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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철학 - 고대 철학가 12인에게 배우는 인생 기술
권석천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0월
평점 :
첫 꼭지 읽고 설마 이렇게? 두 번째 꼭지 읽고 정말 이렇게? 라고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20년 전에 나왔다고 해도 믿을 만한 기획이자 내용 아닌가? 첨예해질 대로 첨예해진 다양성이 대중의 삶에 깃들어 있는 이 시대에 이렇게 전형적이고 추상적인 접근을 했다니 적잖이 놀랍다. 좋은 내용이어도 얼마나 구체적인 삶으로 직핍해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리 읽히고 새롭게 의미화될 터. 그런 시도는 거의 보이지 않고 시종일관 붕붕 뜬 관념의 언어가 추상성만 더한다. 익숙하고 보아온 말들. 그런 말들은 붕 떠 있다가 쉽게 휘발되기 마련이다. 21세기 대중의 수많은 '나'와 연결되는 접점이 과연 마련될지 의구심이 드는데, 그렇다 보니 더더욱이 꼰대스럽게 읽혀 끝까지 읽기 무척 힘들었다. '최선'이란 말부터가 철학적 고민이 얼마나 담겼는지 의심하게 하는 근대적 접근. 그래서 난 이 책을 이렇게 평가하고 싶다. "고대 철학자들 이야기를 지금 이 시대에 '왜' 담아낼지, 그리고 '어떻게' 담아낼지에 관해 모두 후진적으로 안일하게 접근한 책." 저자는, 그리고 기획자는 '너는 모르지? 내가 알려줄게'로 접근하기보다 대중의 삶에 터해 그들이 원하는 바에 호응하는 방식의 '들려주기'를 했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