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출판평론가로 활동했던 최성일씨가 돌아가셨다는 소식를 접했다. 약력에 1967년 생이라고 되어 있는데 아직 한참 때라는 생각도 들고, 병으로 고통받다 돌아가셨다는 얘기도 들으니 착잡한 심정이다.
소설가 최성각이라는 분이 프레시안에 추모글을 쓴걸 읽기도 했다. 빈소를 찾아가면서 읽기 시작한 책과 함께 고인과의 추억을 되새기는 글은 생전에 이분의 품성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최성일씨의 책은 예전에 한권짜리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를 본 적이 있었다. 많은 사상가를 다룬 꽤 두툼한 책이었고 내용이 상당히 알차고 밀도가 있어 매우 흥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그 후에 책을 계속 발간하여 다섯권으로 확대 했다는 기사를 언젠가 얼핏 보면서 그러려니 했다. 그래도 한 권 읽었으니 된것 아니겠냐는 생각과 가격 압박에 다섯권을 구입해 놓지는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우연히 한기호씨의 블로그에 갔다 최성일씨가 투병중이고 병원비 등 조달 차원에서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 다섯권과 [테마가 있는 책읽기]를 합쳐 2만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에 책을 구입했다. 언제나 처럼 책꼿이에 잘 모셔두다가 지난주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어떤 책을 읽을까 하다, [테마가 있는 책읽기]를 선택하여 나흘간 읽었다. 최성일씨의 책사랑과 광범위한 독서체험이 묻어 있는 글들을 모아논 책이었다.
그리고 또 얼마후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를 합쳐서 한 권짜리로 다시 냈고, 이분의 마지막 책이라 할 만한[어느 인문주의자의 과학책 읽기]도 출판되었다. [어느 인문주의자의 과학책 읽기]는 지난 주말에야 겨우 구입했고 서문과 스티븐 제이 굴드의 [다윈 이후]에 대한 서평 등 몇 편의 글을 보았다. 과학책 읽기에 대한 훌륭한 길잡이가 아닌가 싶다. 최성각씨의 추모글에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소개된다. 그 사정을 알기에 애틋함이 느껴졌다. 유작이 많이 팔려 유족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