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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투자해야 할 때 냉정하게 물러서야 할 때 - 정의석의 주가학 원론
정의석 지음 / 청림출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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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난관들이 많다. 먼저 6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두께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처음 책을 펼치고 나서 읽어나가기 시작하면 600페이지라는 부담이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는다. 쉽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먼저 책을 쭉 한번 넘겨보면 알테지만 차트가 엄청나게 많다. 종목이든 종합주가지든 칼라로 만들어진 수많은 차트들에 대한 부담이다. 그러나 이 역시 재미를 위한 양념같은 것이자, 작가의 철학이 담겨있는 부분이다. 이 많은 차트들을 모으려면 보통 힘든게 아니다. 그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목들의 차트를 역사적으로 기록하겠다는 열정과 신념이 없으면 이런 수고를 아무나 할 수 없다.

책에 나오는 수많은 원칙들―적삼병과 흑삼병, 거래량, 120일선을 지켜보라 등등의 투자격언들은 그야말로 정리하는데만 몇개월이 걸릴지 모른다. 또한 실제 주식매매를 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많은 원칙들을 일일이 정리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실전매매자의 입장에서도 필요할 때마다 자신의 투자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는 반드기 책꽂이에 두고서 틈날 때마다 확인하기 좋다.

단언컨대,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들만 본다면 국내에 나와있는 주식에 대한 다른 책들은 보지 않다도 충분하다. 물론 주식투자에 초보인 사람이라면 책의 내용의 배경을 모를 수도 있어 충분한 함의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주식시장에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여려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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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와 담배 - 담배에 빠진 혹은 삐진 당신을 위한 정신분석 이야기
필립 그랭베르 지음, 김용기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린 기억 하나..흡연이력 13년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담배와의 인연.喫煙한 지가 13년이나 됐다는 것보다는'담배'라는 백해무익(百害無益)한 물질에 대한나의 애착이 이 책에 대한 투자(invest ; To devote morally or psychologically, as to a purpose)를 결정하게 했다.담배에 대한 나의 애착이 과연 무엇때문인지는 분명 분석의 대상이다. 이 책을 쓴 사람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또 정신분석학과 프로이트를 알게 된 이후 나는 언젠가는 담배와 정신분석학에 대한 책을써보리라 생각했었다.

내가 언제나 결심만 하는 바보인지는 모르겠지만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예상대로 분석은 담배와 정신분석학, 특히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프로이트와의관계에 대해 어떤 성(性)적인 투여(investment)로부터 시작됐다.유아기 성적 투여의 대상인 어머니의 유방과 그에 대한 흡착.물론 이런 분석은 이제는 상식이 되어버렸다.마치 20세기초 변태로 인식되던 펠라치오가 수용가능한 것이 된 것처럼.

그러나 몇몇 독자들은 알아차렸을 것이다.프로이트와 그의 친구 플리스간의 서신에 필자가 그토록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미리 결론을 말하자면, 프로이트에게 담배는 저항할 수 없는 대상이자 분석을 회피하는 대상이었다.그렇기 때문에 그의 저작들속에서 담배에 대한 언급은 고작해야 할 줄에 불과했던 것이다.필자가 주목한 것도 결국 이러한 프로이트의 저항이자플리스와의 불화의 대상이었던 담배에 대한 무관심 혹은 상처(trauma)였다.

프로이트에게 담배는 코케인(Cockayne)처럼 중독의 대상일 뿐이었다.그러나 미리 말해두지만, 배는 코케인처럼 정신분석학의 타자, 혹은 서구의 타자다.프로이트에게 담배가 중독의 대상일 뿐이라면 굳이담배에 대한 정신분석을 실시할 필요는 없다.(중독될 수도 있는)약물일 뿐이기 때문이다.그렇지만 필자가 주목하는 것처럼, 담배가 정신분석학적으로 중요한 것은 금욕과의 관련성 때문이다. 물론, 대중적인 관심은 지독한 담배중독자였던 프로이트와 그를죽음으로 내몬 구강암에 집중되어 있다.

여기서는 담배와 배설(물)과의 연관이 중요하다.현재 시점에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간의 경계짓기가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사실, 필자가 후반부에 전개하는담배와 배설물간의 관계에 대한 설명은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그렇지만 필자가 책에서 전개한 설명을 여기서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왜냐하면 담배와 후기 프로이트에게서 중요한 '자아분열'을연관지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물론 내가 설명을 회피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차라리 나는 직접 프로이트의 후기 저작들--[문명의 불만]이나 [집단심리학], [토템과 터부], [쾌락원칙을 넘어서] 등을 읽어볼 것을권한다.

단언컨대, [프리이트와 담배]라는 평이한 에세이 형식을 통해담배 혹은 프로이트를 이해하려는 것보다 수익이 많을 것이다.투자는 수익을 거두기 위한 것이지낭비를 위한 게 아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Pas de fumees sans Freud가 과연 '프로이트없이 담배연기없다'로 번역이 되어야 하는가.프로이트없는 담배에 대한 분석의 단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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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 골딘 Nan Goldin 열화당 사진문고 11
귀도 코스타 지음, 김우룡 옮김, 낸 골딘 사진 / 열화당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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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사진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계기는롤랑 바르트의 '카메라 루시다'를 통해서였다.다분히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멘트를 배경으로선별된 사진들을 하나하나 훍어가면서느낀 그 알수 없는 흥분이란.읽은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책 속에 수록되어있던사진들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낸 골딘의 사진집을 다 보고난 뒤바르트가 적었던 단어 하나가 기억났다. '푼크툼(punctum)'스투디움(studium)과는 달리 사진을 읽는 이를찌르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파동이.그럼 골딘의 사진이 내게 남긴 푼크툼은 어떤 것이었을까아마도 그녀의 사진이 담고있는 자잘한일상의 잊혀졌던 단면들일 것이다.

첫번째 사진(에스플라네이드에서의 소풍)이 가지는일상의 제의(祭儀)성에서부터육체, 섹스와 포옹 동성애의 친밀성시간의 흐름과 정지, 빛과 인간의 육체의 형태색깔과 운동 그리고 육체시선, 죽음, 그리고 기억등으로 정리할 수 있는 테마들을 보면서그 잊혀졌던 친밀성의 표현들(포옹, 키스, 섹스, 제스터)은하나의 충격으로, 즉 푼크툼이 되었다.그녀의 사진집 제목이라는 '나의 너의 거울이 되리'처럼사진을 본다는 것은 어떤 관계성을 전제하며그렇기 때문에 충격과 흡수라는 작용없이는불가능하다는 것은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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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필립 K. 딕의 SF걸작선 1
필립 K. 딕 외 지음, 이지선 옮김 / 집사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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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F소설의 매니아도, 필립 K.딕 애호가도 아니다.그저 그의 원작을 각색한 영화들-'블레이더 러너', '토털리콜'등을 통해 그의 이름을 알고 있을 뿐.그의 소설을 직접 읽은 것도 처음이다.번역이 되었으니까 본 것일 분이다.'마이너리트 리포트'가 대단한 마케팅비용을 들이면서헐리우드에서 하나의 '상품'으로 출현한 점도책을 사게 만든 동기일 것이다.하지만 나는 아직 영화로서 '마이너리티 리포트'를만나보지는 못했다.확신하건대, 영화로서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소설로서의 '마이너리트 리포트'는 엄연히 다를 것이다.사실 나는 이 짧은 단편집을 읽으면서어떻게 이 표현하기 어려운 사고를 시각화할 수 있을지의문이 들 정도였다.

왜냐하면 나에게 필립 K.딕의 이 소설집은SF 소설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소설이라는 느낌에 가까웠기때문이다.그저 일반적인 소설과 차이가 있다면 미래사회에대한 상상력과 그와 연관된 장치들이주소재를 이룬다는 차이 정도뿐이었다.따라서 나는 단편집 중에서 '물거미'가 가장 중요한 글이라고 생각한다.직접적으로는 예지자로서의 SF작가에 대한 비유가 있다.그들은 미래의 '발생가능한' 사건들을 '미리' 보여준다.달리 말하면 이야기꾼으로서의 소설가의 역할인 셈이다.우리가 미래를 알 수는 없는 작품속 예지자인 폴 앤더슨이 미래로의 시간여행 과정에서주머니 속에 가져온 '기록의 흔적들'.이는 SF작가의 역할에 대한 필릭 K. 딕의 주관일지도 모르겠다.그렇기 때문에 SF소설, 특히 필릭 K. 딕의 소설을'미래로의 시간여행'이라는 테마로 설명하기는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따라서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를 말하는 것은의미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가 소설속 장치로 제시했던'스위블' '타임드레저' '항상성 로봇' '퍼키 팻' '블로벳' 등이중요해 보인다.인간의 감정과 이성, 기억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해주는
'스위블'시간이동 장치인 '타임드레저'통제장치로서의 '항상성 로봇'[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예지자들의 예지를분석해 범죄를 예상하는 분석기구과거의 추억을 연상시키게 하면서도 진화하는 '퍼키 팻'인간의 형질전환을 시사하는 '블로벳' 등등이 말이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그는 기술발전과그 과정에서 출현하는 여러 기술장치들과인간의 관계성에 대한 사유를 끈질기게 사유하는작가라고 할 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필릭 K. 딕에게 재미있는 것은그의 모든 글은 '결론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그가 근대적인 의미에서의 소설가에 가깝다는 말이다.그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철학적' 사유만큼이나소설가로서의 필릭 K. 딕에 대한 분석이 나에게는 의미있어 보인다.그리고 내게는 아직 그의 걸작선 2편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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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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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은희경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읽게 되었을까? 그건 우연히 들른 학교내 서점에서
그녀의 소설집 제목이 '상속'이었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다 ―그녀는 어떻게 유산을 '상속'할지 궁금해서다. 물론 그녀의 이름과 몇몇 작품들―[새의 선물] [아내의 상자] 등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미디어를 통한 간접체험이 아니라 직접 그녀의 텍스트를 접한 것은 처음이었다.

뭐라고 할까. 평가하기 어렵다고 해야하나. 몇몇 단어들―침잠, 고독 혹은 불안으로 표현되는 어떤 느낌이상은 생각을 정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은지 이주일 정도 지난 지금 기억을 더듬어봤을 때 남은 인상은 '깔끔하다'는 단어다.

단편 하나하나는 복잡한 스토리 구성이라든가 등장인물들의 심적갈등보다는 그저 힘든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짜임새있게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 삶에 대해 뭐 그렇게 의식하고 살아가느냐는 소설속 주인공의 말처럼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어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나만의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상속'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아버지의 운동화와 '아내의 상자'에 나오는 그 불길한 불안감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왜 아내는 그토록 '불안'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의문이 남는다.

혹은 작가 은희경의 현재가 이 작품집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는 것이라면 그녀는 삶의 고독과 불안을 '죽음'이라는 경험을 통해 끌어안으려 하고 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녀는 아직 젊고 생각 역시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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