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 여자 사랑하기
빌헬름 게나찌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참 시시껄렁했다.
두 여자를 사랑하는 능력에 대한 얘기인가? 갈등에 대한 얘기인가? 그럴리가.
터무니 없게 나는 믿었다. 무슨 근거로? 빌헬름 게나찌노라는 작자는 듣도 보도 못했으며 이 책을 읽은 이의 권유를 받아본 적도 없는데. 근거는 없었으나 아뭏든 나는 턱 믿었다. 이건 두 여자를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만은 아닐 거라는.
두 여자 사이의 남자 심리가 궁금한 사람은 이 책을 집지 말지어다. 그러나 모두가 지나치는 일상의 소소함 속에서 그냥 말로 표현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느끼는 걸 즐기는 사람은 이 책을 집을 지어다.
이제 늙어가는(늙고 병들어가고 있다고 믿는) 한 남자가 털어놓는 겉 이야기( 두 여자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특별한 것이 없다. 그러나 세세하고 찬찬하게 늘어놓는 일상 속의 중얼거림을 읽다 보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겉 이야기가 아닌 그 속의 다른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