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 이 땅의 한국인, 그 손맛의 기록 대한민국 밥상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푸드멘터리
KBS 한국인의 밥상 제작팀 / 시드페이퍼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 밥을 먹으러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볼 수 있는 간판이 있다. 바로 '방송 출연 맛집'이라는 것이다. TV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종종 등장하는 '맛집 기행'. 각 방송마다 음식을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들을 자주 소개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방송의 힘을 보여주 듯 해당 음식점엔 수많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방송 출연 맛집'이라는 간판을 내 건 음식점들이 많이 늘어난다. 나도 TV에서 소개해주는 맛집을 검색해보고 주말마다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고 했던가. 정작 내가 찾아가서 만난 맛집은 평범한 혹은 기대 이하의 맛을 보여주기도 해 이제는 그다지 맹신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맛집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을 무조건적으로 믿기 보다는 의심을 눈초리를 가지고 보는건 어쩔 수 없는 이치인 것 같다.

 

더이상 맛집 프로그램은 믿지 않겠다던 내가 우연히 보게 된 한 프로그램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너도나도 맛집을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이 판치는 지금 고품격 음식 다큐멘터리를 지향하고 있는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구수한 목소리의 최불암씨가 진행자이자 내레이션을 맡아 전국 각지의 맛집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음식의 맛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지역 음식을 통해 풀어내는 향토사를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TV를 챙겨서 보고 하는 편이 아니라 종종 볼 수 없었는데,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

 

"자료와 실제는 차이가 많이 난다. 하지만 정선 어디에서 살았느냐에 따라서 만두 조리법도 조금씩 다르다. 아마도, 우리 밥상의 재미는 그 다양함에 있는지도 모른다.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지혜를 발휘해 만들어 낸 밥상. 그래서 같은 채만두라도 여러 맛이 있을 수 있는 공존의 밥상,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밥상이다. "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이야기가 아닌, 식재료를 중심으로 지역의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유명한 쉐프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숨결과 지혜가 어우러져 역사가 되고 문화로 응축된 지역 대표 음식을 소개해준다. 같은 이름을 가진 음식이라도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에 따라 또는  그 지역에 오래 살아오면서 옛 방식, 손맛을 고집스레 맛을 지켜온 사람에 따라 음식의 맛과 향이 다를 수 있는 그런것을 말이다. 벌교의 꼬막을 시작으로 흑산도 홍어, 섬진강 참게, 여름별미 냉면, 안의 갈비 등등 입안에 자꾸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건 우리가 살아온 터전에서 우리들이 키워낸 재료들로 손맛을 곁들여 만들어낸 밥상이 한국인에게 최고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게 아닐까?! 건강을 중요시 하는 요즘 음식을 하나 먹더라도 '어디에 좋고  또 어디에 좋다'라는 말 뿐이다. 너무 몸에 좋은 것만 챙겨먹다 보면 영양과잉 현상을 불러 일으켜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몸에 좋은 거 혹은 맛있는 것만 찾지말고 우리 땅에서 나는 좋은 재료들로 손맛을 첨가하여 한끼 든든하게 챙겨먹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것 같다.

 

수없이 넘쳐나는 음식프로그램들이  식당 소개 내지 홍보성을 강조하는 점과 대조적으로 고품격 음식 다큐를 지향하고 있는 <한국인의 밥상>

물론 방송도 권해주고 싶지만, 방송에서 미처 다 소개하지 못한 부분들을 책 속에 담고 있기도 하다니 꼭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