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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우 누이와 산다 - 제2회 책읽는곰 어린이책 공모전 장편동화 수상작 ㅣ 큰곰자리 고학년 6
주나무 지음, 양양 그림 / 책읽는곰 / 2025년 12월
평점 :
누구나 들어봤을 '여우 누이' 이야기와 책읽는 곰 어린이책 공무전 대상 수상작이라니 기대되는 마음을 책을 펼쳤다. <난 여우 누이와 산다> 는 전래동화 속에서 무섭고 위험한 존재로 그려지던 ‘여우 누이’를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 다인이는 인간이 아닌 여우 누이 미숙 씨와 함께 살아간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다인이 곁에 남은 보호자는 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라, 서로를 선택한 존재다.
이야기는 인간과 여우, 어른과 아이처럼 서로 다른 존재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 낸다. 다인이는 보호만 받는 아이가 아니라, 미숙 씨의 곁에서 집사로서 역할을 하며 관계를 지켜 나간다. 이 과정에서 돌봄은 한쪽이 베푸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것임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또한 이 책은 ‘다름’을 문제 삼지 않는다. 인간과 여우 누이라는 설정은 낯설지만, 이야기는 이를 특별하게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함께 밥을 먹고, 말을 나누고, 일상을 살아가는 장면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그 속에서 독자는 가족의 의미와 믿음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느끼게 된다.
<난 여우 누이와 산다>는 무섭기보다는 따뜻하고, 판타지이면서도 현실적인 동화다.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용기가 무엇인지, 가족은 어떤 모습으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해 주는 책이다. 이 시대의 새로운 여우 누이를 만나볼 수 있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