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재밌게 이끌어 주는 책이있다면..

냠냠- 쩝쩝! ㅣ Wonderwise (그린북 원더와이즈) 1
브리타 그랜스트룀 그림, 믹 매닝 글, 이연수 옮김 / 그린북 / 2001년 3월

그린북 시리즈중 제법 맘에 들어 구입한 책이다. 제목으로 언뜻 봐선 음식이나 우리가 먹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 같지만 실은 먹이사슬에 관한 이야기다. 먹이 사슬을 알고 있을 법한 어른이 보아도 뜻밖의 재미가 새록새록 한다. 사슬의 정곡을 찌르는 그림과 알기 쉬운 글 때문이다.

새싹하나, 누가 먹게 될까.. 여러 동물이 있겠지만 애벌레가 먼저 냠냠.. 그 애벌레는 귀뚜라미가 냠냠... 그 귀뚜라미는 거미가 먼저와서 냠냠.. 그 거미도 역시, 여러 동물이 먹겠지만 도마뱀이 먼저 잡아서 냠냠.. 그 도마뱀은 작은 올빼미가, 올빼미가 먹은 창꼬치는 물수리가, 물수리를 먹다 가시에 목이 걸려 죽은 여우를 금파리와 투구벌레가 먹다가 거기다 알을 낳아 그 구더기가 여우를 먹고는 그 찌꺼기가 썩어 땅속에 묻히면 흙속의 미생물이 냠냠..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 흙속의 영양분은 작은 씨앗 하나가 뿌리를 내리고 밀을 만들고 그걸 사림이 먹는다는 것.

긴 고리로 얽힌 사슬이지만, 창꼬치니 물수리니 투구벌레등 사실적으로 말해 준 것이 차라리 좋았고, 덧붙인 것으로써 도마뱀, 창꼬치, 구더기 라든가, 언급된 모든 생물에 관한 짧은 덧붙인 설명글도 참고가 되었다. 과학을 재미나게 이끌어주는 책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림속에 퀼트작품이...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 - 베틀리딩클럽 취학전 그림책 1003 ㅣ 베틀북 그림책 4
심스 태백 지음,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요셉의 오버코트는 시간이 흘러 자꾸만 닳아 다른 옷으로 바뀌어져 가는데, 요셉의 바지는 한결같이 똑같은게 좀 어색했지만, 코트가 어지간히 닳아 있었나보지..하며 위로하며 책을 보았더랬습니다..

오버코트가 재킷으로, 재킷에서 조끼로, 다시 목도리로, 그래서 넥타이로, 더 닳아 버려 손수건으로, 마침내 단추로 만들어져 변해가는 모습이 참 재밌습니다. 더구나 책은 처음의 옷 자리에 새로 만든 옷을 덧입히는(?) 기법으로 독특함을 더해 주고요.

그림 전체가 퀼트 작품들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알록달록 진짜 천조각을 엮은 그림들은 볼수록 정겹답니다. 특히 요셉의 집안의 더덕더덕 깁은 옷이 그렇고, 바닥의 여러 깔개(카펫)가 그렇습니다. 진짜 천을 덧대어 진짜옷을 보는 듯한 요셉을 둘러싼 주의의 사람들의 옷을 구경하는것도 이 책의 숨은 볼거리지요.

아무튼 그런 낡은 오버코트를 결국엔 단추로 바꿔달지만 그것마저 잃어버린 요셉은 아무것도 없어진 마당에 뭘 했을지... 상상이 가는지요... 조금 실망스러워도 요셉의 마음을 알 것 같기도 합니다.

모두가 하나씩은 가진 어린시절속의 기억들.

야, 비 온다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이상교 지음, 이성표 그림 / 보림 / 2002년 4월

책속의 여자아이 단이의 기분을 알 것 같다. 우산을 너무도 갖고 싶어하던 단이에게 우산이 생겼다. 비가 오길 간절히 기다리는 단이마음. 그럴땐 꼭 그렇게 잘 오던 비도 오지 않아 애를 태우게만 한다.

타박타박.. 비소릴까 싶어 보면 발자국 소리, 치르륵 치르륵.. 비소릴까 싶어보면 자전거 소리.

맞다. 내 어릴적 기억에도 이런 기분이 있었다. 겨울을 준비하며 엄마가 사주신 새 외투. 그날 따라 날씨는 왜그렇게 따뜻했으며. 왜 그다지도 날씨는 매일 더디게만 추워지는지.
비가오는 그날. 단이의 그 기쁜 기분을 알고말고.. 우산끝으로 몽글몽글 맺혀 떨어지는 빗물도 새 우산이 있기에 더욱 신기하고, 세상의 모든 것에 우산을 씌워주고, 같이 우산을 쓰고 상상의 나라에 도취되는 것도 잠시. 비가 그치자 모두들 언제 그랬냐는 듯 제각각...

단이가 원망스레 올려다본 하늘.. 그런데 참 재밌는 표현이 비 그쳐 심드렁해진 우릴 달랜다. “저 위에는 아직 비가 오나봐”...

무지개 뜬 하늘보며 무지개가 큰 우산같은지, 그렇게 말하는 단이의 마음이 새하얗고 곱다.

유추능력을 키워주기에도 제격

길쭉길쭉 줄무늬 나는 돼지일까요
멜라니 월쉬 지음 / 베틀북 / 2000년 4월

이 책을 아이가 형태인지력을 키운 이후에 보게 되면 축축하고 새까만코 그림만 봐도 '나는 참새일까요?'하는 말에 뒷장를 넘기지 않아도 이내 “아니요, 강아지코예요.” 라고 답할 수 있어 유추능력을 키워 줄 수 있어 좋았지요. 아이도 너무 재밌어 했고요.

부분 탐색을 통해 전체를 추리하는 능력을 일찌감치 키워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뜻밖에도 이책이 그런일을 소화 시켜줬습니다. 책은 창의력 운운하는 학습지 못지않게 제 값(?)을 하는걸 보며 생각의 영역을 넓히기엔 책 만한게 없구나 싶었지요. 아 물론 이런 효과 따위를 전혀 고려치 않아도 아이와 책을 즐기기에도 그다지 손색은 없어 보입니다만..

재미난 곳이 또하나 있습니다. '끈적 끈적 기다란 혀. 나는 물고기 일까요?' 그림엔 길쭉하게 생긴 것 하나가 개미 비스름하게 생긴 벌레 위에 떡하니 얹혀져 있는데요. 바로 '개미핥기 혀' 라는군요. 조금 독특하긴 했는데, 발상 자체는 좋았지만 개미를 좀더 개미답게 그려놓고 개미핥기혀 라고 유추를 유도했음 하는-비록 개미핥기가 주위에서 쉽사리 찾아지는 생물이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무튼 만 3세 전후의 저 연령의 아이와 유추해보며 색다른 놀이를 하고 싶다면 강추인 책입니다.

고구마 캐기 놀이하자~

영차영차 고구마 캐기 대회 - 행복한 생쥐 가족, 가을 ㅣ 행복한 생쥐 가족 3
이와무라 카즈오 그림, 야마시타 하로우 글, 안미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5월

만 세돌박이 또래가 그러하듯 상상놀이에 하루 놀이의 절반이상을 써버리는(?) 제 아이.
이 책은 그 상상놀이 중에서도 땅속에서 무나 고구마 캐는 놀이를 제일 즐겨하는 제 아이 덕분에 구입한 책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고구마 캐기 대회가 시작되고, 일곱 쌍둥이 생쥐들이 고구마 밭 여기저기를 헤치고 찾아낸 고구마 줄기를 모두 힘을 합쳐 당기는 모습은 제 아이의 정신을 속 뺏을 정도 였으니까요. 마치 제아이 자신이 일곱 쌍둥이 생쥐중의 하나인양...

정말 커다란 고구마. 그 감격이란.. 일곱 쌍둥이 생쥐 가족이 고구마 캐기 대회서 단연 일등을 했습니다. 제 아이도 아낌없이 기뻐해 주었지요. 아니, 아무래도 제 아인 그동안 이 그림속에 들어가 고구마를 캔 모양입니다. 정말 의기양양한 표정이였거든요.

귀엽고 부드러운 그림속에 잔잔한 평화로움을 느낄수 있습니다. 아이로 하여금 또 하나의 상상의 시간을 주어서 더 없이 좋았던 책이고, 더구나 이책을 본 후로 우리집 청소기 튜브 줄을 잡아 당기며 고구마나 무 줄기라는 제 아이의 어처구니 없는 황당한 일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라면 다행이고요~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