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아메리칸 여성의 산후우울증 이야기… 여성이 아이를 낳고 당연하게 모성이 생긴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아버지의 폭력, 완벽해 보이던 남자의 폭력의 상흔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좋은 남자를 만났지만 그 가족들의 과도한 걱정과 통제에 숨이 막혀오고… 회복한 걸로 이야기는 끝맺지만 지금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다보니, 가족 이야기를 100퍼센트 다 풀어서 못 쓴것 같은 느낌도 든다.
마이너 필링즈, H마트에서 울다, 트릭미러…. 아시안 아메리칸이 쓴 글 모음집이다. 정성스런 번역 덕분인지 글이 술술 읽혔다. 자신이 살아온 내력을 통해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 분석하고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매우 치밀하게 자기 분석을 하고 있으며 요즘 페미니즘이 여자가 돈 잘 버는 것, 오히려 권력과 돈이 있는 여성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식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우리가 왜 주의해야하는지 적절한 비유와 논증으로 설득한다. 역자의 말대로, 다시 읽어 보고 싶은 부분이 분명 떠오를것 같다. (자신이 다닌 대학교에서 일어난 성범죄를 다룬 부분은 정말 좋았다)
재패니즈 브랙퍼스트라는 밴드가 이렇게 유명한 밴드인지 몰랐다. 올해 그래미에도 갔더만…. 사진을 보니까 눈크고 얼굴 작고 날씬한 몸매에 표정이 풍부한 여성 보컬,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엄마와의애증관계, 아버지와 서먹하고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는 일,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를 찍어서 남자친구로 만드는 일 등을 담백하게 풀어낸다. 오히려 자기 연민이나 자랑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점은 없다. 한국 먹거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좀 지루할 수도 있겠으나, 오히려 한국에서 태어난 나보다 한국 음식에 더 정성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놀랍다. 이 책이 한국의 국뽕을 더 부채질하지 않을까 싶다… (서점에 쫙 깔린것을 보고 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