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금융시장을 추동하는 힘은 탐욕이고, 그 탐욕으로 금융시장이 벼랑끝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탐욕을 대표하기 위한 단어로 `베팅`(betting)이라는 단어를 제시한다. 90년대 초반 뱅커스 트러스의 앤디 크리거는 통화옵션을 통해 외환시장 움직임에 베팅했고, 살로먼 브러더스의 존 메리웨더는 금리베팅을 통해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흥분시켰다. 롱텀캐피탈은 규제아비트리지와 시간리스크를 무시하면서 차입규모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도박에 나섰다. 90년대 중후반 모건스탠리의 프랭크 쿼트론은 기업공개와 주가조작을 통해 주가 거품을 펌프질했다. 엔론과 월드컴 등은 특수목적회사(SPE)를 통해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수단들을 증식시켰다.이들 등장인물들이 바이러스 전파를 위해 끄집어낸 수단들은 무척 복잡하다. 그러나 통화옵션이든, 차익거래든, 구조화채권 등은 모두 당시 금융시장내에서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던 것들이다. 바이러스는 자신이 거처할 수 있는 숙주만 있다면 언제고 되살아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십년간은 저자의 말대로 신용파생상품과 관련된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국내에서도 이미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장외파생상품이 많은 관심속에 판매되고 있다. 금융파생상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금융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