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키우고 있는 닭을 소개해볼께요.
시골로 내려가서 마침 닭장으로 쓸만한(원래는 돼지우리인듯하여 돼지도 고려해 봤지만 먹이줄 자신이 없어 포기)공간이 있어 조금 손을 보고 올해 2월에 첫 닭을 들였습니다. 그때 들인 닭은 무항생제 산란계를 하시는 분한테 가서 막걸리 한 병드리고 100일 정도된 수탉 두 마리, 암탉 열 세마리를 가져왔지요.(지금 생각하면 참 뻔뻔한 짓) 품종은 레드혼? 하여간 털이 누리끼리한 놈들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털이 누리끼리하면 연갈색 달걀을 낳고 하야면 하얀 달걀을 낳는다고 하더군요. 요즘 하얀 달걀은 많이 볼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누리끼리한 놈들이 우점종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20일 쯤 된 닭들)
첫 달만 사료를 먹이고(한 포대(20kg)에 1만 5천 원)가격이 감당이 안되고 마침 주위에서 구할 수 있어 음식물 찌꺼기를 주기시작했지요. 닭은 150일 정도 되면 첫 알(초란)을 낳는다구 하지요. 그쯤 되니까 알을 낳더군요. 낳는 량이 많아져서 많이 낳을때는 열 네마리가 이틀에 하나씩은 낳더군요. 그 많은 알들,,, 사실 식구가 적어 감당이 안되었죠. 그래도 많이 먹었습니다.
(알을 품어야 하는데 하질 않더군요 한 스무알쯤 쌓이면 한다던데. 아마 알을 낳기위해 개량된 종들이니 알 품는 법을 잊었을 수도 있겠거니 합니다.)
그런데 동네에 토종탉(자칭)을 하시는 분이 마침 부화를 시켜 토종탉 병아리 열마리를 또 들였습니다.(마리당 3천원. 암수구별 할 줄 몰라 되는대로 가져옴) 들이기전에 기존의 닭 중 수탉 한 마리,암탉 다섯 마리는 팔았구요.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토종닭 특징 중 하나가 크면 발이 약간 푸름한 기가 난다는 정도였지요. 하여튼 토종닭이 다르긴 하더군요. 어찌나 경계심이 많고 활동적인지 결국 세 마리는 죽었습니다. 도망다니다 높은데서 떨어지고 지들끼리 싸우다 죽고, 참 예민하니까 조심스럽게 대해야지 싶습니다.
현재 토종닭도 150일 정도 되었고 알을 낳을때가 된 것 같은데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이 녀석들은 여전히 경계심이 하늘을 찌름니다. 먹이주러 들어가서 행동만 조금 크게 해도 막 날아오르고, 소리치고, 에휴,,
(20일 가량된 토종닭 병아리들)
(현재 150일 정도된 토종닭, 검은놈들이 숫컷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보면 숫컷비율이 많은데, 하여간 초란 낳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토종닭은 알을 품지 않을까 싶기도하고요.)
(현재 250일 정도 된 닭들, 먹이를 제대로(특히 단백질 성분)줘야 알을 잘 낳는데, 쌀겨를 주니까 지방이 많아서 그런지 요즘은 알을 거의 안 낳습니다.)
김용옥 선생의 <계림수필>에 보면 선생이 서울 주택가에서 닭을 키우는데 닭들이 특히 새벽부터 하도 울었싸니까 방음방을 만들어 넣는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나오지요. 근데 참 공감이 갑니다. 수탉 울음소리가 엄청 큽니다. (클수록 더 우렁차지는듯)
현재 기르는 수탉도(현재는 한 마리가 울고 한 마리가 울려고 폼 잡음)새벽 다섯시면 어김없이 울어제낍니다. 장시간 웁니다. 낮에도 가끔 웁니다. 아침에는 덕분에 일어나야지요. 아주 정확한 자명종 입니다. 대단합니다. 경이롭습니다.
닭대가리라고 비야냥 거리는데 머리가 작아서 나온 얘기라고 보고요. 닭이 그닥 머리가 나쁘다는 것은 잘 모르겠더군요. 인간 기준으로 봤을때 다른 동물하고 별 다를게 없는것 같습니다. 먹이주는 사람 알아 보고, 헌데 알 가져가면 가만히 있기는 하더군요. 하긴 거의 매일 낳으니 특별한 모성애를 발휘할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닭 입장에서는 의례적인 행위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