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식당 바람그림책 172
김유 지음, 소복이 그림 / 천개의바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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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좋아하는 김유 작가와 소복이 작가님이 돌아왔다. <마음 버스>, <사자마트>, <개욕탕>에 이어 돌아온 <메리식당>이다. 익숙한 버스 저류장, 사자마트, 그곳의 이웃들이 사는 동네에 가장 특별하면서 가장 외로운 '크리스마스'이야기다. 

모두가 행복하고 설레는 날이 크리스마스이기도 하지만, 축제 분위기 속에 외로움을 느끼는 이웃도 있지요. 뽀족한 외모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고슴도치 씨, 길냥이, 기러기, 거북이 씨가 이야기에 나온다. '산타 할아버지의 메리식당'에서 따뜻한 음식과 각자의 어린 시절 추억과 행복한 순간을 나눈다. 

연말연시는 값비싼 선물이나 화려한 행사가 아니라 외로운 이웃을 돌아보고, 서로를 향해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는 공유와 연대가 필요한 때이다.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을도 세상은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 

소복이 작가의 정감있고 다정한 그림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그림을 세세히 살펴보고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재미도 있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 날을 기억할게요"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마음이 사르르 녹는 메리식당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 몸과 마음이 움추러지는 지금 꼭 읽어봐야할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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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단어 도감 - 이런 국어 공부 어때? 너는 나다 - 십대 12
노정임 지음, 최경봉 감수 / 아자(아이들은자연이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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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단어 도감> 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단어 속에 마음의 기록이 숨어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25년간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해 온 저자 노정임은 이 책을 조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풀어내어, 딱딱한 교재가 아니라 다정하게 건네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한다. 그는 “국어는 외워야 하는 과목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공부”라고 말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들을 통해 나의 언어, 감정, 삶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책은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 ‘나로부터 시작하는 공부’에서는 국어 공부의 목적과 방법을 살핀다.
2부 ‘마음가짐을 돌보는 금세’에서는 마음을 흔드는 감정 단어들을 되짚는다.
3부 ‘아름다운 소리가 들리는 풀’에서는 한글 소리의 매력과 문자 자체의 아름다움에 빠져본다.
4부 ‘일상을 이어가는 몰입’에서는 일상의 언어가 행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본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풀빛 블록으로 강조된 단어들이 눈에 띄는데, 마치 풀잎 사이로 바람이 스치는 듯한 산뜻한 여백 덕분에 읽는 내내 기분이 시원해진다. 김수영 시인의 「풀」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과 소박한 편집도 책의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보통의 단어 도감』은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고 싶고, ‘진짜 국어공부’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청소년과 초등학생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읽다 보면 단어 하나에도 마음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국어 공부가 결국 ‘나를 알아가는 과정’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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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박아지 3 - 여우 누이의 비밀 암행어사 박아지 3
천효정 지음, 호산 그림 / 비룡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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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효정 작가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낸다.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사건 속에서 ‘무엇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박아지는 냉철한 판단력과 따뜻한 마음으로 그 답을 찾아간다. 작고 평범해 보이지만, 세상의 불의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용기 있는 모습이 인상 깊다.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으로, 천효정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바로 읽고 싶어진다.

‘암행어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늘 박문수였다. 그런데 이번 책의 주인공은 이름부터 새롭다. 바로 ‘박아지’, 그것도 여성 암행어사다. 익숙한 전통 속에서 시선을 뒤집은 이 설정이 무척 흥미롭다. 표지와 삽화는 만화체로 그려져 있어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삽화는 생동감 넘치고, 대사는 재치와 긴장감이 잘 어우러진다. 이야기의 흐름이 경쾌해 초등 중·고학년 아이들도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지만, 이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완성도를 지녔다. 그래도 얼른 1, 2권도 읽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암행어사 박아지 3》은 정의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행동과 마음속 선택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묘하게 뜨거워지고, 나도 누군가의 ‘작은 어사’가 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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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음원 - #소원을 들어주는 음악 THE 미스터리
차삼동 지음, 김지인 그림 / 비룡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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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어간 틱톡, 소원을 들어주는 음악 #행운음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은서의 소원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이다. 《행운음원》은 단순히 ‘소원을 들어주는 음악’이라는 신기한 소재에서 출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훨씬 더 깊다. 소원을 이루는 순간의 짜릿함과 함께, 그 뒤에 따라오는 대가를 통해 욕망과 책임에 대해 자연스럽게 묻는다.

주인공 유나는 틱톡에서 우연히 ‘행운 음원’을 듣고 소원을 빈다. 믿기 힘들 만큼 순식간에 소원이 이루어지지만, 기쁨도 잠시, 자신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기서 이야기는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오싹한 미스터리로 확장된다. 유나는 친구 민재와 함께 음원에 숨겨진 비밀을 추적하며 점점 더 큰 용기를 내게 된다.

아이들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지점은 배경이 틱톡, 유튜브 같은 디지털 공간이라는 점이다. 덕분에 독자들은 실제로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기분으로 책에 몰입하게 된다. “쉽게 얻은 행운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한층 더 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책장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남는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나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행운음원》은 긴장감 있는 스토리로 공포와 재미도 함께 있는 특별한 이야기다. 초등 고학년부터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며, 비 오는 날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더욱 으스스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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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 코딱지 2 : 비밀을 줄줄 흘리지 말 것 야광 코딱지 2
도대체 지음, 심보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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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코딱지’만큼 확실하게 웃음을 터뜨리는 소재가 또 있을까? 똥, 방귀. 코딱지는 정말 최고의 이야기 소재다. 《야광 코딱지 2》는 다소 엉뚱하고 조금은 더럽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그 안에 따뜻한 다정함을 담아낸 특별한 동화다.

이번 권에서도 단지는 여전히 비밀스러운 ‘야광 코딱지’를 만들어 이웃을 돕는다. 코딱지로 이런 일까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따뜻한 마음도 전해진다. 마치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대화와 상황 묘사 덕분에 술술 읽힌다. 코딱지를 반죽해 늘리고, 붙이고, 변신시키는 장면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나도 단지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라며 기대할것 같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흔히 더럽다고 여기는 ‘코딱지’를 누군가를 돕는 다정한 능력으로 바꿔 놓은 역발상이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들이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곳곳에서 신비한 능력을 가진 코딱지가 출몰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다. 1권도 다시 읽어보고 싶고 앞으로 나올 3권도 기대된다. 코딱지는 또 어떻게 변신할까? 아이들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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