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이가라시 다카히사 지음, 이선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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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드라마는 욕하면서도 본다라는 아이러니함이 있다. 이유~라고 한다면 뭔가 자꾸 끌리는 자극적인 요소들이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진정한 소름끼치는 스토킹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던 <리카>의 10년 후 이야기 <리턴>. 전작을 읽으면서 머리털이 쭈뼛쭈뼛 서고 밤잠을 설치게 만들어서 두번 다시 공포 소설은 읽지 않으리라 생각했건만... 다시금 후속작을 집어든건 리카라는 기이한 여자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무섭다무섭다 하면서도 끌리는 건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와 강한 흡입력으로 이야기를 끌어주는 작가의 힘도 큰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면서....다시금 책을 들게 된 것일 뿐. 전작을 읽지 않더라도 대충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단지 리턴을 읽게 된 계기가 왜 리카라는 존재가 탄생했나~하는 궁금증도 있었는데.. 리턴에서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3편 <리버스>에서는 그 이유가 나오지 않을까... 그러면 이 막장같은 책을 또 읽어야한다는 씁쓸함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빨리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리카가 두렵다.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기이한 무엇인가가. 감정이 없는, 또는 감정이 너무 많은 정체불명의 무엇인가가. 논리가 통하지 않는 무엇인가가. 한마디로 괴물이라고 하면 간단하지만, 리카는 그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자기만의 독자적인 감정과 논리로 행동하는 리카. 어느 누구도 제지할 수 없는 여자. 리카가 얼마나 무서운 괴물인지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리턴」中 147p.

10년 전, 혼마 다카오라는 남자는 만남 사이트에서 호기심에 알게된 여자 리카에 의해 두 팔과 두 다리 그리고 눈,코, 혀까지 잘린채 납치되었던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탐정사무소를 운영하던 하라다는 혼마를 도우려다 리카에 의해 죽어버렸고 베테랑 형사 스기와라는 너무도 큰 충격으로 정신을 놓아버린채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그 후 리카를 기억하는 이들이 점점 사라져갈 무렵 어느 날 등산을 하던 남성에게서 발견된 10년 전 사라졌던 혼마 다카오의 시신. 그리고 서서히 잊혀져갔던 리카가 다시 나타나게 된다. 전작에서는 리카의 기이한 스토킹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면 다시 돌아온 리턴에서는 스기와라의 곁을 지키며 콜드케이스 부서에서 여전히 리카의 뒤를 쫓던 나오미와 다른 형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주로 리카의 뒤를 쫓는 형사들이 주된 이야기였고, 리카의 기이한 등장이 좀 적은 편이라 솔직히 전작에 비해 덜 소름끼치고 조금 덜 공포스러웠다. 또 혼자서는 리카를 절대 쫓을 수 없음을 다들 알고 있을텐데 단독으로 수사를 한다던지 하는 형사들이 답답했다. 전작이 너무 충격이었기에 이번 책도 너무 기대했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실망감도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또다른 리카의 탄생을 암시하는 반전은 소름끼치긴 했다.

 

무더운 여름,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면 그 더위를 한방에 날려줄 공포소설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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