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를 타는 사람들 노란상상 그림책 120
김숲 지음, 강혜진 그림 / 노란상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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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를 타는 사람들》은 모두가 잠든 새벽, 가장 먼저 하루를 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아주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춥니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넘기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어른들의 존재를 마주하게 됩니다.
유니폼을 입고 이름을 잠시 내려놓은 채, 도시를 깨우고 정리하고 준비하는 사람들.
그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우리가 깨끗한 거리 위를 걷고, 제 시간에 버스를 타고, 안전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말 없이 전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됩니다.
“왜 저 사람들은 그렇게 일찍 일어나서 일할까?”
“왜 이름 대신 눈에 띄지 않게 일할까?”

꼬리에 꼬리른 무는 질문이 이이집니다.

그림책은 짧지만, 여운은 깊습니다.
단지 직업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노동의 가치, 존중의 태도, 감사의 마음을 길어 올릴 수 있는 여백이 충분한 책입니다.

아이들과 같이 읽으며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사회는 서로의 수고 위에 놓여 있음을 같이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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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 주고 싶은 비밀 바람그림책 160
도요후쿠 마키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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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끝끝내 혼자만 간직하게 되는 비밀이 있다. 말해버리면 어쩐지 사라질 것 같기도 하고, 괜히 이상하게 보일까 봐 망설여지는 마음. 『보여 주고 싶은 비밀』은 바로 그런 마음에 조심스럽게 다가와 손을 잡아주는 책이다.


고양이 한 마리가 나온다. 다른 고양이들은 모두 맛있게 물고기를 먹지만, 이 고양이는 다르다. 물고기를 조심스럽게 어항에 넣고, 들여다보고, 소중히 키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그 마음을 꾹꾹 눌러 담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또 한 마리의 고양이를 만난다. 모두가 새를 잡으러 갈 때 혼자 남아 있던 줄무늬 고양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낯익은 조심스러움. 두 고양이는 조금씩 서로의 비밀을 알아가고, 드디어 말한다. “나도 사실은…”


서로를 향한 그 고백은 작지만 강하다. 비밀을 공유한다는 건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일이다. 거기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용기를 받아주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이 책은 말한다. 진짜 우정은 서로 닮았을 때보다, 서로의 다름을 따뜻하게 바라봐줄 때 생긴다고. 섬세한 그림 속 고양이들의 눈빛과 몸짓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페이지마다 감정이 스며 있고, 그 장면들 하나하나가 오래 마음에 남는다.


마치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준 것 같은 기분. 괜찮다고, 네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해주는 듯한 다정한 책이다. 혼자서 끌어안고 있던 작은 마음 하나쯤 떠올리게 만드는, 그런 따뜻한 순간이 이 책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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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공주 옛이야기 그림책 1
이루리 지음, 최영아 그림 / 이루리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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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백설 공주>전래동화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이루리 작가와 최영아 작가의 콜라보로 탄생한 <백설 공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특히 표지의 안개 부분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책에 다가가게 만들었다. 한국적이면서 동양화처럼 펼쳐지는 그림이 독특하면서 재미있다.  큰 줄거리는 백설 공주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신라시대의 역사적 인물을 등장시켜 백설 공주를 한국적인 정서로 재구성했다. 마침내 공주 앞에 나타난 왕자 서동의 '소문처럼 대단한 미인이 아닌 듯 해요.' 라는 말은 아름다움은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주관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질투하는 서태 왕비 이야기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는 당당한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었다면 어땠을까? 진평왕이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는 하는 사람은 바로 왕비였으니 말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루리 작가는 이러한 의도를 작가 특유의 유머 코드에 숨겨 놓아 읽는 동안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달토끼>에서 보여줬던 최영아 작가의 세심한 그림과 이루의 작가의 위트있는 이야기 더해서 새로운 <백설 공주>를 만날 수 있어서 참 좋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아이들 스스로 각자의 미에 대한 가치관을 찾아보기도 하고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질문하면서 읽기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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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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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고 보는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이다. 얼른 보고 싶은 마음에 가제본 서평단을 신청했다.


책 제목인 <4×4의 세계>를 보고 곱셈구구와 관련된 고학년 이야기인가 했지만, 내용은 전혀 달랐다. <4×4의 세계>는 하반신 마비로 병원에 입원 중인 열두 살 소년 제갈호와 또래 소녀 새롬이의 이야기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병원에서만 지내야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제갈호가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천장에 빙고판을 만들고 놀이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병원에 생긴 도서관에서 만난 새롬이와 빙고 게임과 편지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그들의 세계가 확장된다.


장기간 입원에 힘들법도 한데, 아이들은 끈끈한 우정으로 서로의 삶을 응원하며 희망을 쌓아간다. 호와 새롬이가 소통을 통해 성장하고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위로하는 모습에서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담담하게 풀어낸 이야기 속에서 가끔은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내고 싶다.


산뜻한 노란색 표지를 보니 출판된 책을 구입해서 꼭 보고 싶다. [클로디아의 비밀]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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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물
야요 지음, 김정화 옮김 / 분홍고래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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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을 찾아 떠나는 그림책 <SOS 물>

깨끗한 바다로 보이는 표지가 사실은 플라스틱 물병으로 가득 차 있다. 

랄로와 로사가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세계에서 깨끗한 환경을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늘 플라스틱과 미세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모습이다. 단지 그림책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오히려 두렵게 느껴진다. 그림책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 있는 플라스틱 물병이 얼마나 많은지 어떻게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우리는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라는 책 속 다짐이 우리를 향한 외침같다. 더 늦게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해보자 라고 다짐하게 된다. 

<SOS 물>은 어린이 그림책을 넘어, 모든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그림책이다. 단순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삽화가 그림책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하고 이야기 나누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깨끗한 환경을 위한 실천의지를 다지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읽고 꼭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그림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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