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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세어 보아요 ㅣ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2
안노 미츠마사 지음 / 마루벌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넘기면 숫자 0 이 나온다. 그림엔 눈 외에 아무것도 없다. 다음엔 숫자 1. 모두 하나다. 한편의 그림속엔 해도 구름도 눈덮인 나무도, 새도, 눈사람도, 집도, 피어오르는 연기 마저도 하나. 그 다음엔 숫자 2. 집 둘, 짐 실은 차 둘, 앙상한 나무 둘, 전나무 둘, 어른 둘, 뛰어가는 아이 둘, 토끼 둘. 뭐 그렇게...
하지만 이 책을 볼때마다 난 아이와 싸운다(?). 숫자 2 가 있는 장면을 보더라도 모든게 다 둘이 아니라는 것. 사람으로만 봐도 모두 넷인데, 아이둘. 어른둘. 이런식이 어딨냐는 것이다. 나무면 모두 넷인데, 전나무둘, 앙상한 나무둘 이런세기도 역시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말한다. (끼워맞추는 것 같아 어색하지만..)“종류가 같은 것끼리 세어야지. 나무중에서도 전나무랑 앙상한 나무랑 종류가 다르니, 서로 같은 종류끼리 세는 거야..”라고. 내 아이가 말한다. “그럼 집도 종류가 같아야 하는데 서로 전혀 다르게 생겼으면서 이건 왜 따로 세지 않고 같이 세어서 둘 이라고 하는거야?” .... 할말이 없다.
또하나. 내 아이 말에 따르면 2 라고 쓰인 곳에 강물은 왜 한 줄기 이며, 다리는 왜 하나냐는 것이다. 그것도 역시 듣다보니 일리있는 말. 내가 말했다. “음.. 그냥.. 그건 그렇구나 하고 보고.. 이 숫자 말야.. 수세기로 보지말고 달력으로로 보는건 어때? 숫자 2 는 2월이야. 3은 3월. 그러니까 3은 봐. 봄이쟎아..” 주의를 돌리려고 급하게 둘러댄 말인데, 정말 그랬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책이나, 아이의 시각에서의 본 것처럼 수에 맞춰 세는데만 집착하면 스트레스 받을 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뜻하는 바는 좋았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