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계속 오는 와중에 진작에 입추도 지나고 해서(그다음 절기가 상강이던가?)좀 선선해지나 했더니 아직 덥다. 특히 도시가 더하다. 아침, 저녁으로 이십여분 정도 걷는데 몸에서 땀이 배어나온다. 어찌보면 그동안 비때문인지 땀을 흘린적이 거의 없는 것도 같다. 씻는 것을 싫어하는(특히 매일 샤워를 하는 것은 매우 큰 물낭비이다.)입장에서도 아직은 하루 한 번은 땀을 씻어 내야할 요즘이다. 그래도 한 이주일 째 비가 안와서 알곡과 과실이 영그는 시기에 다행이다. 

이사도 잘 마쳤고 김장거리 심을 밭도 일부 마련했고, 새생명 태어나는 일도 무사히 치뤘다. 집에 개가 새끼를 여섯마리 낳았는데 어제 한 마리가 죽었다. 너무 더워서 인것도 같고,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낳아서 인것도 같고, 하여간 사람이 제대로 돌보지 못한 부분도 있겠지 싶다. 내년에는 새끼를 갖지 못하도록 해 봐야겠다. 3년 연속 출산을 했으니 좀 쉬게 해야겠다.  

이 와중에 몇 권을 읽었다. 

폭력에 대한 지젝의 견해를 담고 있는 책이다. 지젝의 책은 처음 읽은 셈인데(그전에 뭔가 한 권을 읽다 말긴 했다.)사람들이 지젝,지젝 하길래 시쿤둥반, 관심반 하다가 보게 되었다. 나로써는 여느 책처럼 한 번 읽어서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는데 지젝의 재기발랄함이랄까 그런것은 조금 느꼈다. 주로 영화를 인용하면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 부분이 꽤 되는데 나로선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영화를 언제 그렇게 다 보았는지, 읽으면서 경탄해 마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한 번 더 보면 좋겠는데 언제 그럴런지는 모르겠다. 이 책을 한 번 더 보고 다른 지젝의 책을 더 볼지, 하여간 지젝의 책은 몇권더 읽고는 싶다.   

 재기발랄한 몇 장면을 인용하고도 싶은데 언제나 그렇듯이 책이 옆에 없다. 인용하고픈 마음이 딱 생겼을 때 책이 바로 옆에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막상 옆에 있었도 책을 펼쳐놓고 인용하고 그렇치는 않을 것도 같다. 그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데...

 

 

여성 가수 트리오 SES의 슈 가 번역한 책이란다. 그것 때문에 보게 된것은 아니고(개인적으로 SES의 세 명은 별로라고 생각한다.)자연농법에 관한 책이라해서 보게 되었다.  

우리가 보통 안전한, 또는 사람에게 좋은 농산물의 최고봉으로 '유기농산물'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유기도 유기 나름이다. 요즘 유기농산물 중에 어떤 것들은 제품화된 자재 중심으로 재배를 한다. 물론 그런 자재들이 법적으로 적합하다는 인정은 받은 것들이지만 아무래도 유기농산물의 참모습하고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재배의 기본이 되는 비료나 퇴비에서 유기농산물도 축분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것이 적합하다해도 축분의 사용은 특히 채소류의 질소과다집적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병해충도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거기에 맞는 자재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게 아닌가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안, 즉 자연농법을 조금 소개하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어떤 채소든지 흙이 다 알아서 키워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흙에다 축분이건 뭐건간에 투입을 하면 안되고 흙 자체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보통 6,7년 이상은 기본으로 걸리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이 농법을 실제 행하고 있는 사람은 한국에서 매우 드물다. 그나마 일본의 경우는 한국보다는 낫다고 하지만(기적의 사과로 유명한 사람처럼)대중화는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현실과의 거리가 너무 커보여 이 농법이 널리 행해지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어떤 식이건 현재의 유기농산물,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접근을 달리할 필요는 있어 보이는데, 어렵다.  

 

처음에 보고 눈에 확띄어 얼른 구입했는데. 1부에서 소개하고 있는 달력의 역사와 동양에서 씌이는 오행, 십이지, 갑자 등의 설명은 두고 두고 읽어 잘 이해하면 좋겠고, 나머지 부분은 24절기를 풀어쓴 내용이다. 어쨌든 한 번 정도는 알고 있었던 내용이고 전통적인 농사법에서 잘 정리를 하고 있는 내용이라(농가 월령가 등)새로운 내용은 없어 보인다. 지은이도 24절기에 대한 이해를 완벽하게 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주역을 알아야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다. 주역을 제대로 배워서 하다못해 자신이 일년 신수정도는 볼 줄 알아야 하겠다. 어느 세월에? 

 

 

  

 

 얼마전 돌아가신 최성일씨의 마지막 책이다. 돌아가시기 얼마전에 미발표 원고를 발굴하여 펴내게 되었다는 사정이 있다.  

최성일씨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책읽기와 책에 관한 글쓰기를 직업으로 가졌던 분인데 과학책에도 많은 애착을 가고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자신이 초등학교때 처음으로 접했던 과학책으로 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과학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서평을 써 놓았나 보다.   

각 다른 책으로 두 번씩 소개하고 있는 과학자는 스티븐 제이 굴드와 에드워드 윌슨이다. 특히 굴드에 대한 애정이 깊다. 가장 좋아하는 과학자라 한다. 아무래도 야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작용했으리라 본다. 나도 <풀 하우스>를 읽고 홀딱 빠졌던 기억이 난다. 멋진 야구 얘기도 곁들여.

소개하고 있는 책들이 대부분 번역도 잘되어 있고 생물,물리,천문 등에 고르게 있어 서평 대상인 책들만 쭉 읽어보면 과학쪽으로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두루 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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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2 13: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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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2 14: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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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2 19: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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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2 22: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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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2 22: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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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3 11: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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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3 1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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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3 19: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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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9-03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력이란 무엇인가는 저도 구입한 책입니다. ^^ 근데 전 참 큰일이네요. 날씨가 너무 더운 나머지 아파트 단지의 잡초를 뽑는 등 일을 하다 보면 땀에 흠뻑 젖고 몸에서 썩은 냄새가 나서 매일 샤워를 하거든요. ^^;;
뭔가 좋지 않은 듯 합니다.
농사 일을 열심히 하시고 매우 바쁘신 것 같아요. 항상 부러울 따름입니다. ㅋㅋㅋ

쉽싸리 2011-09-03 11:22   좋아요 0 | URL
그래요? 아무래도 앉아서 풀 뽑기하면 땅냄새하고 풀냄새가 올라와서 안좋게 느껴질수도 있겠죠.
혹시 농약이나 비료같은거 사용하면 안 좋은 냄새가 날수도 있을 거는 같네요. 땀 많이 흘리면 그래도 매일 씻는게 필요하죠.

노이에자이트 2011-09-0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슈가 저런 책을 번역했군요.제일 눈에 확 들어오네요.

쉽싸리 2011-09-03 19:38   좋아요 0 | URL
유수영씨가 일본에서도 활동을 했다고 하더군요. 결혼하고 애낳고 먹는것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하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1-09-03 21:22   좋아요 0 | URL
예.예전 에스이에스가 일본에서 잠시 활동했는데 그다지 큰 반향은 못얻었죠.

애기엄마가 되면 아무래도 그전과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입니다.

2011-09-10 13: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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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0 2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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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0 14: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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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0 2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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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5 2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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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6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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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09-2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연예인들이 쓴 책 뿐만 아니라 번역한 책도 눈에 띄는 군요.
며칠전에도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연예인이 번역한 책을 봤어요.

맨 위와 맨 아래 책은 저도 관심을 갖고 있는 책이네요.
소개해주신 덕분에 한번 더 살펴보게 되네요.

그런데 비누를 안쓰고 물로만 씻으면 아주 큰 낭비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아주 가끔 비누를 쓰고, 평소에는 그냥 물로만 땀을 씻어내고 있어요.

쉽싸리 2011-09-20 14:20   좋아요 0 | URL
물낭비는 어쩌면 핑계고요. 저는 순전히 게을러서 씻는 걸 싫어하는 거고요. ㅎㅎ
네, 비누도(특히 샴푸 같은거)많이 안쓰면 좋죠. 도시는 더 실천하기가 어려울거 같아요. 아무래도 공해가 심하니, 금세 더러워지잖아요. 예전에 담배 많이 피울때 코를 풀면 아주 시커멓게 나오곤 했지요. 옷도 금세 더러워지잖아요. 그래도 쇠위 인이 박히면 다 할만한 실천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