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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평점 :
공부라는 것, 그건 각자가 선택한 직업에 알맞게만 적당히 하면 되는 것이고, 돈이라는 것도 하루 세끼 먹으면서 누추하지 않게 사람 품격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가지면 되는 것 아닐까.
「풀꽃도 꽃이다」1권 中 79p.
학생일때 가장 듣기 싫었던 말 중 하나가 '공부해라'라는 잔소리였던 것 같다. 성인이 된 지금에서야 그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부모님의 잔소리가 다 자식 잘되라고 했던 쓴소리였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그땐 왜 그리도 듣기 싫었던건지..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성공한 인생이란 열심히 공부해서 일류 대학을 나와서 일류 직장에 취직해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말도 아니다. 하지만 일류대학을 나와도 요즘같이 취업도 힘들고, 취업을 한다하더라도 그 회사라는 사회에서 치열하게 일하다보면 이게 진짜 성공한 인생일까? 내가 원하던 진정한 행복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풀꽃도 꽃이다'에서는 입시 중심주의의 교육현실을 비판하고 우리학교현실을 리얼하게 담고 있어서 씁쓸한 기분도 들고 찝찝한 느낌까지 들게 만들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뉴스에서만 볼 것 같았던 그런 현실적인 사실들 말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엄마, 제발 생각을 좀 바꿔. 엄마와 난, 엄마와 딸의 관계일 뿐이지 내가 엄마의 소유물은 아니야. 엄마는 엄마고, 나는 나고,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살고, 나는 내 인생을 사는 거야. 서로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거라고. 엄마들은 다 대학 나왔으면서 왜 그 쉬운 걸 구별할 줄 모르는지 몰라.
「풀꽃도 꽃이다」1권 中 230p.
일제고사의 석차를 공개하여 1등만을 강조하는 학교. 오로지 SKY대학을 소망하며 자식을 사교육의 장으로 내모는 부모와 그 부모의 극성에 견디지 못한 자식이 반항심으로 자살을 기도하고. 공부엔 관심없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일진이 되어버린 일명 문제아들.
무너진 공교육의 현실 속에서 교사 강교민은 꿋꿋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학교교육의 문제점과 사교육의 병폐를 지적하고, 교육적인 상담을 통해 방황하는 학생들을 지키고자 한다. 조정래 작가는 책머리에서 독자들에게 왜 주인공의 이름에 강교민이라는 이름을 붙였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한다. 작가님의 신념이 반영된 인물인것도 같은 강교민은 강한 교육 민주주의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강력한 교육관과 리더십,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 방법 제시, 교육민주주의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너무도 이상적인 교육자상을 갖춘 강교민이라는 선생님이 아직 학교에 많이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안타까웠다.
사람들은 서로 얼굴이 다 다르듯이 개성과 능력도 다 제각각 다릅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수만 가지의 직종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소질과 재능 그리고 욕구에 따라 자유롭게 하나의 직업을 선택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교육이라고 하는 것도 그 선택을 뒷바라지 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풀꽃도 꽃이다」2권 中 226p.
물론 현실이 많이 반영되었다 하더라도 책 속의 내용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라는 지적도 없진 않다. 그리고 너무도 과하게 비하한것 같은 엄마들의 모습에선 조금 불편함도 느꼈다. 책 속에 등장한 여성들이 한국의 흔한 여성들이자 어머니 상인 것처럼 묘사했기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권의 소설이라고 결고 우습게 볼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부모에게나 자기 자식에 대한 욕심은 똑같을 것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남들보다 나은 삶을 살아서 더 행복하게 살기를 소망하는 그런 욕심말이다. 하지만 건강하게 태어나서 별탈없이 살아가는 것 또한 자식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자신들의 꿈과 미래를 선택하기보다는 오로지 일류 대학과 일류 직장이라는 한길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전국의 초.중.고생들. 홧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