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초 대나무 숲, 존재하지 않는 계정입니다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황지영 지음, 백두리 그림 / 우리학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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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봤던 햇빛초 대나무 숲 이야기가 돌아왔다. 

『햇빛초 대나무 숲, 존재하지 않는 계정입니다』를 읽으며 요즘 아이들의 세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교실 안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어느새 휴대전화 화면 속으로 옮겨 가고, 그곳에서 말과 소문이 훨씬 빠르게 퍼진다. 이 책은 바로 그 익명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보여 준다.

사라졌던 햇빛초 ‘대나무 숲’ 계정이 다시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군가의 연애 이야기, 숨기고 싶던 과거,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하나둘 올라오며 아이들의 관계는 금세 흔들린다.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서 던진 말 한마디가 친구의 마음을 얼마나 깊이 흔들 수 있는지 이야기는 점점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이 작품이 인상적인 이유는 사건 자체보다 그 안에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세밀하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유나, 건희, 채연은 일을 겪으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품는다. 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누군가는 후회하며, 누군가는 진실을 찾기 위해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완벽하지 않지만 조금씩 더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여 준다.

특히 이 책은 SNS 속 익명 공간이 가진 두 얼굴을 생각하게 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사람을 쉽게 상처 입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의 무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햇빛초 대나무 숲, 존재하지 않는 계정입니다』는 단순한 학교 이야기나 미스터리가 아니다. 지금 아이들이 살아가는 현실과 관계의 복잡함을 보여 주는 이야기다. 책을 덮고 나면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어떤 말을 믿어야 하고, 어떤 말은 멈추어야 할까. 이 질문을 아이들과 함께 나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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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똥 글 똥 햇살문고 1
윤수 지음, 백명식 그림 / 책과나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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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어른들에게도 고도의 창작 에너지를 요구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하물며 '독서기록장'이라는 이름의 과제를 마주한 아이들에게 하얀 종이는 때로 거대한 벽처럼 느껴진다. "뭘 써요? 쓸 말이 없어요."라고 하는 아이들은 사실은 부담감을 가진 다른 표현일 것 같아요. 《염소 똥 글 똥》은 아이들의 보편적인 공포와 막막함을 '똥'이라는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표현합니다.

헌책방 손자인 기철이는 책 읽기는 좋아하지만, 독서기록장 쓰는 건 죽기보다 싫어한다. 그런 기철이 앞에 책을 먹고 '글 똥'을 누는 염소 고도리가 나타난다. 염소 똥 속에 섞인 글자 조각들을 조합해 문장을 만든다니, 이 얼마나 더러우면서도(?) 기발한 발상인가 싶다.

기철이가 똥을 요리조리 관찰하며 글자를 찾는 모습은 글쓰기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글쓰기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조가 아니라, 내 안에 소화된 생각 조각들을 정성껏 골라내어 연결하는 과정이다. 아이들은 기철이를 보며 '글쓰기가 똥 누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시원한 일'일 수도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낀다.

처음에는 고도리를 숙제 대신 해주는 도구로만 여겼던 기철이가, 나중에는 고도리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도 뭉클하다. 결국 좋은 글이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대상을 향한 따뜻한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여준다.

여러가지 독서기록장 쓰기법까지 알려주고 있어서. 책을 덮고 나면 왠지 모르게 독서기록장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독서기록장만 보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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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캠핑장 - 반달이 뜨면 열리는,제13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정주영 지음, 김현민 그림 / 비룡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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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보는 제13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을 만났다. 《몬스터 캠핑장》은 편견없이 누군가를 대하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파고드는 매력적인 동화다.

주인공 오햇님이 도서관 구석에서 낡은 《괴물 손님 사전》을 발견하며 시작된다. 반달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신비로운 캠핑장의 하루 주인이 된 햇님이는 첫 손님으로 ‘사고뭉치 버럭이’를 맞이한다. 사전 속 버럭이는 불을 내뿜고 주변을 엉망으로 만드는 위험한 괴물로 묘사되어 있지만, 햇님이는 겁먹는 대신 버럭이의 행동 너머를 바라본다.

이 책의 가장 빛나는 지점은 햇님이가 사전의 내용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새로 써 내려가는 과정에 있다. 단순히 ‘조심해야 할 괴물’이었던 버럭이는, 사실 화가 날 때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몰라 쩔쩔매던 외로운 아이였음이 드러난다. 햇님이는 편견 가득한 잣대를 버리고 긍정의 눈으로 버럭이의 장점을 발견하며, ‘괴물’을 ‘손님’이자 ‘친구’로 변화시킨다.

웹툰처럼 생동감 넘치는 삽화와 코딱지, 귀지 같은 유머러스한 소재들은 줄글 읽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멈출 수 없게 한다. 하지만 그 재미의 끝에는 묵직한 울림이 남는다. 타인을 규정짓는 편견에서 벗어나 상대의 진심을 읽어주는 포용력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괴물로 보일지 몰라도,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 앞에서는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아이들뿐 아니라 나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다. 버럭이에 이어 다음에는 또 어떤 몬스터가 우리를 찾아와 마음의 벽을 허물어줄지, 벌써부터 후속편이 기다려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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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바로 적용하는 수업의 기술 - 매일의 수업이 두려운 교사를 위한 안내서
김성효 지음 / 빅피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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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호흡하며 늘 품어왔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수업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눈을 반짝이게 할까'였다. 신규 시절부터 큰 도움을 받았던 김성효 선생님의 신작 『교실에 바로 적용하는 수업의 기술』은 이런 고민에 명쾌한 답을 주었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내일 당장 교실에서 써먹을 수 있는 생생한 기술들로 가득했다. 특히 수업 중 돌발 상황이 생기면 일단 멈추고 아이의 마음을 먼저 살피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았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학생의 행동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수업의 시작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또한 '재미는 있는데 배운 게 없다'는 고민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었다. 화려한 활동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판서와 공책 정리 같은 기본을 통해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이 무척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ADHD 학생 지도법이나 체육 수업 꿀팁처럼 교사라면 누구나 가려워할 부분을 콕 짚어 해결해 주는 느낌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학습 부진을 학생의 의지 문제가 아닌 이해의 문제로 보라는 따뜻한 시선이었다. 학생을 바꾸려 하기보다 교사의 시선을 먼저 바꾸라는 메시지는 큰 위로와 가르침이 되었다.

이 책은 수업에 지쳐 방향을 잃었을 때 곁에서 길을 잡아주는 멘토 같았다. 좋은 수업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실천으로 만들어진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 교실에서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동료 교사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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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우 누이와 산다 - 제2회 책읽는곰 어린이책 공모전 장편동화 수상작 큰곰자리 고학년 6
주나무 지음, 양양 그림 / 책읽는곰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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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들어봤을 '여우 누이' 이야기와 책읽는 곰 어린이책 공무전 대상 수상작이라니 기대되는 마음을 책을 펼쳤다. <난 여우 누이와 산다> 는 전래동화 속에서 무섭고 위험한 존재로 그려지던 ‘여우 누이’를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 다인이는 인간이 아닌 여우 누이 미숙 씨와 함께 살아간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다인이 곁에 남은 보호자는 피로 이어진 가족이 아니라, 서로를 선택한 존재다.

이야기는 인간과 여우, 어른과 아이처럼 서로 다른 존재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 낸다. 다인이는 보호만 받는 아이가 아니라, 미숙 씨의 곁에서 집사로서 역할을 하며 관계를 지켜 나간다. 이 과정에서 돌봄은 한쪽이 베푸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것임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또한 이 책은 ‘다름’을 문제 삼지 않는다. 인간과 여우 누이라는 설정은 낯설지만, 이야기는 이를 특별하게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함께 밥을 먹고, 말을 나누고, 일상을 살아가는 장면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그 속에서 독자는 가족의 의미와 믿음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느끼게 된다.

<난 여우 누이와 산다>는  무섭기보다는 따뜻하고, 판타지이면서도 현실적인 동화다.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용기가 무엇인지, 가족은 어떤 모습으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해 주는 책이다.  이 시대의 새로운 여우 누이를 만나볼 수 있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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