인한 기아 등 당면한 문제가 너무 많다. 왜일까?

 

거의 모든 문화의 역사는 권력과 부유함을 자치하려는 욕망에서 자신의 민족을 극히 고약한 방식으로 착취했던 남자들의 이야기를 갖고 있지만,  다른 식민국가들과 또 다른 무엇이 있을 듯 하다.
“내가 절대로 믿지 않는 말은 이른바 아프리카 사람들끼리의 유대라는 것이다”
비록 이것이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 몇 가지 목소리라지만, 내가 보기엔 이것이 아프리카 고유의 특성에 기인한 데서 오는 그 무엇인듯 하다. 바로, "약 1만년 전부터 1만 가지가 넘는 인종 그룹, 작은 국가, 왕국, 술탄 국가, 부족 등이 있었다…곧 국가를 이루지 않고 작은 사회로 나뉘어 평화롭게 공존하는 생활방식을 가진 아프리카만의 고유 특성"말이다. 그로 인해 아프리카 사람들끼리 유대가 생각보다 힘든 오래된 이유이지 않을까?

 

오늘날 아프리카는 식민 지배의 결과가 분명 있지만 아프리카 국가 원수와 대통령이 책임을 지는 나라에서 성장한 첫 번째 젊은 세대를 가지고 있다.  그 젊은 세대가 이전과 다른 출발선에서 역사가 준 교훈을 안고, '인간의 잠재력의 부단한 발전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새로운 역사를 써 가길, 소원한다.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라 불리는 토마 상카라.

 

읽은 날   2009. 9. 11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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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까치글방 133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 / 까치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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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노무현 전대통령의 "성공과 좌절"을 읽으면서 이 분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 될지 궁금해졌었다. 그러다  '역사'가 무엇인지로 발전되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역사는 엄격히 말하면 결코 사실이 아니라 널리 승인된 일련의 판단이라 한다.
많고 많은 수많은 '사실' 중 어떤 사실에게 발언권을 줄 것인지, 그 서열과 차례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역사가라는 것이다. 하여 역사를 연구하기 앞서 역사가를 연구해야만 한다.
역사, 단지 기록물이라 생각했건만,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며 친절하게 다음과 같은 이미지를 선물해준다.

 

"역사가는 다만 그 행렬의 어느 한 부분에 끼어서 터벅터벅 걷고 있는, 또 하나의 돋보이지 않는 인물에 불과하다.  역사가는 역사의 일부이다.  그 행렬 속에서 그가 있는 그 지점이 과거에 대한 그의 시각을 결정한다."

이 책에서 느낀 이미지는 "터벅 터벅" 이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행렬 속을 터벅 터벅 걷고 있는 돋보이지 않는 인물!
그 인물은 역사가일 수도 있고, 나일 수도 있고 당신일 수도 있고 바로 우리인 것이다.

 

이 터벅터벅 걷는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인민대중은 선사시대 사람들처럼 역사가 아닌 자연에 속했다.  더욱더 많은 인민들이 사회의식과 정치의식을 가지게 되고, 각자의 집단들을 과거와 미래가 있는 역사적 실재로 깨닫게 되고, 그리하여 완전히 역사 속에 들어올 때, 그럴 때 근대사는 시작된다.  사회의식, 정치의식, 역사의식이 웬만큼 인구의 대다수에게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소수의 선진국가들에서조차 기껏해야 최근 200년 이내의 일이었을 뿐이다.  완전한 의미에서 역사 속에 들어와 이제는 식민지 통치자나 인류학자가 아닌 역사가의 관심대상이 된 인민, 그 인민으로 구성되는 하나의 전체 세계를 처음으로 상상이라도 할 수 있게 된 것은 겨우 오늘날의 일이다.  이것은 우리의 역사개념에서의 하나의 혁명이다.  18세기의 역사는 여전히 엘리트의 역사였다."

고로, "지금의 자기의식의 시대이다 ; 역사가는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를 알 수 있고 또한 알아야만 한다."

 

비록 우리는 역사가는 아니지만,  선사시대 사람들과 달리 하나 하나의 개인으로서 역사적 실재를 깨닫고 역사 속에 들어가고 있으며, 터벅터벅 현재진행형으로 걷고 있다.
우리가 다수가 된다면! 우리가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리라!

 

"1. 역사란 상당한 정도까지 수의 문제라는 것
 2. 역사의 사실이란 사회 속에 있는 개인의 상호관계에 관한 사실, 그리고 개인의 행동에서 본인들이 의도했던 것과 자주 모순되거나 가끔 상반되는 결과를   생겨나게 하는 사회적 힘에 관한 사실인 것이다."

 

"진보에 대한 신념은 자동적이거나 필연적인 과정에 대한 신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의 부단한 발전에 대한 신념을 의미" 라 한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잠재력의 부단한 발전이 끊임없이 이어지길.
아니 더도 덜도 말고 이 참에 응축해서 폭발하길, 그건 당연한 거다.

 

 

읽은 날 : 2009. 10. 30.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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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부터의 귀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전현희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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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라... 내게 '우주'는 태양을 시작으로 행성들이 이웃해 늘어선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이미지가 전부이다. 나로호, 이소연…은 뚜렷이 각인되지 않아 골똘히 생각해야 떠오르는 것으로, 가늠할 수 없는 공간 크기만큼이나 일상과 격리된 일이다. 그나마 갖고 있는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은 한 장의 종이 위에 모든 것을 그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속임수라 하니 빈약하기 그지없다. 그 속임수가 어느 정도인지 보자. 

"교과서에 여러 쪽을 펼칠 수 있는 면을 만들거나, 폭이 넓은 포스터용 종이를 사용하더라도 도저히 불가능하다.  상대적 크기를 고려한 태양계 그림에서, 지구를 팥알 정도로 나타낸다면 목성은 3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야만 하고, 명왕성은 2.4킬로미터 정도 떨어져야만 한다.  (더욱이 명왕성은 세균 정도의 크기로 표시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도 없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켄타우루스를 그린 그림에 나타내려면 1만 5천길로미터 바깥에 표시되어야만 한다.  목성을 이 문장 끝에 있는 마침표 정도로 표시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축소하면, 명왕성은 분자 정도의 크기가 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10미터 떨어진 곳에 표시되어야만 한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이 책은 저자가 1981년 11월부터 [중앙공론]지에 연재된 글을 1983년 1월 책으로 출간한 것으로, 170만 년에 이르는 인류 역사 가운데 겨우 100 여명 넘는 사람만이 지구 환경 밖으로 나간 경험을 쓴 것으로, 포털 상 분류는 '과학/공학'이나 내겐 '인문'학 책이다.
생각해보라. 170만년 중 겨우 100여명만이 했던 이 체험 – "잠재의식 하에서 시작된 변화가 본인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커졌을 때, 사람은 그것을 초래한 체험의 내적 의미를 해석하려고 의식적인 반성을 시작한다.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공하는가는 오로지 그 사람의 성찰 능력에 달린 문제이다." 라고 말한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이다.

우주비행사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문학•정서적 분야보다 수학과 과학 즉 이성이 매우 발달한 이들이라 웬만하지 않고선 감동을 잘 안 받는다. 이러한 그들이  우주 공간에 진입하면서 본 지구의 광경은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종종 그들의 인생 혹은 종교관을 바꾸어 놓기도 했다. 아마 시인이 그 광경을 봤다면 그 광경에 심취해 지구 귀환을 못 했을지 모른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주 비행사 중 한명인 유진 서넌의 표현을 보자.

"그때의 광경은 각별하다. 인간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지구를 볼 수가 있다. 지구와 멀어짐에 따라 대륙과 대양이 한눈에 조망되었다가, 마침내 지구의 둥근 윤곽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계가 한눈에 보인다. 전인류가 내 시야 속으로 들어와 버린다. 눈앞의 청색과 백색의 구체 위에서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현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감동적이다. 게다가 지구상에서 시간이 흐르고 있는 모습이 눈으로 보인다. 해 뜨는 지역과 해 지는 지역이 동시에 보이고, 지구가 회전하고 시간이 흘러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그건 정말 신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다. 살아 있는 세계가 조금씩 내 눈앞에서 그 생을 전개하고 있다. 나도 그 세계에 속한 일원이지만, 나는 여기에 있고 나머지 모든 세계는 나에게 보여지며 거기에 있다. 나는 사람이면서 눈만은 신의 눈을 가지고 체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구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지구는 점점 아름다워진다. 그 색깔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은 평생 잊을 수 없다.
우리들은 며칠이나 걸려 초고속 로켓을 타고 겨우 달에 도착했다. 우주의 광경 중에서 변한 것은 지구의 크기뿐이고, 그 나머지 우주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
우주도, 지구도, 인간도, 생명도 신이 창조한 거라고 생각한다. 이 존재가 단순히 우연에 의해 생겨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우주 체험이 가져다 준 확신이다."
 
아! 나도 우주선을 타고 지구가 내 눈앞에서 점점 더 작아지는 광경을 볼 수만 있다면!
그 비용이 5억이란 소문에 그냥 바램으로만 남을 듯 싶다.  -_-;

해보고 안 해본 것의 차이는 일상생활 어디서 볼 수 있지만, 우주 체험은 인간의 감각, 기존의 인식, 과학을 뛰어넘는 것이라 종종 종교적인 경험으로 나아간다. 다카시가 인터뷰한 우주비행사는 주로 미국인들인데, 미국은 '종교'를 적는 칸이 있다면 기독교를 전제하고 교파를 적을만큼 기독교가 생활 깊숙히 파고든 나라이다. 하여 (예외는 있으나) 종교적 체험으로 나아간 이 우주체험을 무신론자, 시인 등 예술인이 경험했다면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 자못 궁금하다.
이 같은 신비 체험의 표현 불가능성, 전달 불가능성 -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연애 심리를 천만 단어를 쓴다 해도 설명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일텐데, 그들은 체험을 어떻게 우리에게 전해 줄까?

5억이 있다해도 감히 체험할 수 없는 우주체험을 간접적이나마 본 것에 감사하며, 내게 과학책이 아닌 인문, 에세이 혹은 여행책인 이 책의 여운 - '체험'의 내면화는 본인의 성찰능력에 달린 문제라는 저자의 말대로 하루하루 성찰의 힘이 길러지길 소원한다. 


 

읽은 날 : 2011. 10. 24.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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