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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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은희경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읽게 되었을까? 그건 우연히 들른 학교내 서점에서
그녀의 소설집 제목이 '상속'이었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다 ―그녀는 어떻게 유산을 '상속'할지 궁금해서다. 물론 그녀의 이름과 몇몇 작품들―[새의 선물] [아내의 상자] 등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미디어를 통한 간접체험이 아니라 직접 그녀의 텍스트를 접한 것은 처음이었다.

뭐라고 할까. 평가하기 어렵다고 해야하나. 몇몇 단어들―침잠, 고독 혹은 불안으로 표현되는 어떤 느낌이상은 생각을 정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은지 이주일 정도 지난 지금 기억을 더듬어봤을 때 남은 인상은 '깔끔하다'는 단어다.

단편 하나하나는 복잡한 스토리 구성이라든가 등장인물들의 심적갈등보다는 그저 힘든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짜임새있게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 삶에 대해 뭐 그렇게 의식하고 살아가느냐는 소설속 주인공의 말처럼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어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나만의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상속'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아버지의 운동화와 '아내의 상자'에 나오는 그 불길한 불안감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왜 아내는 그토록 '불안'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의문이 남는다.

혹은 작가 은희경의 현재가 이 작품집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는 것이라면 그녀는 삶의 고독과 불안을 '죽음'이라는 경험을 통해 끌어안으려 하고 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녀는 아직 젊고 생각 역시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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