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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총,균,쇠 - 제레드 다이아몬드>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를 읽고 지구 최초의 땅이자, 최초의 인류가 출현한 아프리카가 지금은 왜 그리 낙후됐을까 궁금증이 생겨 읽은 책이다. 이 책 역시 [지식인의 서재, 한비야]편에 추천되 있었기에 서슴없이 읽게 됐다.
저자는 지배하는 문명과 지배 당하는 문명의 차이를 총,균,쇠, 이 세 가지에서 찾았다. 총과 쇠는 중앙집권적이고 선진문명을 대표할 수 있다하나 균은 무엇일까? 총보다 쇠가 먼저이지 않을까? 궁금증을 안고 읽어 나갔다.
'총,균,쇠'든 '쇠,총,균'이든 제목과 달리 시작은 '먹을거리' 였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 key 였다.
"지구 상의 총 20만 종 야생 식물 중에서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수천 종에 불과하다. 현대 세계에서 모든 농작물을 통틀어 연평균 총생산량의 80%를 책임지고 있는 농작물은 겨우 12종에 불과하며, 현대에 와서도 새로 작물화된 주요 식량 식물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만 보아도 유용한 야생 식물은 이미 고대인들이 거의 빠짐없이 살펴보았고 그중에서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모조리 작물화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먹을거리가 어떻게 총,균,쇠를 통해 실현되는지 보자.
1. 먹을 거리가 있어야 인간이 정착을 하고 그때부터 인구 밀도가 높아진다 → 인구가 많아지면 사회가 복잡해져 중앙 집권적 정치 제도를 필요로 하는 사회로 발전 → 인구 성장, 중앙 집권적 정치제도 등이 군사와 군대를 양성 → 양성된 군대로 이웃나라 정복
2. 비옥한 토지의 풍부한 식물은 대형 야생 초식성 포유류가 증가하는 결정적 원인이 된다 → 너무 작거나 큰 것은 도움이 안된다. 적당한 크기가 중요한데, 가령 소나 말이 대표적이며 특히 '말'은 군사적 목적으로도 유용하다 → 근대사의 인류 주요 사망원인 (천연두, 인플루엔자, 페스트 등등) 은 모두 동물 질병에서 진화된 것들인데, 다양한 동물 개체와 접하고 있던 유럽은 접촉이 없던 지역 (가령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보다 면역체계를 보다 빨리 적응시킬 수 있었다.
사례 하나 : 1837년 대평원에서 가장 정교한 문화를 가지고 있던 만단족 인디언들은 세인트루이스에서 미주리 강을 타고 거슬러 올라온 한 척의 증기선 때문에 천연두에 걸렸다. 만단족의 한 마을은 불과 몇 주 사이에 인구 2000명에서 40명으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이 책은 유럽이 왜 다른 곳에 비해 강자가 되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하필 그 곳에 위치한 비옥한 초승달 지대는, 결정적으로 '운'도 작용한다. 그 행운은,
1. 식량 생산이든 문화 전파든 신속하게 전파된 것은 동서 축 방향이다. 남북 축 방향은 전파가 더딜 뿐 아니라 위도에 따라 (즉, 환경에 따라) 유전자 조건도 달라진다.
2. B.C. 4000년~3000년경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탄생한 국가는 하필 강우량(과 그 밖의 이유로)이 적어 지금은 사막, 반사막 등으로 변했으나, 북서유럽은 강우량이 하필 많아 그러한 운명을 피하다.
3. 오랫동안 전세계를 선도했던 중국이 유럽에게 빼앗긴 이유 : 중국은 지리적 요소로 인해 일찍 통합되어 만성적으로 분열된 유럽이 각 나라 사이의 경쟁을 촉진할 동안 그러질 못했고, 거대한 통일된 국가로서 민첩함이 떨어져서이다.
이러한 오래된 역사가 알려주는 결론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식량 생산을 시작한 두 중심지(비옥한 초승달지대와 중국)가 아직도 현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직계 후손들의 국가(현대 중국)를 통해서든지, 일찍이 두 중심지의 영향을 받던 이웃 지역의 국가(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유럽)을 통해서든지 아니면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는 국가(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를 통해서든지 말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아메리카 원주민 등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B.C.8000년 당시의 역사가 지금도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결론이 비약적으로 느껴진다.
지금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기술된 흐름에서 중국, 이웃 지역 국가, 미국 등이 갑자기 등장하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등에 너는 식물인간이야! 라고 단정지으니 말이다.
현대의 많은 발전과 각성 등으로 그들이 당당히 식물인간 선고를 거부했으면 하는 바램이, 이 책의 결론을 살짝 못 본 척 하게 한.다.

읽은 날 2009. 9. 25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