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비 납치사건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정부? 경제 붕괴가 겁나서 못 덤빌걸. 시민들? 부유층은 돈 많아서 관심없고, 중산층은 돈 버느라 관심 없고, 빈곤층은 먹고 살기 바빠서 관심 없어. 연령별로 보자구. 애들은 연예인에게 빠져서 관심 없고, 삼사십대는 오로지 돈타령이야. 나이 든 층에서나 빽빽 소리를 지르겠지, 뭐

조선의 국모..일본자객에 의해 살해되고 난자 시해된 것으로도 모자라 증거인멸을 위해 시신을 불태워버리기 까지 한 비운의 황비 명성황후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지 100년이 지난 어느날 일본의 황태자비가 납치되었다. 실오라기 같은 증거하나 남기지 않고 치밀하고 계획적인 납치범들에 의해서..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조건은 명성황후 시해사건에서 왜 황후의 시신이 불태워질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비밀 문서가 존재하며 그 문서를 공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일본은 황태자비를 구하기는 해야했지만 자신들이 은폐하고 왜곡하고자 하는 역사 문제와 맞물려 큰 고민에 빠지게 된다.

 

 

역사 소설하면 김진명~!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수백만의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책도 무한 집중력을 보이며 감정이입까지 해가면서 단숨에 읽어나갔던 것 같다. 물론 명성황후 시해사건이라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책을 집필 한 것은 맞지만, 소설의 말미엔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가한 범죄에 대한 약간의 사과를 한다고 쓰여는데 정말 소망같은 일이고, 소설인만큼 사실과 구별해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일본의 잔인하고 비도덕적임 그리고 비윤리성을 말하고 있고, 또한 냄비와도 같은 우리 한국인들에게도 일침을 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냄비, 한국인들은 모두 냄비야. 전국이 미친 듯이 떠들썩하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싹 잊어버리고 마는 놈들이란 말이야. 지난 백년 간 단 한 번이라도 그놈들이 화끈하게 덤벼오는 것 봤어? 조금만 있어 봐. 어느 놈이 역사 교과서 운운하겠어. 냄비, 그놈들은 냄비야. 부화뇌동해서 들끓다가는 이내 식어버리는 밸도 없는 놈들이라구.

 

 

정말 책을 읽는 내내 격분하고 화가 났다. 나라를 잃은 것도 서러운데 그 나라를, 그리고 왕을 지켜야 할 이들이 모두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무기를 집어던지고 도망가 버리고.. 물론 내가 그 입장의 사람이었더라도 선뜻 선봉에 서서 외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게 바로 힘이 없는.. 나라를 잃은 슬픈 백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두번도 아니고 앞으로도 쭉 우리 민족의 뿌리를 흔들려는 세력들이 미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럴때마다 단지 격분만하고, 울분만 토해내서는 안된다. 누구보다 내 나라의 역사를 올바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이 나라를 지킬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프로그램에서 명성황후의 사진에 대한 내용을 다룬 적이 있었다. 1997년도 까지 국사책에 황후의 사진이라고 실렸던 것이 황후가 아닌 궁녀라는 의문을 가지고 그 이후부터 사진을 삭제하고 아직까지도 정확한 황후의 사진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역사는 누군가가 기억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리고 만다. 절대 우리는 이 얼룩진 치욕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역시...일본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감정부터 먼저 치고 올라오는 걸 봐선 나역시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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